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다니고 있는 학생이구요(물론 의예과입니다;;)
의대생활이라는게 학교마다 다를 수 있는데요.
뭐 서울 쪽과는 차이가 있지만, 광역시 내에 학교가 위치하구 있어서 생활이 크게 다르진 않을테고(특별시나 광역시나 다 사람 좀 많이 사는 동네이니까요) 정원숫자가 꽤 되는 의전없는 의대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표준(?)의대생의 생활과 근접하게 답변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1) 예과 때 공부를 빡세게..
님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의대에 입학했다면, 나름대로 험난했던 고교 생활을 겪었을 것이기 때문에 주로 놀자(?)의 심리상태가 주를 이루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리고 예과때 열심히 해야 생리학이나 병리학 때 도움이 될 꺼구요.(교수님이 무슨 소리 하시는지는 알아들어야 하니까요) 대부분의 인턴 선발은 국시성적과 의대 본과 성적 면접 등을 통해 이뤄진다고 알고 있습니다.(의사가 말하는 의사란 책에 나오는...) 아마도 국시성적이 중요 할 것 같네요.. 여행은.. 본과 선배들도 많이 가시던데요..(단 재시에 걸려서 방학이 짧아지지 않는 한!)
2)대부분 의대의 경우 본과 쯤 되면 이제 부속 병원 옆의 의대 강의실에서 모든 강의가 진행되므로, 본교와 헤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죠.. 서울대 같으면 본대는 관악이지만, 의대는 연건동.. 지리적 페널티 때문에 본교 동아리는 잘 안드는 편일 겁니다. 다만 연대나 고대 같이 본교랑 의대랑 붙어있다면 본교 동아리 들어도 제약이 없겠죠? 그런데 본과 1~2때 면 시험이 폭풍으로 몰려오기 때문에, 본교 동아리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네요..
그리고 의대는 의대내 동아리가 많은 편인데요.. 대체로 이곳에 많이 들어서 선후배 관계를 돈독히 하곤 합니다. 의사사회라는게 특성상 서열을 엄청 중시하고 선후배 관계가 엄해요. 그래서 이러한 동아리 활동이 필수라고 해둘께요(나중에 수련의가 되면, 교수님한테서도 배우지만 바로위의 R1,R2(레지던트 1,2년차)나 치프레지던트 선생님들한테 많이 배우거든요.. 도제식이라고 해야 하나요? 선배가후배를 가르치는..)
3)본 3,4 때는 pk라고 해서 (poly klinic k는 독어라서 그렇다네요..선배들은 patient killing이라고 농담하시기도;;) 임상실습으로 각 과를 돕니다.. 뭐 ps cs뭐라뭐라 하시는데 아직은 못알아 듣겠고.. 여튼 pk때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구요. 본 1,2 때는 이제 닥치고 지식을 구겨넣는 학년인데.. 네 공부가 장난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선배는 48시간동안 4시간 잤다고 하시기도 하고, 한선배는 3일 동안 햇빛을 못봤다고 하시는데 솔직히 후배 입장이나 수험생 입장에서 들으면, 무섭습니다. 특히나 의대는 '유급'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한 과목이 f이거나, 학점평균이 얼마 이상에 미치지 못하면(대학마다 다르겠죠..) 그 학기 취득학점은 모두 무효가 되고 내년에 다시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유급4번하면 잘려 나갑니다(제적되는거고 학교마다 다르겠죠). 저희 학교 유급률은 참고로 5~10%입니다..
결론적으로 죽어라 공부이고 심리적 압박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4) 장학생이 아니라서 잘 대답을 못드리겠네요. 단 일정이상 성적이 되야 되요.. 이건 확실합니다. 제 동기의 경우 장학금을 받는데 3.0이상 안넘으면 돈 안나온다는 슬픈 옵션이 달려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과때 공부 아예 안하는 건 추천 안합니다. 참고로 예과유급도 있을 겁니다. 다만 흔하지 않으며, 했다하면 몇년간 그 학교 전설이 되겠죠(노는걸로)
5) 반대입니다. 의대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 평가입니다. 이는 곧 전원 4.5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함을 동시에 전원 f학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하기 보다는 각자의 생존에 급급합니다.(진급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까딱 방심하면 유급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게 의대입니다)
그리고 의대특성상 6년동안 계속 얼굴 보고 살아야 되는데, 안 친해지기가 힘들겠죠;; 속마음을 터 놓는 정도를 넘어서 대체로 가족같은 분위기로 가는게 대부분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나중엔 집보다 학교에서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거든요..(자는거 빼구요)
6) 예1,2 때는 주로 본교에서 교양을 듣는게 주를 이룰 거기 때문에요. 타과학생들이랑 같이 많이 듣습니다.다만 예과때 배우는 화학, 생물학 같은 과목은 아마 의예과만 수강할 거에요.. 하지만 의대가 다른 과에 비해 폐쇄적인 것은 사실이구요.. 축제 같은거도 따로 할때도 있구.. 간호대가 같이 있다면, 본과 가서도 간호대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타과랑 접촉은 많이 하는데, 친해질 기회가 딱히 많지는 않다 정도로 말해둘게요...
