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재수생이고 이미 삼수하려고 다짐했는데 걱정있슴돠. 상담 좀 해주세...

수능재수생이고 이미 삼수하려고 다짐했는데 걱정있슴돠. 상담 좀 해주세...

작성일 2005.11.20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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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정말 코앞에 닥치지 않고선 인식을 잘 못 하는 성격이라 고3시절 참 많이 방황했습니다.  물론 겉보기엔 우등생이었지만요. (겉보기만)

 

전 정말 외모만으론 모든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범생이 타입이라죠.

 

뭐 겉모습만이 모범생일뿐만 아니라 뭔가 제 첫인상이(목소리, 얼굴) 믿음을 많이 주는 호감형 느낌인 것 같아요. 물론 이성에게 느껴지는 그런 색스런 호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됨됨이나 신뢰감과 같은 걸 말하는 것이죠. 이건 제 경험에 미루어 볼 때 정말 사실입니다.  

 

어쨌든 그런 전 절 믿어준 모두를 배신한 채, 겉과 속에 어느정도의 갭이 있었습니다.  

전 망상 속에서 현실 감각은 한참 뒤떨어진 채 꿈 속을 허우적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심각한 낙천주의자였거든요.

 

그 점에서 소설과 만화, 음악은 저의 절친한 친구였죠. ㅋㅋ 소설만 보다가 밤 샌적도 있었고 나만의 만화를 스토리를 열심히 짜가며 스케치북으로만 몇 개째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인물 구상, 스토리 구상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방안에 처 박혀서 그딴 짓만 하는 저를 엄마는 공부하는 줄로 착각하셨지요.

 

판타지 소설은 중학교때 거의 마스터 해버려서 고딩쯤 되니까 읽을 것도 없고 이제는 스토리도 거의 거기서 거기고 그나마 읽을만한 것도 몇 개 없더군요.

 

음악은 듣고 있는 도중 감정 몰입에 완벽하게 빠지게 해주는 중요한 경로 역할을 합니다.

더구나 각기 다른 모든 곡들을 들어보며 그 곡만의 필을 캡쳐해 몇 번이고 반복하며 내 귓 속을 울려주는 악기들 하나하나를 떠 올려가며 상상 속으로 연주해 보기도 했죠.

 

정말 전 상상을 즐기던 망상청소년였습니다. ㅋㅋ 에휴.... 고3때 그만해야지라고 처음으로 생각해보았지만 정말 중독처럼 하기 싫어도 중1대부터 해오던 저의 망상질은 안 멈춰졌죠.

 

----------- 여기까지 재수를 해야 했던 제 변명이었습니다. ------------

 

엄마 아빠는 저에게 엄청 큰 기대를 하셨기에 제 재수를 적극 추천하셨죠.

주위 사람들의 평가 속의 저는 정말 대단한 녀석이었으니까요. -  _-

게다가 어릴 적에(그것도 초딩, 중1때) 공부를 잘 했던 적이 있어서 우리 부모님은 제가 정말 총명한 녀석인줄 아시고 계시죠. 

 

그런데........... 저 지금 재수 망했습니다. -  _- 아 짜증나요. 진짜.

 

수능 2틀 남아서 깨달았습니다. 돌이킬수 없다고. - ㅁ-;;

 

저의 지독한 낙천적인 성향은 수능6일 남았을때까지도 이렇게 되뇌었습니다. 그러면서 전 정말 희망적이었답니다.

 

[내 두뇌를 천재로 만들어서 해내면 돼. 난 할 수 있어. 나의 암기력, 이해력, 추론력의 잠재능력을 깨워내자.]

 

그때까지 저의 실적은, 수능 파이널 모의고사 문제집 하나도 손도 안 댔었습니다.

 

300제 문제집요? 아예 손 하나도 안 댔죠.

 

재수할때 고3때 샀던 문제집도 다 안 풀었습니다.

 

학원다니는 같은 재수 친구가 보내준 모의고사 하나도 안 풀었었죠.

 

재수 중반때 샀던 영어듣기책 10강 까지 들었습니다.

 

재수시절 샀던 모든 교재... 5%만 손댔습니다.

 

그 남아돌던 교재 하나도 안 풀고 백지였기에 전 수능 파이널과 300제 문제집은 손도 댈 수 없었습니다. 순서는 지키고 싶었기에.

 

어쨌든 2일 남은 지금 4일동안 또 한 게 없었죠.

 6일 전에 되뇌었던 주문이 100% 먹히지 않았나봐요. 마음 속 언저리에 불안함이 남아 있었는지 무의식 속에 나의 천재적 능력에 대한 의구심때문에 자포자기해버렸는지도.

 

난 근성이 썩어 빠졌었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둥지 안에서 던져주는 먹이나 받아 먹던 피라미일 뿐이었죠. 

 

저를 포장했던 긍정적인 태도, 낙천적인 성향은 그때그때 다가오는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에서 비롯된 순간적인 핑계일 뿐이었고

 

나를 향한 무수한 기대에서 도망만 치고 싶었던 거였습니다. 그곳에서 나를 구해주었던 상상속의 세계는 정말 달콤한 마약이었죠.

