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은평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가비 선생님이에요.
자신의 어려움을 이렇게 먼저 꺼내 보이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예요. 때문에 이렇게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전하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용기’님이라고 불러도 괜찮으실까요?
용기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용기님께서는 아직 기숙사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운데, 이미 서로 친해져있는 친구들에게 다가갈 기회조차 없다는 생각에 참 곤란하시겠어요. 처음에는 다가와 주었던 친구들이 점점 용기님을 남겨두고 다른 방으로 가거나, 자꾸만 대화 중 생기는 정적 때문에 친구들이 나를 부담스러워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 같아요. 친구들 사이에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정말 막막하고 소외감이 크셨을 것 같아 제 마음도 함께 무거워지네요. 그 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지금 당장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새로운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기에 용기님의 막막하고 걱정되는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느껴져서 선생님이라도 용기님을 위로해주고 싶네요.
용기님의 글을 읽다 보니, 현재 자신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친구 관계를 위해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져요. 마음속으로만 고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으로 보아 용기님이 고민하고 있는 어려움이 해결되고 친구와 관계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됩니다. 지금은 용기님과 친구 모두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한 낯선 상황에 놓여 있는 것뿐이지, 서로 불편한 감정이 있는 상황은 아니니까요. 낯선 친구와 길게 이야기하는 건 흔하지 않은 경우이기 때문에 용기님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안 드려 볼게요.
먼저 새로운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기 위해서 먼저 용기님이 초, 중학교에서는 어떻게 친구를 사귀었는지, 서로 마음이 맞고 편안했던 친구들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용기님이 지금까지 친구관계를 했던 방법이 가장 용기님에게 편한 방법이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게 편하게 했던 관계들을 생각하며 지금의 친구들에게 다가가 보았으면 좋겠어요~
또한,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자연스럽게 말을 트기 위해 같은 방의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고 미소 짓는 것으로 시작하는 거예요. 그리고 지금까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눠 온 주제를 살펴보고 좋아하는 가수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나,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 등 친구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로 말을 건네 보는 거예요.
여기서 핵심은 친구들의 행동과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거예요. 그리고 친구들이 용기님의 의견을 물었을 때 솔직하고 진실하게 다가가면 친구들과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친구들이 다른 방으로 갈 때, 나도 다른 방 친구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며 자연스럽게 함께 가보는 건 어떨까요? 나눠먹을 수 있는 간식을 챙겨 와서 다른 방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자고 해도 좋구요. 용기님에게 먼저 관심을 가지고 다가와 준 친구들인 만큼 용기님께서 자연스럽게 다가간다면 관계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거예요.
많은 친구들이 같은 공간에 있는 친구들과 잘 지내기를 바라고 또 그 가운데서 마음이 맞는 친구를 찾기 위해 많은 탐색을 하죠. 무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무리가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고민하고 새로운 친구를 다시 탐색하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의 관계는 계속 지속되는 가족과는 달리 그 상황에 따라 쉽게 사귈 수도 있고, 그만큼 쉽게 깨질 수도 있답니다. 특히 환경이나 구성원이 바뀌었을 때 이런 과정들이 자주 생기는 것 같아요.
용기님께서는 친구들이 용기님과 둘이 있으려 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혹시 친구들이 그런 생각을 했을 거라는 확실한 이유가 있을까요? 생각보다 나의 느낌과 사실이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상황을 정확히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열리면 친구와 이야기 해 보기를 권해드려요. 왜냐하면 관계라는 것이 좋을 때 그렇지 못할 때가 있어,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예요. “처음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혼자 지내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고 힘들었는데 OO이 너가 나를 챙겨주고 편하게 대해줘서 너무 고마워. 너랑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있고 더 알아가며 잘 지냈으면 좋을 것 같은데 OO이 너는 어때? 이런 마음이 앞서서 그런지 너가 나랑 있을 때 어색해하나? 심심해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 그런 생각이 들 때에 또 더 신경쓰이고...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나에게 화가 나거나, 어색한 순간들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럴 때에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면 함께 조율하고 배려하면서 지내면 좋겠어~” 등등의 이야기로 친구와 이야기 나누면 더욱 용기님에 대해서 이해하기도 편하고 이를 계기로 용기님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가 더 많아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해요!
혹시라도 친구에 대한 고민이 지속해서 들거나 상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용기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용기님과 함께해 줄 수 있는 곳이 있어요. 가까운 지역 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방문하시거나 아래 방법을 통해서도 상담이 가능하답니다.
- 국번 없이 1388 (24시간 운영)
- 전화상담(일반전화) : 1388
- 전화상담(휴대전화) : 지역번호+1388
- 문자 상담: 고민 내용을 쓰고 수신자번호 1388 입력 후 고민전송
- 카카오상담 : 카카오톡 채널 ‘청소년 상담1388’ 친구추가 후 카톡상담
- 은평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02-384-1318)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용기님의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기를 진심을 담아 응원하겠습니다 :)
가비 선생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