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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장애인들이 겪는 고충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1-12-20 15:25 댓글 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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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장애인들이 겪는 고충 -cboard

 

장애인 시위 글을 보고 쓰는 글이긴 하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시위가 옳은가'에 대해 논할 생각은 없음.

 

그냥 대학생활하면서 봉사활동이나 장애인센터 교내근로를 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

장애인도, 사회복지 전공도, 전문가도 아니지만 그냥 내가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들은 장애인 복지의 부족함을 적어보고자 함.

 

내가 이 이슈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건 장애인/일반인 구분 마저도 갈라치기와 혐오로 분열되고 있다는 것임

그리고 그 근본적인 해결책은 상대편의 입장을 이해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고충들을 겪고 있구나 라고 가볍게 읽어줬으면 함.

 

 

0. 상황

대학생 때 장애학생지원 센터에서 근로를 한적이 있음.

40대 대학원생 형이었고 손가락만 겨우 까딱거릴 수 있는 중증장애인이었음.

할머니 뻘인 어머니와 기숙사 1층에서 함께 사시는데 어머니 힘으로는 침대에 눕히지도 휠체어에 앉히지도 못해서 아침저녁으로 그거 도와줬음

컴퓨터 앞에 앉히고 마우스 위에 손을 올려주면 그걸로 책도 읽고 논문도 쓰고 그렇게 생활하심.

굉장히 착하셨고 난 돈받고 일하는건데도 최대한 피해를 안주려고 했음.

 

1. 이동권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음.

몸이 갑자기 안좋아져서 119를 불러 담당병원으로 갔는데 앰뷸런스에 전동휠체어를 실을 수 없어서 기숙사에 두고 왔다는 거임.

퇴원할라면 휠체어가 있어야 된다고 휠체어를 나보고 그 병원까지 가지고 와달라는 거였음.

그러면서 병원까지 와야하는 길을 상세하게 알려주셨음.

 

내가 생각하는 가장 빠른 길로는 절대 안되더라

학교에서 길도 무조건 큰 길로 가야되고 지하철을 타고 와야되는데 30~40분이면 가는 걸 쭉 돌아서 2번 환승해서 와야된다고 하더라.

그냥 내가 아는 길로 가면 안되냐고 하니까 그 환승역에서 절대 못온다고 그러더라구.

 

맘같아선 타고 가고 싶었는데 아는 사람 만날까봐 컨트롤러로 운전하면서 끌고갔음..

휠체어로만 갈 수 있는 길도 그렇고 엘레베이터에서, 지하철 타고 내릴때도 진짜 쉽지 않더라. 그냥 가면 30분 거리를 한시간 반걸렸음

 

2. 복지 시스템

장애인 복지를 위한 공공전달 체계는 각 부처가 담당 업무를 중심으로 단편적인 서비스만 제공해서 어쩔 수 없는 사각지대가 생김.

예를 들어 지자체에서는 생활비를, 학교에서는 학습을 위한 환경을, 병원에서는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지만

개인의 생활을 봤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부족한 점이 생김.

 

내가 맡았던 형은 기름진 음식을 소화 못해서 가숙사 밥을 먹을 수 없었음.

그래서 어머니가 1시간 거리에 있는 본가에서 음식을 해서 가져왔음. 그 시간동안 자리를 지키는게 우리 근로였는데 이것만 해도

근로 규정인 월30시간을 초과했음.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한번씩 가서 침대에 눕히기, 휠체어에 앉히기를 해줬어야 됐음. 근로 초과시간읕 봉사활동으로 인정됐음

명절땐 집간다고 못할 거 같다고 하니까 알겠다더니 돌아와보니 기숙사에 지나가는 학생 붙잡고 부탁했다더라.

 

근로센터가서 이거 말도 안된다고 사람을 더 붙여주던지 근로시간을 더 인정해주든지 해달라고 매주 찾아갔는데

우리 근로는 그 분 학습을 도와주는 거지 생활을 책임지는 게 아니라고 우리보고 어머니랑 그 형님의 부탁을 거절하라드라.. 

