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산대-밀양대 통합과 그 결과
부산대-밀양대가 작년에 통합해 밀양대는 2006학년도부터 부산대로 바뀝니다. 정확하게는 2006년2월28일까지는 밀양대가 존재하고 3월1일부터 부산대(밀양캠퍼스)가 되죠. 때문에 신입생을 밀양대에서는 더 이상 뽑지 않고 부산대로 뽑았습니다. 2006학번부터 부산대생이라는 얘기입니다.
밀양대로 입학한 2005학번까지는 밀양대생이구요. 밀양대 학생의 학적은 부산대로 바뀌는게 아니라 밀양대 그대로 남습니다. 귀하가 생각하는 것처럼 밀양대생이 통합했다고 부산대생이 되는 게 아니고 따라서 부산대 졸업장을 받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작년 신문에 실린 기사 일부입니다. <<밀양대 정주현(鄭珠鉉) 총학생회장은 “내년 신입생부터 부산대 학생이 되지만 현재 재학생은 혜택이 없다”며 “재학생도 부산대 졸업장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합된 2006학년도부터 밀양대 교수와 직원은 바로 부산대 소속이 되지만 기존 밀양대생(2005학번까지) 졸업을 위한 학사조직은 그대로 존치합니다. 학교가 없어지기는 하지만 기존의 학생 교육이 필요하므로 한꺼번에 없어지는게 아니라 신입생을 안뽑고 1년씩 지나면서 승급하고 졸업하므로써 없어지는 형태입니다. 밀양대 재학생은 부산캠퍼스로 이전하거나 부산대생이 되는게 아니고 다니고 있던 밀양캠퍼스에서 밀양대생으로 졸업을 하게 되죠.
2. 밀양대생의 부산대생 전환 가능성
그렇다면 밀양대생의 부산대 학생으로의 전환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우선 정부가 이번에 개정한 국립학교설치령개정안을 살펴봅시다. 정부는 2월 21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밀양대를 부산대로,여수대를 전남대로,삼척대를 강원대로, 청주과학대를 충주대로 통합하는 국립학교설치령 개정안도 의결했습니다. 국립학교 설치령에 밀양대 규정이 사라짐으로써 이는 법률적으로도 밀양대는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국립학교설치령 일부개정령
부칙 제2조(폐지되는 밀양대학교 학생 등에 관한 경과조치)
①이 영 시행에 의해 폐지되는 밀양대학교는 2010년 2월 말일까지 존속하는 것으로 보아 동학교 및 이 영 시행전에 입학한 학생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부산대학교에서 학칙으로 정하는 소정의 요건을 이수한 경우 부산대학교 학칙을 적용할 수 있고, 밀양대학교의 학생중 정당한 사유로 그 존속기간 내에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자가 있을 때에는 다른 산업대학이나 부산대학교에 각각 편입학 할 수 있다. 이 경우 편입학하는 당해 학교에 그 학생에 해당하는 정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본다.
②이 영 시행으로 폐지되는 밀양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조교 외의 공무원은 부산대학교 소속 공무원으로 본다.
③이 영 시행으로 폐지되는 밀양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조교는 2007년 2월 말일까지「교수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별표의 교수 및 조교의 자격기준에 의한 해당 자격에 따라 부산대학교의 정원의 범위 안에서 부산대학교의 조교로 임용한다. 다만, 임용되기 전까지 밀양대학교의 조교로 본다.