7) 저희 학교의 경우는 예1때 학점이 20이니까 5(월화수목금)로 나누면 하루 4 .. 평균 하루 4시간 수업듣는건데요.. 이거는 평균적인 거구,, 뭐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수업 다 넣어놓구 주 4일 시간표 짜두 되구요.. 여튼 님 의지대로 수업을 짤수 있습니다.. 남는게 시간입니다.. 악기 같은거 배우시면 좋구요..외국어도 물론 가능합니다. 남자라면 아마 공강시간에는 당구나 PC방 자주 갈텐데.. 10명이 모여서 오더 들으며 훈훈하게 하기좋은 카오스를 추천합니다(고등학생 때는 하지 마시구요) 책 같은거도 많이 읽으시구, 여행도 많이 가시구.. 알차게 보내시는 걸 추천해요.. 의대 6년 수련의 5년 군의(혹은 공보의)3년 14년 통틀어서 제일 여유로운 때가 예과때거든요.
8) 음.. 이거는 님의 의지가 중요하겠네요.. 예를들어 울산의대 장학금 라인이면, 서울대나 연대는 아마 100%들어가고도 남지 않을까 하는... 그학교에서 탑을 하고 싶다면, 장학금 받으면서 가시는 것도 좋구, 좀더 높은 곳에서 배우고 싶으면, 좀더 좋은 의대로 가시는게...굳이 돈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저라면 후자를 선택할 거 같네요.
9)죄송합니다.. 장학금을 안받으니 장학금에 대해서는 잘... 여튼 어느정도 성적은 유지를 하셔야 겠구요.. 수석이라면 아마 전액 장학금을 줄겁니다. 과에서 한 10%안에 들면 장학금 라인을 탈 수 있을 것 같네요.
10)서울 의대는 일단 지리적으로는 연건동 앞이 대학로 잖아요.. 극장많구, 문화생활 누리기엔 그만한 곳이 있을까요? 주변에 다른 대학들도 있구.. 주변 여건은 좋은 편입니다. 연세대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이 연세대 본교안에 있으니... 신촌이라 함은... 말 안해도 잘 아시겠죠.. 게다가 바로옆에 이화여대도 붙어있구요...
두학교다 학교 외적 생활에서는 윤택(?)할 것 같구요.. 내부 생활은 그 학교 학생이 아니니...대답은 못드리겠네요
다만 명예적이거나 자부심을 따지자면, 서울대 의대생의 생활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남한내에서는 따라올 자 없는 전국 최고 수재라는 자부심;;).
하지만 시설적 측면은,, 연세대가 좋지 않을까 하네요.. 병원 지으면서 의대건물도 뭔가 새로 지었을것 같은(잘 모르겠네요 ㅠㅠ 관계자가 대답해 주시면 감사) 아무래도 연세대의 자랑이 의대니까요..신경을 쓰겠죠
서울대 연건 캠퍼스는 건물 외적으로는 오래된 느낌이 나거든요.. 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11) 선후배 관계를 타과에 비해 돈독히 해야하고,
교수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학번이 잘 뭉쳐서 슬기롭게 유급율을 줄이는 단합력이 중요합니다(응?)
참고로 선배들이 많이 엄할 수 있어요.. 그리고 PK돌면 평소에는 정말 자상하시던 교수님도 조인트를 까는 일이 발생하죠...이런거 적응 잘하셔야 겠네요.. 참고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의사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한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기에 항상 긴장해야 한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12) 모교에 남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다 그런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지방의대의 경우 수도권 학생이나 타지역 학생이 많아서 다 자신의 연고지를 찾아 수련병원을 정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지방대학병원에 수련의가 모자란다는 슬픈 기사도 나오고 있구요.
차별은 안심한 걸로 알고 있구요.. 메이져 병원의 경우 지방의대의 성적우수자들이 많이 올라오는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국시성적이랑 면접등을 통해 투명한 절차로 뽑고 있어서(안그런데도 있긴 하겠죠) 학벌에 따른 차별은 그리 심하지 않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특성상 동문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겠죠?
인기 있는과는 원래는 피안성(피부 안과 성형)이었는데 요 근래 신문보니까 정재영(정신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가 경쟁률이 높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고된 노동은 안하면서 어느정도 수익이 보장되고 또 개업하기도 유리한 과가 인기가 높기 마련입니다. 내과 계열은 꾸준히 인기가 있는 편이구요.. 다만 흉부외과와 같은 곳은 힘이 많이 들고 개업하기도 좋지 않기 때문에, 레지던트 연봉을 1억 준다해도(고대병원) 지원이 잘 안된다고 들었네요;;
13)후회 안합니다. 저는 적성이 일단 의사라고 느꼈구요... 공부도 나름 재미있는 편이에요..
공부가 많이 힘들고, 또 심리적으로 압박도 심한편인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험난한 과정과 긴 시간의 공부(의대6년 수련5년 군의관 혹은 공중보건의 3년 합이 14년+펠로우 과정 기타 과정하면 플러스 알파)를 통해 의사가 되기 때문에 그만큼 사회적으로 의사가 인정을 받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생명을 살리는 일은 정말로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다루며 이들의 행복을 지키는 의사의 보람은 그 어떤 다른 직업보다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금전적으로는 의사가 예전만큼 고소득을 올리지는 못하는 편이니 혹시 돈에 관심이 있어 의대에 오려는 것이면, 저는 부동산 서적이나 재테크 관련 지식을 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한 신부님이 강연 때 말씀하셨어요..
의사들 당신의 일이 환자의 죽음을 막는 것이라면, 당신들은 이때까지 실패만 해온 것이다.
나는 당신들의 주된 일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것보다는 환자를 돌보는(CARE)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늘 환자들의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주고 그들의 아픔을 돌보아주라.
그리고 그 돌봄의 안에서 의사 당신들의 삶의 가치와 보람을 찾아라
이것이 환자와 의사 당신의 행복 더나아가 사회의 행복을 찾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다... 라구요..
저는 되게 감명받았거든요... 의사라는 직업의 의미를 잘 되새겨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