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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서 찾아보신 대로, ‘미안하다’는 “남에게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라는 뜻을, ‘죄송하다’는 “죄스러울 정도로 황송하다(황송하다: 분에 넘쳐 고맙고도 송구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데, 이들의 뜻을 따져 보면, ‘미안하다’와 ‘죄송하다’는 뜻에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에서는 ‘미안하다’가 쓰이는 상황과 ‘죄송하다’가 쓰이는 상황이 크게 구별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보기에 제시한 ‘미안하다’와 ‘죄송하다’의, 대표적인 용례들을 살펴보면, ‘미안하다’는 같거나 낮은 위치의 사람이 상대편일 때, ‘죄송하다’는 윗사람이 상대편일 때 쓰인다는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어의 쓰임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뜻만이 아니라 단어가 실제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참고해야 한다고 보므로, ‘미안하다’, ‘죄송하다’의 대표적인 용례들을 참고한다면, 윗사람에 대하여는 ‘미안하다’보다는 ‘죄송하다’를 쓰는 것이, ‘미안하다’, ‘죄송하다’의 실제 쓰임에 더 잘 맞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보기>
‘미안하다’의 용례
나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내에게 미안하였다./이렇게 말을 붙이면서도 덕기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모른 척하고 속이는 것이 미안하였다.≪염상섭, 삼대≫/나도 돈이 있으면 술을 살 줄 알고, 너희들한테 성가시게 군 것을 미안하게 생각할 줄도 안다.≪서정인, 사촌들≫∥여러 번 부탁을 한 처지라 또다시 부탁을 하기가 그에게 미안하다.
‘죄송하다’의 용례
그는 고시에 낙방한 것이 부모님께 죄송했다./진작 찾아뵐까 했는데 기회가 없어서 늦었습니다. 죄송하게 됐습니다.≪유주현, 대한 제국≫/엄마는 오빠에게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고 오빠도 엄마에게 몇 번이나 머리를 조아려 죄송하다고 사죄했다.≪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집에서 놀고 있기가 부모님께 죄송해서 용돈이나 벌어 보려고 나섰지요./지은 죄가 많아 찾아뵙기가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온라인가나다님의 답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