'05.12.30, 교육인적자원부 공고 제2005-100호로 입법예고됐다가 06년 2월21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립학교설치령 일부개정령에 따르면 밀양대는 2010년2월까지 존속하되 2005학년도와 그 이전 입학자는 밀양대 학칙을 적용하지만 부산대에서 정하는 소정의 요건을 이수하면 부산대 학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2010년 2월까지 정당한 사유로 졸업하지 못할 경우 부산대에도 <따로> 편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부산대에서 정하는 소정의 요건은 부산대 <통합학칙개정안>이 발의돼 있어서 2월 중 개정되면 확정이 되어 3월부터 시행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밀양대생이 부산대생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절차>가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3. 밀양대생을 어떻게 볼 것인가
밀양대생의 부산대생 전환 가능성에 대해 부산대생으로서는 불만일 수도 있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밀양대가 없어지고 밀양대 교수와 직원은 모두 부산대 교수와 직원이 되는데 밀양대생만 부산대생이 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불합리한 점이 존재한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밀양대생의 입장에서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산대생은 생명자원과학대학이나 나노과학기술대학을 빼고는 사실상 통합여부와는 별 상관이 없지만 밀양대생은 통합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밀양대생들은 합법적으로 밀양대에 들어왔고 부산대와의 국립대 통합은 국가와 대학의 필요성에 따른 조치이기 때문에 밀양대로 졸업하는데는 문제가 없겠지만 모교가 사라짐으로 인해 후배가 없게 되는 것은 불이익이라면 불이익일 수 있고 폐교된 대학 졸업장으로는 취업에서도 불이익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통합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대학도 후배도 있는데 대학이 없어짐으로써 받는 스트레스도 감안해줘야 합니다. 귀하라면 귀하의 뜻과는 상관이 없이 학교가 통합돼 찾아갈 모교가 없어졌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사회 나오면 얼굴에 출신대학을 새기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사회란 것도 결국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곳임을 아셔야 합니다. 입시점수로 사람을 재단하지 맙시다. 점수가 사람의 능력의 전부는 아닙니다.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사람이냐, 어떤 능력이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겁니다. 입학점수는 입학하는 자격으로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입학점수는 잊고 동료로서 같은 부산대인(효원인)으로서 부둥켜 안읍시다.
더불어 사는 것은 당장 부산대에도 좋은 일입니다. 예컨대 2006학번은 부산대생인데 이들이 밀양캠퍼스에서 그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점은 더욱더 부산대-밀양대생이 가깝게 지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1기로서 첫출발을 하기는 하지만 같은 캠퍼스에서 밀양대 선배들과 서로 원수보듯 할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남들이 결정한 사실로 신입생-재학생이 다퉈야 하겠습니까? 오히려 인생선배로서, 같은 학과 선배로서 가깝게 지내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더구나 생명자원과학대학 신입생들은 역사가 길고 선배도 많은 밀양대 농대생이나 졸업생들에게 여러모로 도움받을 일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부산대의 발전을 위해서도 밀양대를 홀대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아니, 같은 식구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밀양대생이나 졸업자를 선후배로, 동문으로 포용하는 등 거시적으로 봅시다. 또 밀양대 자산은 결국 부산대 자산인데 부산대측에서는 밀양대 자산(유형, 무형)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부산대 발전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부산대가 자기 이익만 취하고 남의 권익은 무시한다면 그건 사람의 도리가 아니죠.
정부가 추진하는 국립대 특수법인화와 관련해서도 그렇습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추진하는 국립대특수법인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특수법인화는 국립대를 사립대로 만들자는 것은 아니지만 재정과 학사운용을 자율적으로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밀양캠퍼스와 양산캠퍼스 등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부산대가 자생하기 위한 기반마련을 하고 더욱 성장 발전하기 위한 지름길이죠. 특히 밀양대의 농업계통은 부산대에 없는 특장이어서 부산대의 통합 찬성도 여기에 연유한 것입니다.
역시 부산대-밀양대 통합에 대한 기사 일부입니다. <<밀양캠퍼스는 나노과학 및 생명자원, 양산캠퍼스는 의치의학 분야가 집중 배치된다. 독일 프라운호프 연구소도 유치했다.>> <<부산대 부산캠퍼스는 대학원중심대학의 연구중심대학으로 기초학문 및 기초과학을 지원하는 대학으로 육성하고, 농과대학 중심의 밀양대학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나노·바이오 분야를 집중 재배치해서 특성화한다. 또 양산캠퍼스는 의학, 간호, 실버생명 및 지역혁신 산업분야로 육성된다.>> <<부산대 김유근(金有根) 기획협력처장은 “통폐합으로 3년간 50억 원의 예산 절감과 교육 특성화가 기대되지만 실제 통합 효과는 8000억 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밀양캠퍼스는 1000억원을 들여 새로 짓고 2005년 2월에 이전을 완료한 최신식 11만명 캠퍼스로 부산대는 여기에 나노-바이오단지를 구상중이고 양산캠퍼스는 대학병원, 치과병원, 어린이병원과 실버타운, 그리고 산학연구단지가 들어서는 생명복합단지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양산-밀양은 인접하여 상호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구요.
한편 밀양대생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모두가 부산대졸업장을 받고 싶다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왔으며 일부 밀양대졸업장을 받겠다는 대답도 나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