표준어 조항은 개그 치고 싶어서 다셨나요?

표준어 조항은 개그 치고 싶어서 다셨나요?

작성일 2020.12.10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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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항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한민국의 대다수 지역이 비서울말 지역인데 무슨 생각으로 이딴 걸 제1항으로 정했나요

심지어 문제로도 나온다면서요?
표준어는 일반사람들이 쓰는 말이다. 라는 지문에서 그렇다를 적어 넣으면 오답 처리 한다던데



나라 국어 원형 지킨답시고 현재 90살 이상이신 분들이 어떤 말을 쓰나 연구도 하시는
국립국어원 공직자라는 나으리께서 표준어를 무슨 문화인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이런 걸 조항으로 삼나요
막말로 어르신들 불러서 테이블에 앉혀 놓고 전적으로 어르신들의 말투를 의지해서
국어 역사를 톺아보시면서 원칙은 왜 이런가요



개奀같다 라는 말이 표준어인건 아시구요?
ㅆ ㅣ ㅂ ㅏ ㄹ 은 표준어 취급 안 하시더니
저런 비속어는 표준어로 넣으셨더라구요.



앞으로 원칙에 따라서 개奀같다라는 표현을 자주자주 쓰고 교양 있게 살아야 겠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비속어로 거르네요. 이런 게 표준어고 교양 아니겠습니까? ^^)



원칙은 잔뜩 만들어 놓고 개정안 쏟아내면서 년도별로 문법 맞춤법을 바꾸시는
우리 대단한 국립국어원 나으리 들이 계신데
학교에서는 "살면서 개정안 주기적으로 살펴보세요"라며 말하는 선생도 한 명 없죠.


덕분에 세대별로 국어 문법 맞춤법이 달라서 누가 똑바로 공부했나 싸움박질 하는 경우가
회사 내에서 생긴 적이 있습니다. 감사하네요.



서울말도 결국은 사투리의 하나였던 것을...
저렇게 써놓으면 교양 없어 보이기 싫어서라도 표준어를 써야해!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기분만 나쁠 뿐이고, 설사 그런 의도대로 모두가 표준어를 지향하고 사투리를 등한시 하다보면
그때 가선 또 사투리를 보존하자며 자승자박 하는 꼴 보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어가 어려운게 아니라, 한국어를 어렵게 만드시는 분들이 계실 뿐이죠.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저도 나름(?) 국립국어원에 불만이 많기는 하지만

여하튼 질문자분께서 진정하시길 바라며

저는 나름의 답변을 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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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 규정 제1항의 내용은 예전에도 비판을 받았었습니다.

서울말로 정한 이유는 아마 서울이 수도이기도 하고(조선의 도읍이기도 했죠.)

또한 문화의 중심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정약용)에서도 다산이 자신의 아들에게 한양을 떠나지 말라고 했죠.

현재도 서울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많이 보이고요.

위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많은 것들이 모이는 탓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정확한 이유는 정한 사람들이 알겠지만요.

(살아는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모든 사람의 기준을 만족할 수는 없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하나는 정해야 하니

여러 말 중에서 서울말을 택하고, 그중 교양 있는 사람들이 쓰는 말을 택했나 봅니다.

(위에서 말했듯, '교양 있는 사람들'과 '서울말' 등이 비판을 받았습니다.)

1933년에 '한글마춤법통일안'(오타 아님)이 만들어졌고

1988년에 '한글마춤법통일안'을 조금 수정하여

현재의 어문 규정이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각 조항들을 다 개선하기보다는 해설을 통해 보완하려고 하는 듯합니다.

2018년 12월에 어문 규정 해설을 개정했습니다.

한편,

실제로 국립국어원에서는 지역 방언 조사를 하기도 하고

지역어 종합 자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표준어는 공통어이고,

표준어나 지역 방언이나 어쨌든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이지요.