 

이제 어머니의 희생적인 사랑과, 그것을 이용해 쾌락을 추구한 나, 나를 신뢰하는 아버지,  할아버지,할머니의 기대, 주위의 관심... 모든 것들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독서실장의 수능 선물, 친척들의 신뢰, 친구들의 격려...

 

그동안의 내가 피하려만 했던 무게가 2년의 시간을 거슬러 지금에 와 너무 무겁습니다.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 집 사정은 한 번 망했고 엄청난 불화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나약해질대로 나약해진 우리 어머니는 주위의 모든 것에서 배제당하셨습니다. 어머니에겐 이제 나밖에 보이지 않으시고 나를 향해 2007년도 수능을 말하는 그 순간만은 그토록 눈빛이 절실할 수가 없어서 감히 난 바라볼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뭉갤 자신은 없어 입에 거짓말을 두릅니다.

 

전 삼수하려고 마음 먹었고 지금부터 공부할 겁니다. 수능은 볼 겁니다. 최선을 다해 본 후 나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것입니다.

 

가정을 나가 홀로 공부하고 싶습니다.

 

부모님께서 나에 대해 기대는 하시되 나를 구세주로 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그들은 틀림없이 나의 수능성적에 실망하고 좌절할 겁니다. 내 삼수 결심은 수능 날 시험 끝나고 돌아와 말씀드릴 작정입니다.

 

내 마음을 담은 설득만이 그들에게 다가갈테지만 그것이 아무리 뛰어난 설득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틀림없이 우리 어머니는 절망하실 겁니다.

 

그렇게 되고 말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저를 버리고 말까 두려움도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실망하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그걸 이제 깨닫네요.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님같은 성격을 잘아는데요...

 

내년 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제 답변이 좀 기분나브시겠지만 결국 님의 속마음은

 

님이 잘아시듯이 제가 한말이 거짓이 아니라는건 님이 더 잘아실거구요..

 

어지했던간에 대학을 곡 가세요 3수 하면 결국 고등학교5학년이지만

 

눈을 낮추어서라도 아무 대학 지방이던 어디던 가셔서 사회를

 

느끼시면 님의 세상을 보는 안목이 고등학생 범위에서 좁혀있던게

 

넓어질수 있습니다..

 

 

그런걸떠나서 삼수정도하면 님도 아시겠지만 임목이 있기에 일정정도 대학 이상은

 

가야합니다...부모님이 어찌생각하건 그건 문제가 안되고 결국 님인생 님이 사는거니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지금이라도 깨달으셨으면 된것 아닐까요...

 

내가 뭔가를 기대하는 것..

 

그것 참.. 부담스럼죠..

 

그렇다면....  혼자 지내면서 하시는 것 보다는 친구나 ..

 

뭐.. 도움이 되는.. 후배나 그런 사람둘과 둘 또는 셋이서

 

스터디 그룹을 만드세요.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보충해줄만한 사람이요.

 

그리고 다른것은 일체 끊을 수 있도록 해보세요..

 

아예 끊는 것은 안될거예요(저도 그렇더라고요..;;;;;)

 

적당히 양을 줄이세요..//

 

그리고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대부분.. 경험담입니다. ;;;;)

 

악착같이 이 악물고 하세요.

 

아님 소용없답니다.

 

^_^

 

아주 쓰잘데기 없는 말이네요..;; 

 

게다가 주제넘는 참견을...

 

도움이 되셨을지...

 

아.. 그리고.. 지금이라도.. 2틀이지만.. 공부를 해보심이 좋겠어요.


에. 그리고.. 스터디 그룹도 부담스러우시거든

 

후배들에게 가르치는 방식도 아주 도움이된답니다.

 

그러면 혼자하는 것보다는 배로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

에.. 네.. 뭐.. 여기까지 입니다..

 

다짐했는데 걱정있슴돠. 상담 좀 해주세...

... 내 삼수 결심은 수능 날 시험 끝나고 돌아와 말씀드릴 작정입니다. 내 마음을 담은... 이건 제 답변이 기분나브시겠지만 결국 님의 속마음은 님이 잘아시듯이 제가 한말이...

지금 모의고사 점수가 이런데..

... 점점 수능 보는게 두렵고, 대학도 못갈 것 같고 걱정이... 말 좀 해주세요. 정도껏 충격먹게요... 하비스 고3이란 졸업장을 따기 위한 과정 이라면 재수생은 공부가 직업인...

공부를 잘 하는 방법 없나요?

여러분, 공부잘 하는 방법 알이켜 주세요~ 저 올백... 학원에서 학생을 들을 상담 하다보면 님과 같은 처지의... 어땠는지 이야기 주라. 삼수생- 난 적어도 수능3번은...

재수학원 질문드립니다..

... 저는 16학번을 꿈꾸고 있는 재수생입니다. 수능성적은... 혹시 이미 경험해보신 선배님들이 계신다면 후기나 경험담 부탁드립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게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