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미국에서 유학중인 12학년 재학생입니다.
우선 SAT를 풀이하자면, Standard Admission Test 의 약자입니다. 경우에 따라 School Admission Test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교육기관 중 하나인 Collegeboard라는 기관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님이 들으신 것 처럼 SAT 1 Reasoning Test, 즉 기초학력 평가와 SAT 2 Subject Test, 즉 과목 특화 테스트 두 가지로 나뉩니다.
1년에 치룰 수 있는 시험횟수는 모두 총 8회이며, 특이하게 4월달은 미국 내에서만 시험을 칠 수 있습니다.
보기 쉽도록 SAT 1과 SAT 2를 나누어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SAT 1 - 수학의 기초 학력과 영어의 기본적인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
SAT 1은 현재 미국 대학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학생 선별의 도구로 삼는 평가 자료입니다. 크게는 영어와 수학, 세분화해서 수학문제 풀이능력, 영어 단어 숙지도, 영어 읽기 능력, 영어 문법 숙지도, 그리고 영작문으로 나뉩니다. 시험 내에서는 이 모든 세분화 영역이 Critical Reading, Mathematics, 그리고 Writing 이라는 세 영역에 포함되어 시험이 진행됩니다. 나중에 시험을 본 이후 점수가 나올 때 바로 이 세 영역 점수가 성적표에 나타납니다.
시험시간은 총 3시간에 가까운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한국의 수능처럼 한 과목 1시간 길게 시험을 치루지 않습니다. 시험은 총 10개의 Section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Section마다 주어지는 시간은 길게는 25분에서 짧게는 20분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받는 시험지들마다 고유의 숫자들이 있는데, 그 의미는 시험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시험지를 받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제 난이도에는 차이가 없지만 정답이 뒤섞이거나 하는 등 부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러한 방법이 사용됩니다. 중간에 간식을 먹을 기회도 있고 휴식시간에 화장실을 갈 수도 있어 3시간 내내 이어지는 테스트에 학생들이 지치는 것을 방지합니다.
Critical Reading 은 그야말로 기초영어학력 평가로 아는 단어와 읽기 능력이 점수게 큰 영향을 줍니다. 이 Critical Reading 영역에 들어가는 Section들은 대부분 첫 부분에 빈칸에 단어를 채우는 문제들이 등장하고 그 뒤에 짧거나 길게 만들어진 영어 문단을 해석하고 그 내용에 대해 묻는 질문들이 주를 이룹니다. 미국 내에서 고등학교 영어 수업에 충실하고 단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책이나 잡지 등을 많이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Mathematics는 미국 수학 커리큘럼 중 Algebra 1부터 Algebra 2 까지 Geometry를 포함한 기본적인 수학문제풀이 능력을 요구합니다. 문제들이 언뜻 쉬워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함정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만점을 받기가 힘들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 함정들을 잘 피하고 신중하게 문제를 풀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Writing 은 문법과 작문 두 가지로 나뉘는데, 작문은 SAT 1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첫 25분 정도 주어지는 Essay 쓰기로 시작됩니다. 그 외에는 모두 주어진 문장에서 문법에 맞지 않는 부분이나 어색한 곳을 고르거나, 주어진 문단에서 어색한 부분을 빼거나 삽입하면 알맞겠다 싶은 문장이나 문단을 고르는 등의 문제가 주어지게 됩니다. 미국 학생들이 문법에 약한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학생들에게 유리한 영역이라고 여겨지고는 있지만, Essay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무조건 학교에서 주어지는 Essay 숙제들을 충실히 하고 좋은 문장을 써 보는 연습을 하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Critical Reading, Mathematics, Writing 각 영역 당 800점 만점이며 총점 2400점 만점입니다. 현재까지는 Writing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Writing 영역은 올해 2007년도 시험에 처음 도입되었고, 본격적으로 미국 대학들이 Writing을 보는 시기는 향후 약 5년 이내로 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까지는 저널리즘이나 영문학 등 문과가 아닌 이상 Critical Reading, Mathematics 이 두 영역 1600점 만점의 시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AT 2 - 과목 특화 시험
말 그대로 SAT 2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수리 영역' 과 '사회과학 영역' 에 속하는 시험입니다. SAT 1과는 별도로 일부 미국 명문대에서 요구하거나 옵션으로 '치루어서 좋은 점수가 나오면 입학에 유리하다' 고 하는 테스트인데, 꼭 3과목을 치루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미국 아이비리그 학교들 중 이 SAT 2 Subject Test를 3개 요구하는 대학은 프린스턴 대학 한 곳 뿐이며, 노스웨스턴 대학의 경우는 명문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SAT 2 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SAT 2 시험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어부문
Literature (대부분의 인문계 명문대학에서 요구)
사회과학/역사
U.S. History
World History
수학
Mathematics Level 1C (대부분의 인문계 명문대학에서 요구)
Mathematics Level 2C (대부분의 이과/공대 계열 명문대학에서 요구)
과학
Biology E/M
Chemistry
Physics (공대의 경우 이 3과목 중 하나를 택해서 들을 수 있으나 일부 학교는 한 특정 과목을 요구하므로 본인이 원하는 대학의 입학사정을 자세히 살펴볼 것)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
Chinese with Listening
French w/wo Listening
German w/wo Listening
Spanish w/wo Listening
Modern Hebrew
Italian
Latin
Japanese with Listening
Korean with Listening
대부분의 학교들은 이들 중 2가지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것을 요구하는데, 프로그램에 따라 그 요구과목이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Business School 의 경우 Literature 와 Mathematics Level 1C, 공대의 경우 Mathematics Level 2C 와 Bio/Chem/Physics 의 세 과학 과목 중 택일, 철학과의 경우 Literature 와 U.S. History 혹은 World History 등의 예가 있습니다.