맞는 말이라 반박은 못하고 버티고 버티다가 내 생활이 피폐해져서 못하겠다하고 때려쳤음.

 

3. 약값 비보험

그냥 어머니 피셜임. 그 형님은 약을 자주 먹었어야 됐음. 정확히 무슨 약인지는 모르고 그냥 시키는 대로만 챙겨줬음.

몇가지는 비싼거니까 시간이랑 정량이랑 꼭 잘 맞춰달라고 신신당부하더라.

어머니가 주말에는 호텔 같은데 가서 청소 하는 일을 했는데 보험되는 약은 효과가 잘 없다며 원하는 약이 비보험이라 돈 많이 나간다고 일하러 가는거였음.

 

 

 

나도 화많이 났었어.

나는 근로 외 내 시간 더 희생하면서 도와주는데

어머니가 '너는 당연히 우리를 도와줘야 해' 같은 뉘앙스로 말하길래 다른 사람 찾으라고, 이런 일 할 수 있는 대학생 없을 거라고 막말도 했고

어머니 나간 사이에 형님이 설사하고 휠체어 타고 흘러내려서 바닥에 싸지른거 신문지로만 다 닦았으면서 현타 쎄게 와서는 친구들이랑 쌍욕하면서 썰도 풀고 그랬는데

그만두고 나니까 그분들은 그 불편함이 일상이고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조건인데 이런 상황들이 곳곳에 많이 숨어있을 거라 생각하니까 안타깝더라.

 

이후에 장애인식 개선 관련된 공모전 같은데서도 여러번 참가해서 입상하고

지금은 성공해서 내 몸뚱아리 말고 실질적인 영향력으로 도움을 주자고 다짐하고 졸업하고 공부하면서 지내고 있음.

 

 

첫문단에서 말한거처럼 '그래서 남한테 피해를 주면서 시위하는게 맞냐고' 물어보면 할말 없다.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내 삶이고 내 출근시간에 피해를 준 이상 내 입장에선 옳지 못한 거고, 저 사람들 삶은 결국 자기들이 책임져야 하니까.

그런데 타인이나 사회, 국가의 복지 시스템 없이는 최소한의 생활도 이어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우리 눈에 보이진 않지만, 또 이제 보이기 시작했지만 꽤 많이 있다는 거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 써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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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맛집 profile_image 작성여부

어차피 내가 입은 피해만 생각하는놈들이 대부분이라 어필할라면 욕먹는거 싹 씹고 계속해야함

사단장 profile_image 작성여부

너는 당연히 우리를 도와줘야한다 라는 늬앙스는 좀...

ALM profile_image 작성여부

착한 개붕추

오리가얼면언덕 profile_image 작성여부

병이 좀만 마이너한 거면 약값 오지게 나감... 나도 가족 약값으로만 1년에 3000 넘게 나감 ㅠㅠ

삣삣쭈 profile_image 작성여부

착한 개붕 추2

트리오브세이비어 profile_image 작성여부

내가 만난 장애인들도 마인드도 대부분

트리오브세이비어 profile_image 작성여부

장애인들 트롤링 하는거 왜케 쉴드글 많이 올라오냐?

대구사람 profile_image 작성여부

본인 권리 찾기전에 남 권리 박살내는 시점에서 욕쳐먹어도 할말없는건데 옹호하는애들보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함.

혼돈왕김혼돈 profile_image 작성여부

마음아프게도, 장애인 자식 가지신 부모분은 강제적으로 뻔뻔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음. 내가 아무리 이전에 염치를 알고 남한테 피해 안끼치고 살던 사람이었다 해도.........

bamchi profile_image 작성여부

실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 해본 경험 있는 사람들은

공대출신 profile_image 작성여부

이기적인 애들 투성이라 안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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