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 복제의 윤리적 문제
많은 학자들은 배아 복제의 허용이 곧 태아 복제 내지 개체 복제로 나아갈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이는‘미끄러운 경사길 논증’에 근거한 반론이라 할 수 있다. 배아 복제, 태아 복제, 개체 복제 등은 하나의 연속선을 그린다. 배아 복제가 허용될 경우, 비록 논리적 필연은 아니지만, 적어도 실천적으로는 개체 복제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마치 미끄러운 경사길 위에 자동차를 세워 두고 돌로 막아 두었다가 필요에 의해 2미터 정도 차를 옮기려고 그 돌을 제거하였다고 하자. 이 경우, 원하는 만큼만 자동차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경사길 아래까지 그 자동차는 자동적으로 밀려 내려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배아 복제에 관한 제도적 보완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배아 복제 허용은 인간 개체 복제라는 되돌릴 수 없는‘판도라 상자’를 인류 사회에 가져올 수 있다.
배아와 인간 존엄
배아에게 출생 후의 인간과 동일한‘도덕적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논증에는 인간종 논증, 계속성 논증,동일성 논증(정체성 논증), 잠재성 논증이 있다. 인간종 논증에 따르면, 출생 후의 인간과 마찬가지로 초기배아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한 때부터 인간종에 속하기 때문에 출생 후의 인간과 동일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 계속성 논증에 따르면, 수정 시부터 배아, 태아, 출생으로 이어지는 연속적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어떤 구분선을 그어 나누는 것은 자의적인 것이 된다. 동일성 논증(정체성 논증)에 따르면, 초기 배아가 성장한 후에 태어날 인간의 정체성이 초기 배아에 이미 내재하기 때문에 초기 배아는 출생 후의 인간과 동일한 지위를 가진다. 잠재성 논증에 따르면, 초기 배아에는 인간 존엄과 생명권을 가지는 인간으로 성장할 잠재성이 내재하므로 출생 후의 인간과 동일한‘도덕적 지위’를 부여하게 된다.
위 진술의 요점은 배아는 초기 인간 생명이므로 인간과 동일한 존엄과 생명권을 지니며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배아가 아직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배아로부터 획득한 줄기세포를 활용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찬성 입장 |
배아는 아직 완전한 인간이 아니며, 배아로부터 획득한 줄기세포를 활용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음 |
반대 입장 |
•배아 역시 초기 인간 생명이므로 보호되어야 함
•배아 복제 과정에서 많은 수의 난자를 사용하는 것은 여성의 인권과 건강권을 훼손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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