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박은 달다.
/ 딸기는 달다.
2. 거기는 멀다.
/ 그곳은 멀다.
3. 사는 이의 배수다.
/ 팔은 사의 배수다.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에 보조사가 붙습니다. 그런데 조사도 이형태가 있습니다. 앞말의 음운 환경에 따라 '은'이 쓰이기도 하고, '는'이 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보조사가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에 붙는다는 사실과 음운론적 이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참고로 보조사는 격을 한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보조사가 붙어도 문장성분(주어, 목적어, 보어...)이 정해지지 않기 때문에,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알고 싶을 땐 보조사를 떼고 격조사를 붙여 보면 됩니다. '거기는 멀다'는 '거기가 멀다'로 주격조사 '가'를 붙일 수 있으니까 주어 자립니다.
4. 놀더라도 멀리는 가지 마라. <부사+보조사>
5. 놀더라도 멀리 가지는 마라. <어미+보조사>
그리고 보조사는 부사나 어미 뒤에 붙기도 합니다. 이때의 어미란 어말어미(종결, 연결, 전성)를 뜻합니다.
6. 철수가 영희가 예쁨은 안다. <명사형어미+보조사>
7. 철수가 착하게는 안 생겼다. <부사형어미+보조사>
관형사형어미 뒤에는 붙지 않고, 명사형어미와 부사형어미 뒤에는 붙습니다.
8. 철수 씨, 어서 먹어요. <종결어미+보조사>
9. 그것 참 신통하군그래. <종결어미+보조사>
종결어미 뒤에 붙기도 합니다. 각각 종결어미 '-어, -군' 뒤에 붙은 것입니다.
10. 나는 마카롱을 먹어는 보았다. <연결어미+보조사>
연결어미 뒤에 붙기도 합니다. 연결어미 '-어' 뒤에 붙은 것입니다.
4-1 놀더라도 멀리 가지 마라.
5-1 놀더라도 멀리 가지 마라.
6-1 철수가 영희가 예쁨을 안다.
7-1 철수가 착하게 안 생겼다.
8-1 철수야, 어서 먹어.
9-1 그것 참 신통하군.
10-1 나는 마카롱을 먹어 보았다.
보조사는 특별한 뜻만을 더하기 때문에 떼어 내도 말이 됩니다. 다만, 6-1처럼 명사형어미 뒤일 때는 명사가 일반적으로 격조사를 취한다는 특징을 고려해서 '예쁨을'처럼 격조사를 붙이어 주어야 합니다. 격조사를 생략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생략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격조사를 붙이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8-1처럼 상대방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일 때는 적당한 문장으로 바꾸어 보면 됩니다. 보조사 '요'는 높임의 뜻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떼어야 하는 상황이면, 전체 문장을 상대높임법에 맞추어 보면 됩니다.
11. 그는 그러한 행동이 잘못된 걸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12. 솔직히 나는 그런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잘 모르겠는데?
각각은 '그러하+ㄴ', '잘못되+ㄴ', '알+면서+도', '멈추+ㄹ', '없+었+다',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는데'로 활용된 말들입니다. '그러한'은 관형사형어미 '-ㄴ으로 활용되었고, '잘못된'은 관형사형어미 '-ㄴ'으로 활용되었고, '멈출'은 관형사형어미 '-ㄹ'로 활요되었습니다. 관형사형어미로 활용된 말에는 보조사를 붙이지 못합니다.
'알면서도, 없었다,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는데'가 남았습니다. 보조사는 특별한 뜻을 더하기 때문에 떼어 낼 수가 있습니다. '알면서도'에서는 '도'를 떼어 낼 수 있습니다. 떼어도 문장의 성립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때는 보조사 '도'가 강조의 의미로 쓰였는데, '도'가 사라지면 강조의 의미만 사라집니다.
한편 '어떻게, 푸는지'는 '어간+연결어미' 내지 '어간+부사형어미'인데, 떼어 낼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어떻, 푸는'으로 적으면 말이 되지 않고, '어떻다(형용사)'와 '풀다(동사)'의 어간이 '어떻-, 풀-'이란느 것을 알기 때문에 어미가 '-게, -는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어사전에 실린 동사/형용사에서 '-다'를 제외한 부분이 어간입니다.
'없었다, 모르겠는데'는 선어말어미가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말에는 선어말어미(시제, 높이, 공손)가 있습니다. 용언의 어간과 어말어미 사이에 쓰는 어미입니다. '먹다'만으로는 시제를 나타낼 수가 없는데, '먹었다, 먹는다, 먹겠다'는 시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다'만으로는 높임을 나타낼 수가 없는데, '가시었다, 가신다, 가시겠다'는 높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손 선어말어미가 들어간 '가소서 ☞ 가옵소서'는 둘 모두 높임의 의미가 있어서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때는 '-소서'가 어말어미라는 사실을 주의해야 합니다. '가옵소서'에서 '-소서'가 어말어미니까, '-옵-'이 선어말어미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보조사를 떼어도 문장의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선어말어미와 어말어미의 쓰임을 알고, 체언이나 부사나 어미에 붙어 쓰이는 사례를 알면 구별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헷갈리는데, 문장을 많이 보다가 보면 나중에는 딱 보면 "아, 이건 보조사구나." 하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꾸준히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