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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훌쩍 솔직히 안 하게 되면 무시무시한 것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4-10-21 21:34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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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 친구들 슬슬 결혼하고 하나 둘 떠나감. 옛날처럼 술 먹자고 맘대로 부를 수도 없고, 갑자기 어디 여행을 멀리 나갈 수도 없음. 나와 멀리 여행을 떠날 수 없어도 친구는 내 곁을 멀리 떠남.

2. 약속 걸어도 그 주는 딸내미 가을 운동회야, 언제는 아들 고등학교 입학식이야, 또 어느 날은 결혼기념일 외식이야, 또 또 어느 날엔 크리스마스니까 같이 시간 보내려고, 다시 시간 지나 어느 날은 아들 입영식이야 등등 이 같은 답변만 돌아오고 친구랑 약속 평생 못 잡음. 연락도 당연히 뜸해짐.

3. 일 끝나고 집에 가도 혼자 사는 집의 적막과 고요함만 남음. 나가기 직전 모습 그대로 변한 게 없음. 반겨주는 이 하나 없고, 나가기 직전 불 끈 거실이 캄캄하기만 함.

4. 다른 집, 친구 집은 저녁상 차려놓고 부인 자녀 다 같이 떠들썩하게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고 뭐가 재밌었는지 이야기 함. 나는 대화할 사람도 없고 혼술하며 적막을 안주 삼을 수밖에 없음.

5. 갑자기 아파도 바로 병원 데려다주거나 간호해줄 사람도 없음.

6. 결혼을 안 하니 돈이 남아돈다지만 저녁마다 아무리 게임을 하고, 영화를 봐도 이상하게 뭔가 채워지지 않음. 조금도 즐겁지 않음.

옆집 부부가 영화관에 자녀 데려가서 띠니핑 영화 보고, 저녁에 마리오 플레이하는 걸 봄.

분명 내가 보는, 내가 하는 것보다 훨 유치한데 훨 재밌어보임.

뭐지? 왜지?

7. 고립됨. 진짜 고립됨.

부모님은 슬슬 돌아가실 것 같음. 친구들은 자기 가족 챙기느라 나에게 관심 없음.

난 혼자임. 정말로, 진심으로 혼자임.


20대 시절을 돌아봄. 디시 조물딱거리며 한녀 욕하고 비하한 내 자신이 보임.

재산분할로 남자가 퐁퐁? 애당초 재산분할로 여자에게 다 떼어먹힐 재산이 내게 있었나?

여자를 만나본 적이 없는데 왜 나는 그동안 여자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증오를 갖고 있던 거지?

도대체 왜?

그 추악하고 더러운 한녀랑 결혼한 내 친구들은 왜 저렇게 행복하지?


혼자서

그렇게

썩어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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