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sva 사진 유학 아니면 서울예대 사진학과 입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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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너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객관전인 판단이 어려워서 사진 업계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의 도움을 조금이라도 받아보고자 질문을 올립니다. 저는 원래 디자인 학과에 재학 중이었구요,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이십대 중반의 나이에 사진학과에 새로 입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2024년도 서울예대 사진학과 입학을 목표로 입시 준비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그저 도전 삼아 뉴욕의 sva라는 학교에 지원을 했는데 반액이 조금 넘는 장학금을 받고 합격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 두 학교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서울예대나 sva 사진학과를 졸업하신 분들이 있다면 꼭 의견을 나눠주셨으면 해요..
우선 sva를 가게 된다면, 장학금+아버지 회사에서 나오는 학비지원금으로 2년 동안은 학비를 내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습니다. 나머지 2년동안은 학비 지원금이 나오지 않아 학비의 절반을 부담해야하고요. sva가 좋은 학교라는건 익히 들어서 알고 있고, 뉴욕에서 살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만나기는 힘들거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지금이 아니면 다시 갈 수 없을 확률이 높으니 가서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고 말씀하시지만 부모님께 재정적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게 사실 입니다. 2년동안의 학비와 생활비가 부모님께 충분히 부담이 된다는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사실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수업을 전반적으로 알아듣고 이해할 정도의 영어는 되지만 하고 싶은 말을 술술 할 수 있거나 거기서 정말 로컬 애들과 어울릴 수 있을 정도의 영어 실력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sva 사진학과에 재학 중인 친구가 있어서 얘기를 들어보니 학교에는 너무 만족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 유학생들의 졸업 후 얘기를 들어보면 졸업하고 바로 한국에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취업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고, 저도 사실 미국에서 졸업을 하게 된다면 졸업 후에 미국에서 1-2년 경험을 쌓고 한국에 들어와 일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굳이 힘들게 돈 들여서 유학을 하는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오히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인맥 쌓는게 더 나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예대를 준비해서 합격한다면 아버지 회사에서 2년동안 전액 학비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에 나머지 1년만 학비를 부담하면 되는 상황이예요. 학비나 생활비도 뉴욕보다 훨씬 싸고 제가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요, 미국에서보다 훨씬 쉽게 일을 구해서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도 있고요. 다만 제가 지금 합격한 상황이 아니라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고, 입시를 준비한다고 해서 정말 올해 합격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지라 올해 떨어진다면 내년까지 입시를 준비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주변의 어른들, 친구들은 모두 다 서울예대를 합격한다고 해도, sva에서 2년동안이나 학비를 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는데 가지 않는게 말이 되냐, 하는 반응입니다. 제대로 사진을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면 무조건 뉴욕으로 가서 공부하는게 더 좋을 거라고요. 또 걱정되는건, 미국에서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하고 취업하는게 자유롭지만, 한국에서는 나이가 취업에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상업 사진을 하기 위해선 무조건 스튜디오 어시로 들어가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알고 있어요. 제가 졸업을 하면 28살 정도가 될 텐데, 그 나이에 어시스트로 들어가는게 가능할지, 어시스트로 들어가서 열정페이 받으며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저는 유학을 가던, 한국에서 공부를 하던, 결국 하는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하냐의 문제이지 환경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말도 통하고 제가 더 마음 편한 한국에서 경제적 부담 없이 공부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또 동시에 뉴욕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는 것도 아까운게 맞다고 생각해요.. 너무 고민이 됩니다. 이 선택이 앞으로 제 인생을 좌우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하면 더 망설여져요. 그렇지만 더 이상 선택을 미룰 수도 없는 시점 입니다. 서울예대나 sva를 재학 중이거나 졸업하신, 혹은 사진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많은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도움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뉴욕 s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