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대호의 홈런수가 적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양준혁이나 김태균 둘을
합친 것과 같죠. 리그 평균을 생각한다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보다 다들 홈런을 더 치고 있는 것은 스트라잌존, 공 규격의 변화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8개구단 대부분의 투수진이 작년보다 못한 것도
원인으로 들 수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sk, 선수보강이 가장 많았던 lg를 제외한 6개팀의 투수력이 모두
작년보다 약해졌거든요.
한화는 정민철을 제외하곤 대부분 작년보다 부진한데다 구대성은 부상,
롯데는 그나마 에이스이던 손민한마저 부진하고, 두산, 기아, 현대, 삼성은 선발진 붕괴상태죠.
작년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투수들 중에 혹사나 부상 등으로 부진한 선수들이
눈에 띄지만 타자 중에는 부상에서 회복한 김동주, 심정수나 군제대 후 복귀한 선수도
많다보니 작년보다는 투고타저가 조금 완화된 편이죠.
양준혁과 김태균 등은 작년에 특히나 컨디션 난조로 부진했던 걸 동계훈련을 통해서
많이 회복을 한 것도 있고 타격기술 면에서도 향상된 부분이 있다보니 눈에 띄게 성적이
좋아진 경우죠.
그리고 작년의 이대호는 팀 사정상 자기 말고는 제대로 쳐 줄 타자가 없는데다
홈런레이스에 딱히 경쟁자가 없다보니 홈런욕심을 안내고 안타를 만드는데 집중한 반면
올해는 초반부터 경쟁이 불붙다보니 서로들 홈런을 좀 더 의식하게된 것도 있습니다.
원인이 꼭 이거 한가지다...라고 말 할 수는 없는 겁니다.
그리고 2년차 징크스는 신인 때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들이 2년차가 되는 다음 해에
갑자기 난조에 빠지는 것을 말합니다.
신인시절 생소했던 투구폼이나 변화구가 (타자같으면 타격폼의 약점같은 것이)
2년차쯤 되면 어느정도 분석이 돼서 공략이 가능해지는 것도 있고,
1년에 4~50경기 정도만 하던 아마와는 달리 100경기 이상을 하는 프로에서 뛰다보면
체력적인 부담이 많은데 첫 해에 너무 무리하다보니 혹사나 체력고갈 등으로 다음 해에
부진하기도 하는 등 경험적으로 볼 때 2년차 때 많은 선수들이 부진합니다.
이걸 2년차 징크스라고 합니다.
이대호의 스윙이 힘으로 치는 게 아니란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보통 선수의 경우 홈런을 노릴 때 자기가 낼 수 있는 힘을 최대한 짜내서 치곤 합니다.
그러나 이대호의 장타를 노리기 보다는 정확한 타격을 하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워낙에 타고난 체중과 힘이 좋다보니 일단 제대로 맞았다하면 크게 날라갑니다.
힘이 좋다보니 정확성을 위해 힘을 최대한 다 쓰지 않는 거지, 힘을 안쓰는 건 아닙니다.
이대호의 스윙은 기본적으로 다운스윙입니다. 신체중심을 뒤에서 앞으로 옮기면서
히팅포인트를 앞에다두고 빠른 볼을 대비하는 스윙이죠.
하지만 이런 스윙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나 뚝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올 때
대처가 힘듭니다.
보통 선수들은 그래서 변화구면 변화구, 직구면 직구만 노리고 타이밍을 맞추는데
이대호는 기본적으로 직구를 대비합니다. 직구 타이밍에 맞춰 빠르게 방망이를 돌리는데
갑자기 공이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나 떨어지는 스플리터 등이라면 보통은 헛스윙이죠.
하지만 이대호는 무릎이나 손목 등으로 한 타이밍을 죽이고 유연한 허리놀림으로
균형을 잡고 긴 팔을 쭉 뻗어 공이 가는 궤적을 쫓아가면서 밀어칩니다.
이게 말이 쉬워도 되게 힘들거든요. 최준석은 이대호와 비슷한 스윙궤적을 가지고도
유연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헛스윙 삼진이나 병살타가 많이 나오죠.
유연성이라는게 훈련으로 향상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타고나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