비속어도 표준어로 넣기는 했지만

언어 예절을 고려하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개정안이 자주 나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사실 일부만을 바꾼 것이고, 어문 규정이 완전히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현행 어문 규정의 조항은 2017년의 개정안을 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해설은 2018년에 개정하였고요.

그간의 개정안 이력은 아래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korean.go.kr/front/page/pageView.do?page_id=P000234

한편, <표준국어대사전>의 수정 사항은 매년(?) 분기별(?)로 올라옵니다.

여기에 등재되는 단어는 표준어입니다.

그러니 표준어 추가 정도는 매년(?) 있다고 봐도 무방할 수도 있겠습니다.

주기적으로 살펴보라고 안 했을 수도 있지만

주기적으로 살펴보라고 했지만,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기억은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녹음을 하고 문서화하고 이메일로 증거를 남기고 그러는 게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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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문 규정의 개정이 필요한 이유는

언어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1988년의 언어를 기준으로 어문 규정을 정해 놓고

2100년이 되도록 어문 규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현실의 언어와 어문 규정의 언어 간 괴리는 엄청 크겠지요.

그렇게 되면 어문 규정은 쓸모가 없어집니다.

물론 원칙에서 벗어나는 예외를 무척 많이 인정해도 쓸모가 없어지겠지만요.

어문 규정 때문에 싸움(?)이 있었나 봅니다.

사람도 그렇지만,

사람의 언어도, 언어 문화도 시간이 흐르면 변하기 마련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제공하는 어문 규정은 이에 따라 개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문 규정은 아니지만 다른 예로 "표준 화법 해설"(1992)이 있는데

시대가 흐름에 따라 "표준 언어 예절"(2011)로 개정하였습니다.

서울말은 사투리의 하나가 맞고,

서울말 중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말이 표준어인데,

표준어가 사실 어떤 사투리보다 우월하다 하는 개념 따위는 없습니다.

표준어와 사투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그렇게 생각하는데, 많더군요(....)

어쨌든, 사투리는 촌스럽고 표준어가 좋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사투리를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지역어 종합 자료가 그런 예입니다.

(현실에서는 표준어만 교육하고 사투리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네요)

어쨌든, 국립국어원에서도 위의 문제를 인식했는지

(아니면 해설을 개정한 교수진의 의견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정 해설에는 괜찮은 내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국립국어원의 한국어 어문 규범.

아래로 들어가서 보셔도 되고, 옮겨 놓은 제1항의 해설을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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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ornorms.korean.go.kr/regltn/regltnView.do;jsessionid=BEE022D0BBDD3BAEEC1691DBDE12AEB9?regltn_code=0002#a

한 나라 안에서 지역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여러 형태로 쓰이는 말을 단수 혹은 복수의 표준형으로 제시하는 것은 그 나라 국민들의 효율적이고 통일된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다. 국어 토박이 화자가 하는 말은 어휘의 형태나 음운의 발음에서 지역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여러 형태나 발음 중 하나 혹은 둘을 표준형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표준어 규정의 목적이다.

한글 맞춤법은 그러한 표준형을 문자로 적을 때 올바르게 표기하는 방법을 규정한 것이므로, 표준어 규정은 한글 맞춤법의 전제가 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국어 언중들은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뚜렷이 구별하지 않고 한글 맞춤법으로 일원화하여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서, 한글 맞춤법에는 표준어 규정에 귀속되어야 할 만한 예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국어 언중들에게 실용적인 성격의 어문 규정을 제공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표준어 규정 제1항에는 표준어를 정하는 사회적, 시대적, 지역적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1. 사회적 기준으로서,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쓰는 언어여야 한다. 교양이란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를 뜻하므로 교양 있는 사람이란 사회적 품위를 갖춘 사람을 말한다. 물론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비어, 속어, 은어 등을 쓸 수는 있으므로 표준어의 사회적 기준은 상당히 느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어, 속어, 은어 등은 표준어이기는 하되 언어 예절에 어긋난 말들이므로,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사용을 자제하여야 하는 말들이다.

