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에서 고등학교 나오면서 바로 일본 명문대에 합격해서
현재는 일본에서 10년이상 살고 있는 사람인데요,
솔직히 일본 대학으로 유학가는 부분에 대해선 가망성 충분히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수험을 치고, 또 대학으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주변 지인 중에서 30세 때 일본으로 유학간 사람도 있으니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요.
다만, 어느 수준의 대학을 합격할 수 있는지는 질문자님의 노력과 운에 따랐습니다.
만약에 일본 대학 중 폐급 대학에 해당하는 곳이라도 일단 가고 싶은 거라면
일본어 능력시험(JLPT) N1~N2를 합격하면 그냥 가고도 남습니다.
일본어 입문자가 N1까지 합격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약 2년입니다.
엄청 빡세게 공부하면 1년도 가능하죠.
다만 이 경우는 여기 나와서 괜찮은 기업으로 취업할 생각은 많이 접는 게 좋을 겁니다.
그냥 대학 학위가 필요해서 간 정도이지 바보 대학생이라고 불릴 정도의 수준이거든요.
만약에 중상위권 대학 이상을 노리신다면 EJU(일본 유학 시험)를 봐야 합니다.
이건 일본유학을 위한 수능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EJU에 존재하는 과목은 문과의 경우,
일본어 언어영역+작문, 종합과목(정치,경제,사회,지리,역사를 통합해서 한 과목), 수학1을 봐야 하죠.
이과라면 일본어 언어영역+작문, 과학(물리학,화학,생물학 중 2과목 선택), 수학2를 봐야 합니다.
일본어의 경우는 JLPT N1보다 훨씬 어려운 난이도의 시험입니다.
그러니 EJU 일본어를 공부하시기 전에 JLPT N1 합격할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종합과목은 일본 정치, 일본 경제, 일본근현대사, 일본지리까지 나오기에 따로 공부해야 하고,
수학도 한국 문제 유형과 전혀 다르기에 따로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 다들 유학 학원을 많이 다니시죠.
과학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배우는 지식과 같다고 볼 수 있기에
문과보다는 공부하기 편할 겁니다.
그리고 EJU와는 별도로 TOEIC이나 TOEFL을 봐야 하죠.
TOEIC은 600~800점대, TOEFL은 IBT기준으로 60~80점대 이상이 필요합니다.
TOEIC보단 TOEFL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기에 TOEFL 준비하는 게 무난하지만,
자신이 가려는 대학을 먼저 알아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영어를 필요로 안 하는 대학들도 있거든요.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EJU와 영어 성적 이외에 본고사(대학 자체 입시 시험)가 따로 존재합니다.
모든 대학이 다 그런 건 아니니 잘 찾아보면 본고사가 없는 케이스도 있긴 한데,
일반적으론 대부분 본고사가 많습니다.
본고사는 실제로 대학 캠퍼스에 직접 가서 시험을 치르고 면접까지 보는 유형을 말합니다.
본고사는 보통 문과의 경우 '소논문'이라고 해서, 최근 시사 문제를 찬성/반대 골라서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치는 작문 시험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 언어 영역이나 영어 시험도 따로 봅니다.
그렇기에 매번 비행기 타고 일본까지 가야 해서 돈도 왕창 깨지게 되죠.
이과의 경우 본고사에서 과학이나 수학 문제를 풀게 하는 시험과 면접을 보게 되는데,
면접은 그냥 지망 이유 물어보는 식의 일반 면접과
수학이나 과학 문제에 대해 풀면서 설명을 하라는 구두식 면접이 존재합니다.
중상위권 대학을 노린다면
JLPT N1까지 대략 1.5년 정도 걸린다고 치고,
EJU 공부와 토플 공부, 본고사 공부를 병행해서 하면 1.5~2년 정도 잡는 게 좋기에,
3.5~4년 후에는 일본 유학을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학원도 다녀야 하고, 본고사를 보러 일본에 왔다갔다 해야 하기에
비행기 값이나 숙소비, 교통비, 식사비 등 전부 감당할 수 있는 경제상황이신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수험을 치르는 비용도 은근 만만치 않습니다.
EJU는 한번 볼때마다 8만 5천원 정도 하고,
일본 대학 원서를 제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한 대학당 대략 15~35만원 정도 들어갑니다.
그걸 전부 감당하실 수 있는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또 생각하셔야 할 게
대학에 입학하는 건 그렇게 나이 상관없다고 봅니다.
다만 취업할 땐 나이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대학 나오는 목적이 좋은 기업을 가기 위해서인데,
나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취업 경쟁에서 밀리게 됩니다.
지금 최종학력이 검정고시이고 대학을 안 나오신 상태라면
지금보단 나은 기회로 새출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선 대학 나오시는 게 좋은 방면이긴 한데,
그렇다고 대학 나온다고 무조건 좋은 대기업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
버리시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나이가 23세라면 4년 후 27세고
거기서 대학 졸업하면 31세입니다.
31세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려면 정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 이상,
명문대를 나오더라도 초1류 대기업은 절망적일 것이고, 대기업은 일단 도전은 해보더라도
너무 희망을 가지시지 않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렇더라도 괜찮은 중소기업 들어가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신다면
충분히 지금부터 일본 유학을 준비하셔도 좋다고 봐요.
하지만 그렇게 할 바에야 차라리 한국에서 수능 보고 한국 대학을 가는 게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효율성 좋게 살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정말로 난 일본이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면 별개지만,
그런 게 아니면 한국 대학을 노리는 건 어떤가 싶네요.
막상 일본에 그렇게 유학가서 일본 생활과 자신의 성향이 안 맞아서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시기에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면
한국 수능 공부를 1~2년 공부해서 가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