미국 내 상위 50위권 내에 드는 학교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 Subject Test가 거의 필수사항이지만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최소한 11학년이 되기 전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숙지한 후 이 시험을 치루는 것이 현명합니다.
학교 과목에 충실하고 관련 서적이나 문제집을 열심히 풀면 적어도 800점 만점에 640 이상의 고득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640은 결코 안정권이 못 되며, 최소한 700점 이상이 되어야 안정권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3. SAT 시험등록과 시험횟수
시험등록은 www.collegeboard.com에 가입하여 자신의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SAT 만을 따로 관리하는 페이지가 뜨게 됩니다. 그 곳에서 Registration 절차를 밟고 시험료를 내면 며칠 이내에 집 주소로 Admission Ticket, 즉 시험장에 들어갈 때 본인임을 증명하는 티켓이 오게 됩니다. 이 티켓에 있는 등록 번호, 즉 Registration Number는 나중에 자신의 collegeboard 개인 페이지에 입력하여 점수가 온라인에 뜰 수 있도록 해주므로 잃어버리지 말고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추후에 추가로 시험을 치룰 때 이 Registration Number는 바뀌지 않고 일정하게 주어집니다.
시험은 1년 중 10월, 11월, 12월, 1월, 3월, 4월, 5월, 6월 총 8번인데, 4월은 유일하게 미국 내에서만 시험을 치룰 수 있습니다. 이 의미는, 호주 역시 시험권에 속하여 분명히 찾아보면 SAT 시험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입니다. 홈페이지에서 자세하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SAT 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갈 성적을 내야 하는 10월이나 11월 등 숫자가 급격히 몰리는 달에 시험을 치룰 경우 평소 성적보다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추천하는 바는, 12학년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10학년서부터 차근히 준비하여 11학년이 되는 그 해 1월에는 한 번 연습삼아 SAT 1 Reasoning Test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5월에는 다시 한 번 SAT 1 Reasoning Test로 성적이 어느 정도 올라가는가 가늠해 보고, 6월에는 SAT 2를 한 번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가장 많은 오해들 - SAT 1600만점에 1500은 맞아야 미국 명문대 진학이 가능하다??
답은 '절대 아님' 이 되겠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다음 자료를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Harvard University (1400~1580)
University of Pennsylvania (1340~1520)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1430~1570)
Cornell University (1290~1480)
위에 있는 학교들 모두 미국내 아이비리그이거나 최상위권에 속하는 대학들입니다. 그리고 괄호 안의 숫자는 이들 학교에 들어온 학생들 중 SAT 하위 25%에서 상위 75%까지의 평균 점수 범위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 어느 학교도 하한선이 1500 이상인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예를 보여드리지요. 지난 몇 년간 하버드 대학에 떨어졌던 학생들의 목록을 보면, SAT 만점자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의 경우 SAT 만점을 받고도 스탠포드로부터 불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1300대를 받은 많은 친구들 중에는, 코넬, 유펜, 와슈 등 명문대학들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저의 경우는 1300대를 간신히 넘은 점수로 미시간 앤아버 공대에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미시간 앤아버 공대 학부 순위는 미국 전체 6위로 오히려 아이비리그들보다 높습니다.
왜 만점자들이 떨어지면서 그보다 점수가 낮은 사람들이 합격하는 사례가 생기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미국 대학들이 점수에만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기준을 적용한 입학사정을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스탠포드 불합격자의 경우 원래 SAT 1600점에서 1560의 고득점자였습니다. 그러나 스탠포드 등의 아이비리그를 노리기 위해서는 만점이 유리할 거라 여기고 다시 시험을 봐서 1600을 받아냈습니다. 문제는 스탠포드에서 이 학생이 1600을 맞은 것을 문제삼아 불합격 통지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미 우리 학교 입학사정에 충분한 점수를 받은 학생이 왜, 어째서 다시 한 번 만점을 받으려고 시험을 치루었는가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 시간에 차라리 한 시간이라도 봉사를 더 하고 책을 읽겠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미국 대학의 입학사정은 점수만으로 평가하기 힘든 '예측불허' 투성이입니다.
그러므로 1500점 이상의 고득점자라고 해서 아이비리그에 쉽게 붙으라는 법 없고, 1300점대 점수를 받았다고 한숨을 쉴 이유도 없습니다. 점수가 높으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성적과 활동내역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그 어디도 들어가기 힘듭니다. 1500점에 대한 강박관념은 버리시길 바랍니다. 1500이라는 점수는 본토 미국 학생들조차도 받지 못해 쩔쩔 매는 점수대입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또 궁금한 사항은 제 메일로 연락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