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3 특목고 진학 관련 질문(남)

학원 없이 혼자서 공부해서 그 정도 하는 것은 물론 대단한 겁니다.

다만 특목고는 전교 등수로 가는 게 아닙니다. 내신 시험에서 점수 몇 점 더 맞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실력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실력에는 선행을 나간 것도 포함이 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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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를 좀 하자면 영재고를 지원하셨다 하셨는데, 수학과학 선행이 안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영재고 준비 학원을 가지 않으신 것으로 보이네요. 혹시 영재고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준비를 어디까지 하는지 아시나요? 중1까지 고등학교 수학 과학 선행을 어느 정도 한 후에 중2에 경시를 보고 영재고 대비반에 들어가서 학교 끝나자마자부터 시작해서 12시 넘어서까지 학원에서 공부합니다. 방학중에는 특강을 해서 오전 9시에서 밤12시까지 하고요. 질문자님께서 떨어지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걸 생각하면 질문자님께서 내신을 잘 받은 것도 그리 자랑할 일은 못 됩니다. 특목고 준비하는 학생들은 평소에는 선행에 집중하다 시험 전 2~3주에만 시험공부를 한데 반해 질문자님은 계속해서 내신대비만 한 것이니까요. 중학교는 막해도 성적이 잘 나오셨다 하셨는데 질문자님께서 내신대비를 철저히 하면서도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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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질문자님처럼 선행 없이, 학원 없이 공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교육 모델이긴 한데, 우리나라가 현실이 이렇다 보니 선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뭐라 할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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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변드리자면

1.과고 시험(두번째 면접)은 점점 쉬워지고 있고, 사실상 중학교 수학 과학 내용 + 약간의 심화만 되어 있다면 풀 수 있을 정도입니다. 면접 문항을 공개하고 있는 학교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세종과고가 있습니다. 세종과고 홈페이지에서 면접 기출 문항을 한 번 보세요. 다만 그것을 보면서 충분히 풀 수 있겠다고 느낄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과 첫번째 면접은 또 별개인데, 첫 번째 면접은 자소서와 생기부 관련 질문과, 중학교 수학 과학 교과 관련 질문이 나옵니다. 다른 건 문제가 없을 것 같고, 자소서에서 수학 과학 관련 탐구 문항을 어떻게 쓰셨는지 모르겠네요. 그 문항을 제데로 쓰지 않았다면 합격은 어렵습니다.

2.선행을 안 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지역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아마 크게 어렵지 않게 합격하실 겁니다. 물론 지역자사고는 운이 작용하겠지만요.

전국자사고의 경우 일단 성적으로 인한 어드밴티지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점수는 공개되지 않고, A인지만 보는데, 지원자 대부분이 올A입니다. 거기서 면접이나 자소서를 통해 가려내는 것인데 합격을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선행 여부를 묻는 질문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적어도 대놓고는 못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소서에 적힌 내용을 기반으로 그와 관련된 개념을 질문할 수는 있겠죠)

3.사실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한데, 질문자님께서는 아무래도 특목고에 대한 욕심이 있으신 것 같네요. 다만 질문자님처럼 선행을 하지 않고 학원을 다니지 않는 유형의 학생들은 특목고에 알맞은 유형은 아닙니다. 지역자사고나 국제고, 지방외고 등은 사실 수준이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으니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과고나 전국자사고의 경우 가시면 내신을 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과고를 예를 들어드리자면 일단 1학기 때 수학 상하를 다나가고 당장 2학기에 미분이 들어갑니다. 과학도 1학기 때 통과를 다 끝내는 데다 거기에 물화생지 중에 몇 개가 들어가고 2학기에는 고급(물,화, 생, 지 중 몇 개)가 들어갑니다. 선행 없이는 따라갈 수 없는 구조고 선생님들도 학생들이 선행을 한 것을 알기 때문에 선행 안 한 학생들에게 맞추어 주지 않습니다. 진도를 나가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기도 하고요. 아마 중학교 때는 선생님이 수학의 경우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선행 안 한 학생들에게 전적으로 맞추어 주셨을 겁니다. 그러나 특목고에서도 그럴 거라고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질문자님의 경우 욕심을 버리고 일반고로 가는 것이 가장 낮습니다. 선행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일반고를 간다고 해도 상위권을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일반고에서는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특목고를 들어간다 해서 대학 진학이 쉬워지지는 않습니다. 일반고나 특목고나 개인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에 대학 진학의 난이도는 다 비슷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과고에서 전체 학생중 상위 5%를 뽑는다고 하면, 대학도 비슷하게 일반고보다 20배 정도 잘 보낸다는 것이죠. 오히려 특목고는 들어간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은 면이 없지 않습니다. 거기다 정부 정책으로 정시가 확대되고, 생기부 항목을 줄이고, 고교블라인드를 실시하면서 오히려 특목고에게 더 불리해지고 있고요.

결국에 대학을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고등학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