2. 시대적 기준으로서, 표준어는 현대의 언어여야 한다. 여기서 ‘현대’는 단순히 시간적으로 현재란 뜻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에서 현재와 같은 구획에 있는 시대를 말한다. 다른 사회적, 경제적 시대 구분과는 달리 언어 사용에서 현대를 구분하는 데에는 뚜렷한 객관적 기준이 없다. 20세기 초의 구어가 현대의 말로 간주되곤 하나, 21세기가 상당히 진행된 현재로서는 20세기 초의 구어를 현대의 말로 간주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한 시대에 최대 4세대가 공존할 수 있으므로 세대 간 시간 차를 30년 남짓으로 잡으면 넉넉잡아 100년 정도의 시간 차가 있는 말들이 한 시대에 쓰일 수 있다. 그러므로 현대를 100년 전으로부터 현재 시점까지의 기간으로 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 인식은 ‘현대’ 개념의 모호함 때문에 편의상 행할 수 있는 것일 뿐 객관적인 것은 아니다. ‘현대’는 국어 언중들의 직관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3. 지역적 기준으로서, 표준어는 서울말이어야 한다. 이는 표준어의 공용어적 성격을 가장 크게 드러내 주는 기준이다. 가령, 많은 지역 사람들이 모여서 공식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 각자의 지역어를 사용한다면 의사소통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표준어의 조건으로 서울말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서울말이라도 비표준적인 요소가 있다. “나두 간다.”와 같은 말에서 ‘두’는 서울말이기는 하지만 표준어는 아니다. 교양 있는 사람은 오랜 문자 언어의 관습적 쓰임에 영향을 받아 ‘도’라고 쓰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말은 서울 지역의 말을 바탕으로 하되 언중들의 교양 의식을 반영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말을 표준어의 조건으로 한다는 이러한 규정을 어떤 지역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표준어는 교육, 방송, 공식적 담화 등에서 써야 할 말이지 지역 사람들끼리 편하게 대화하는 경우에까지 꼭 써야 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지역어는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고 지역 사람들의 연대 의식을 강화하는 긍정적 기능을 하기도 한다.

표준어 규정의 실제적인 대상은 다음과 같다.

(가) 1933년 ‘한글 마춤법 통일안’에서 표준어로 규정하였던 형태가 그동안 자연스러운 언어 변화에 의해 고형(古形)이 된 것

(나) 1933년 당시 미처 사정의 대상이 되지 않아 표준어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

(다) 각 사전에서 달리 처리하여 정리가 필요한 것

(라) 방언, 신조어 등이 세력을 얻어 표준어 자리를 굳혀 가던 것

그러나 수많은 어휘의 표준어형을 규정에서 다 예시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국립국어원에서는 인터넷으로 “표준국어대사전”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판 “표준국어대사전”은 1999년에 초판이 발간된 종이 사전 “표준국어대사전”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현재에도 계속 수정·보완 중이다. 여기에서 방대한 어휘의 표준어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립국어원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에는 비표준어였지만 현재에는 표준어로 인정될 만한 어휘를 꾸준히 추가하여 발표하고 있고, 이 또한 인터넷판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되어 있다.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하긴 불만이 많을 수도 있지요.

이 세상사에 완벽하게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준은 없답니다.

그렇다고 기준을 정하지 않을 수는 없고요.

누군가가 나서서 기준을 정하되 보편 타당한 기준을 정한다면 다들 수긍해 주시겠지요.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시고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표준말로 어떤 말을 정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요?

대안이 없으시다면 이분들이 정해둔 결정을 수용해야겠지요.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그 대안을 모두에게 제시해서 공감대를 넓혀나가야 할 것이고요.

저도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표준어 조항은 개그 치고 싶어서 다셨나요?

... 나으리께서 표준어를 무슨 문화인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이런 걸 조항으로 삼나요 막말로 어르신들 불러서 테이블에 앉혀 놓고 전적으로 어르신들의 말투를 의지해서 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