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수학의 분야는 각 분야가 다루는 수학적 대상에 의해 분류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집합론의 경우, 집합을 다룹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다루는 집합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naive한 집합론'이 아닌, '공리적 집합론'을 배운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수학은 엄밀한 논리적 체계로 짜여있다고 했습니다. 즉, 어떤 것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확실히 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일까요? A={x|x∉x}라고 정의하면, A∈A일까요, A∉A일까요(러셀의 역설)? 또는 어떤 사람이 1+1=2가 거짓인 수학 세계를 탐구하고 싶어한다면, 무엇을 근거로 말릴 수 있을까요? 수학계에서는 명확한 기준을 둠으로써, {x|x∉x}는 집합이 아니며, 1+1=2는 참이라는 명백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그 기준이 바로 '공리'입니다. 맨 처음에 몇몇 명제를 아예 참이라고 가정하고 시작해버리는 것이죠. 그 명제들을 공리라고 하고, 그렇게 가정된 공리들이 이루는 수학 체계를 '공리계'라고 합니다.
공리적 집합론이란, 모든 공리를 집합을 이용해 서술하는 공리계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런 공리계는 여러개가 있을 수 있는데, 수학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공리계는 ZFC(체르멜로-프랭켈 집합론 + 선택공리)입니다. 이것을 가르치는 교과서로는 <Jech & Hrbacek - Introduction to Set Theory>가 가장 보편적으로 쓰입니다.
<해석학 분야>
미적분학은 대학에 와서 모든 이과생들이 배우는 과목입니다. 엡실론-델타 논법, 다변수함수의 미적분 등을 통해 고등학교 미적분을 좀 더 엄밀하고 깊게 다룬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1학기때는 미분, 적분, 수열, 급수를 다루며, 2학기때는 편미분, 중적분 등을 통해 2변수 및 3변수함수를 다룹니다. 가장 보편적인 교과서는 <Stewart - Calculus>이며, 우리나라 교재로는 서울대 출판 <김홍종 - 미적분학>이 있습니다.
해석학은 미적분학 과목을 더욱 엄밀하고 깊게 배웁니다. 예를 들면 미적분학에서는 고등학교 때처럼 구분구적법으로 적분을 정의하는데, 해석학에서는 이를 확장한 리만 적분을 다룹니다. 핵심적인 차이점은, 해석학 과목에서는 본격적으로 '함수의 성질'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즉, 해석학 분야에서 다루는 수학적 대상은 함수입니다. 특히 이 과목에서는 실수 집합에서 실수 집합으로 가는 함수들을 다룹니다. 예를 들어서, 미분과 적분이 미적분학 과목에서는 단지 계산에 불과했다면, 해석학 과목에서는 미분 및 적분 그 자체보다는 미분 가능한 함수, 적분 가능한 함수 등등에 초점을 맞추어 이론을 전개합니다.
또한 미적분학 과목에서 다루지 않는 균등연속, 함수열, 균등수렴 등의 새로운 개념과 2변수, 3변수를 넘어 n변수함수에 대한 이론, 그 외 수많은 정리들을 엄격한 증명과정을 통해 배웁니다. 저희 학교 교재는 <Wade - Introduction to Analysis>이고, 이것도 꽤 자주 쓰이는 책입니다. 우리나라 교재로는 서울대 출판 <김성기, 김도한, 계승혁 - 해석개론>이 있으며, 줄여서 '김김계'라고 부릅니다. <Rudin - Principles of Mathematical Analysis>(PMA)라는 아주 어렵고 유명한 책도 있는데, 김김계도 이것과 구성이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실해석학 과목에서는 저희 학교의 경우 측도론(measure theory)을 다뤘습니다. 미적분학과 해석학 과목에서의 적분이 리만 적분이었다면, 실해석학에서는 르벡 적분을 다루고, 그러기 위해 먼저 측도를 다룹니다.
리만적분 가능이라는 조건은 다소 제한적입니다. 르벡 적분은 리만 적분보다 더 많은 함수의 적분값을 계산할 수 있고, 기존의 리만 적분 개념과 충돌하지도 않습니다. 즉, 더 좋은 이론인 셈이죠.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실수의 부분집합의 크기를 재정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적분이라는건 결국 면적이나 부피 등을 재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재정의된 크기 개념을 '측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정의된 적분이 바로 르벡 적분입니다.
실해석학에서는 '적분 가능한 함수'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다루며, Lp공간이라는 것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Bartle - The Elements of Integration and Lebesgue Measure>라는 책을 사용했는데, 보편적인 교과서는 아닌 것 같고, 다른 책에 비해 상당히 쉬운 편입니다. <Folland - Real Analysis>나 <Royden - Real Analysis>가 교과서로 자주 쓰이는 듯합니다.
해석학과 실해석학 과목에서 실수 함수를 다뤘다면, 복소해석학 과목에서는 복소수 함수를 다룹니다. 복소수 함수의 미분과 적분은 실수 함수와 비슷하게 정의되지만, 그 성질이 아주 깔끔합니다. 예를 들어서 열린집합 위에서 미분 가능한 함수는 몇번이든 더 미분할 수 있어서 테일러 급수가 존재하는데, 그 급수는 원래 함수로 수렴하기까지 합니다. 반면 실수 함수는 테일러 급수가 존재한다고 해도 원래 함수로 수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점에서 미분 가능한 함수는 폐곡선 적분하면 반드시 0이 됩니다(Cauchy's theorem).
그리고 Cauchy의 적분 공식이나 유수 정리(residue theorem) 등에 의해 복소적분은 손쉽게 계산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해석학 과목에서의 이론만으로는 구할 수 없었던 실수 함수 적분값을 복소적분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학교 교재는 <Silverman - Complex Variables with Applications>였는데, 입문자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좀 더 어려운 책으로는 <Ahlfors - Complex Analysis>와 <Stein & Shakarchi - Complex Analysis>가 있습니다.
<대수학 분야>
선형대수학은 행렬과 벡터공간, 그리고 선형변환을 다룹니다. '연립일차방정식에서 계수나 상수가 바뀌면 해는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선형'에 대한 직관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선형대수학 책들은 다음과 같이 연립일차방정식을 행렬과 벡터로 묘사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