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속풀이 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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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 지 1년 된 친구에요

같은 여자요

고등학교 올라가서 이젠 헤어지지만요

학기 초에 제가 걔를 견제했었어요

키도 저처럼 좀 크고요

얼굴도 나름 생겼어요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많고요

지난 학년 동안 계속 반장을 해 왔다해서

이번에 반장 자리를 뺏길까봐 조바심도 냈었어요

뭐, 한마디로 질투였죠

걘 남자친구도 있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남자애랑

자꾸 친해지려 하니까 더 심술이 났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남자애도 웃어주잖아요

전 소심한 성격이라 남자애들 옆에 잘 못 있는데

걘 얼쩡거리면서 자꾸 대화하니까 거슬렸어요

이상하게 자꾸 귀여운 척을 하는 것 같았고

남자친구가 있으면서도 남자애들이랑 웃고 떠드는 게

못마땅해 보였어요

그런 걔가 저한테 고민을 털어놓고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하면서 좀 친해졌어요

친해진 상태에서도 전 아니꼬와서 벽을 쌓아두고 있었어요

겉으로는 좋은 척 하면서요

졸업식 날 편지를 받았었는데

사실 학기 초에 질투했었다, 날 좋아해줘서 고맙다,

뭐 이런 얘기가 적혀있더라고요

그거 보고 진짜 날 의지했구나, 좋아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애가 착하긴 해요

그치만 걔한텐 불만이 많았어서 영 좋지만은 않아요

하는 꼴 보면 꼭 여시같다니까요

목소리도 행동도 톤도 여자애들이랑 있을 때랑

남자애들이랑 있을 때랑 확 차이가 났었어요

누가 툭 치기만 해도 아야! 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기침도 누가봐도 억지로 하는 기침있잖아요

켈롟컭캨ㅌ컥 이런 기침말고

콜록콜록 엄청 연약하게 소리내면서 기침해요

진짜 거슬렸어요

들어라고 하는 건지 혼잣말인지, 추워.. 배고파..

주변 애들 다 더운데 자긴 춥다면서

00아 선풍기 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도 꼭 지가 안 하고 부탁해요

그래놓고선 웃으면서 땡큐~

정말 스트레스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처럼 놀자고 걔가 말해도

선뜻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안 들고요

근데 또 나를 생각해 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전 친구가 가족보다 좋은 사람이거든요

근데 걘 또 마음이 여려서

함부로 사실 너 안 좋아한다 말할 수도 없는 셈이에요

상처 주긴 싫거든요

그렇다고 계속 너 좋아, 친한 척 하기 싫어요

이미지 관리 하는 것 같아서 괜히 찔려요

써놓고 쭉 한 번 읽어보니까 질투 그 자체네요 뭐..

이렇게라도 얘기하니 좋네요

지나가다 그 친구가 안 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