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럼 일유에서 왜 내신&출결 등이 '관리 안 해도 되는 휴지조각'이 되는 지는 잘 이해가 되셨을 거고, 국내입시를 '보험'으로 생각하시고 같이 준비하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시는 학부모님들이 간혹 계신데 제가 늘 하는 마리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하나도 못 잡는다 입니다. 수험생의 에너지와 시간은 한정적이에요. 그걸 한 지점에 집중시켜도 성공할까 말까인데 1/2로 나누어서 양쪽에 투자시키면 이도 저도 아닌 것은 물론 사이좋게 두 입시 다 망합니다. 이게 일유에서 가장 흔하고 당연한 실패 케이스입니다. 다른 애들은 일유 밖에 없다고 죽을 각오로 열심히 준비하니 당연히 한국학교 공부 던지는 편인데 아직 미련 못 버리고 한국입시까지 신경쓴다?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 확률적으로도 일유가 지옥같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한국 입시에 비해 학벌 뻥튀기 효과&높은 대학 붙을 확률이 더 높고(근거 가져오라 할 거 같은데 그냥 EJU 수학 문제 번역해서 보여드려보세요. 이런 날먹 난이도 시험으로 좋은 대학 슬렁슬렁 갈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축복입니다. 그렇게 개꿀이라 말해도 사람들이 안 하고 안 믿더라고요) 진짜 공부 안 하지 않은 이상 붙일 만한 대학 1개 이상은 나오는 경우가 99%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쉬운데도 갈 대학이 한 개도 없다면 정상적인 학원 따라 공부를 안 했거나 입시전략을 이상하게 짠 경우, 드럽게 공부 안 한 경우 정도..
일유 학원 상담이라도 한 번 설득해서 부모님 모시고 같이 가보세요(다른 데 볼 거 없고 모닝에듀랑 일공만 돌아봐도 됩니다).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왜 일본에 가야하는지 정도는 논리적으로 진심 담아 논리를 만들어내실 수 있으리라 생각되므로(어렵다면 또 질문주세요) 한 번 진솔하게 설득해보시고..
논리적인 설득이 안 통하면 저도 자주 썼던 방법인데 그냥 '파업'을 하시면 됩니다. 학교 안 나가고, 공부 안 하고, 밥도 안 먹고 방에서 안 나가보고, 진짜 '광기' 전략으로 '해 볼테면 해보슈'를 보여주면 대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옛 말 하나도 틀린 거 없다는 결론으로 끝납니다. 대신 절대 '타협'하는 모습 보여주면 안 됩니다. 이 전략은 진짜 찐광기처럼 보여야만 먹히고 그렇지 않다면 '저러다 말겠지' 하면서 안 바뀝니다.
4. 지금부터라도 조금이라도 해 놓아야 하는 공부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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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학원을 등록하기 전에 뭔가를 해 둬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가 아파서 병원을 갈 때 그냥 병원 일찍 갈 수록 빨리 낫잖아요? 무슨 치료를 받을지 까발려지는 건 병원 가서 검사를 받은 다음입니다. 집에서 자가치료를 해 본 뒤 안 돼서 갔다고 하면 잘 했다는 소리는 커녕 의사 쌤한테 혼나죠. 마찬가지입니다. 당장에 다닐 형편이 안 되어서(경제적 이유 등) 잠시나마 독학으로 공부해야 하는 시기가 있는 거라면 몰라도 딱히 먼저 해 두실 공부는 없다 봅니다. 끽해야 히라가나, 가타카나 등 모르면 다 외워두시고 수학 개념 부족한 거 있다면 미리 봐두고 하시는 정도?
5. 저는 지금 솔직히 말해서 장래희망도 희망하는 대학도 없고 심지어 가고 싶은 학과도 없습니다. 저는 그냥 제가 갈수있는 최대한의 좋은 대학교에 가고 싶고, 학과도 천천히 생각해보고 싶은데 주변에서도 그렇고 부모님도 구체적인 목표를 원하세요. 구체적인 목표를 지금부터라도 정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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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구라 목표'를 하나 정해서 보여드리세요. 일단 구라 목표니까 질문자님이 실제 하고 싶은 목표랑 1도 관련 없어도 됩니다. 일유 허락을 받기 위한 구라 목표&장래 희망을 하나 정해서 그 과정도 그냥 '적절히' 지어내세요. 진짜 목표는 나중에 천천히 생각하면 됩니다. 질문자님이 지금 진로를 못 정하셨으니 저 역시 그걸 엄청 급하게 찾으라 말씀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장래 희망이란 건 뭘 아는 게 있고 공부한 게 있어야 그 안에서 하고 싶은 게 보이는 법이에요. 그렇지 않은데 '너는 왜 꿈이 없느냐! 젊은이들이여 꿈을 가져라!' 하는 건 걍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생각해보고자 노력하는 태도는 중요하지만 뭔가 아는 게 많아져야 보이거든요 그런 건.
예를 들어 일본에 가서 제가 한국어 레슨을 해보니 일본인 중에 한국에 1~2개월 정도 단기유학으로 들어오는 사람들 수요가 꽤 많았는데 이런 분들이 숙박 등을 찾지 못해 곤란해한다는 얘길 들었고, 이거 듣고 '에어비앤비 괜찮을지도?' '유학사업수요가 이래서 계속 느는구나' 하는 부분이 보여서 저도 지금 교육&유학사업 등 분야 관심 계속 커지고 있거든요. 근데 보세요. 이걸 제가 유학 가기 전 쉄생이었을 때 깨달을 수 있었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치원생이나 잼민이 때 세운 '대통령', '가수', '농구선수' 같은 장래희망이 결국 흐지부지 되는 이유는 걔네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 상황에서 나온 장래 목표들은 다 그냥 대충 남들이 얘기하는 멋있어보이는 직업이거나 그런 경우가 많아요. 얘네들이 '도선사'라든지 '회계사', '애널리스트', '법무사' 같은 직업을 알겠습니까? 그 직업의 존재를 알고 '하고 싶다'고 느끼는 순간은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세상에 대한 지식이 넓어진 후입니다. 전혀 조급할 거 없습니다. 절대 급하게 정하려 하지 마세요. 오히려 아는 게 얼마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정한 장래희망이 너무 확고해지면 나중에 방향타를 못 꺾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장래희망은 원래 계속 바뀔 수 있는 거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학부모님들 심리는 이해되지만 어차피 그 시점에서 아무리 면밀하게 계획 세우고 목표 생각해도 90%의 경우 그대로 안 이뤄집니다 ㅋㅋㅋㅋㅋ 그러니 그냥 편하게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내용으로 구라를 한 번 치세요. 나중에 질문자님 머하든 잘 되면 입 싹 닦으실테니 죄악감 갖지 마시고요.
5. 힘든 거 알지만 만약 어떤 이유로든 유학원에 다니지 못하게 된다면 독학으로도 상위권 대학 가능할까요? 제가 생각해도 웃기긴 한데 이왕이면 좋은 대학 나와서 일본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습니다.
질문이 많아서 죄송합니다..ㅠ 제가 그냥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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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글 읽으시는 다른 분들 위해서도 용어를 정확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유학원'이 아닌 '일본입시전문학원'을 다니셔야 합니다. 영상 다 보실 건 없고 중간에 해당 설명하는 파트만 낼름 먹고 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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