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중 예고를 갈지 일반중, 일반고를 갈지 고민하고 계시군요. 저는 일단 예중을 재수해서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중도 다녀보고(1년이지만) 예중 예고도 다녀봤는데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디자인계열을 희망한다면 꼭 예중 예고를 나와야 하는 건 아니에요. 서양화나 동양화 같은 전공은 예중, 예고 친구들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디자인은 비교적 그 격차가 작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반중 일반고에 진학해서 열심히 공부해서 내신을 준비하고, 그 내신을 준비하면서 수능공부도 준비한다면 예중,예고를 나온 친구보다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공부를 잘하는게 왜 중요하냐면 결국 실기를 아무리 잘해도 공부가 합격, 불합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예중, 예고는 내신이 비교적 쉬워서 저는 오히려 공부하기 좀 힘들었거든요. 그 안에서 내신 받기는 쉬웠지만 수능을 따로 더 치열하게 공부해야만 해요. 일반중 일반고에서 열심히 한다면 그런 단점을 커버할 수 있겠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학비가 정말 많이 줄어요... 예중 예고는 등록금, 급식비, 셔틀버스비, 레슨비 다 따로 들어갑니다... 상상을 초월해요.
그치만 예중 예고의 장점도 무시할 수는 없어요. 일단 예중과 예고 자체가 다양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선별해서 뽑아논 곳이기 때문에 예술적인 영감을 키울 수 있는 건 사실이에요. 또 미술의 다양한 과들, 예를 들면 서양화, 동양화, 조소, 디자인 등... 그 많은 과들을 맛보기 식으로라도 한 번씩 경험해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 지금은 질문자분이 디자인이 하고 싶지만 나중에 공부를 해보고나니 서양화나 조소가 하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면 난 다지인이야!하고 확신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죠. 그런 경우에는 예중 예고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예중, 예고가 주는 든든함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반고 출신 친구들은 쉽게 쓸 수 없는 수상이력을 생기부에 많이 적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예중 예고에서 상위권 대학을 많이 보내는 건 사실이에요. 일반중 일반고에서 갈 수 없는 건 아니지만, 학교에서 매년 못해도 50명 정도가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거랑은 조금 얘기가 다를 수 있어요. 그리고 시험장에 내가 아는 애들이 양 옆에 있으면 참 든든하거든요! 그치만 그만큼의 학비가 정말 비싸죠... 고3 막바지에는 학교+학원 합쳐서 월 500도 넘게 나갈 수 있어요.
그리고 이런 것 외에도 예중 예고는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매일 매순간이 경쟁이고 친구들 눈 앞에서 내 그림이 혼나는 상황은 익숙해지기 어렵거든요. 특히 그 친구들이 경쟁자라면요. 엄청 많이 혼날거고 엄청 많이 울거에요. 일반중 일반고가 힘들지 않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같은 전공을 가진 친한 친구들과의 경쟁, 그리고 그 속에서 오는 여러 아픔이 예중 예고에는 있다는거죠... 두 쪽 학교 모두 뚜렷한 장단점이 있어요. 부모님, 그리고 유명한 화실들과 상담해보고(화실을 다닐 게 아니더라도 상담할 수 있어요) 결정하시길 추천드려요. 더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주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