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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을 탈출하지 못한 비행사의 비참한 최후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3-07-26 20:04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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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밤, 운석과 충돌한 무언가가 중력에 이끌려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


운석에 충돌한 여파 때문인지, 각종 부품이 분해되어 곳곳으로 흩어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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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에 떨어진 것의 정체는 호코타테 행성의 우주 비행사 '캡틴 올리마'


그가 눈을 뜨자 펼쳐진 풍경은 너무나도 낯설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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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우주 비행 도중 우주선이 운석에 충돌했다는 것,


우주선을 고치기 위해서는 이 행성 이곳저곳에 흩어진 부품들을 찾아야 한다는 것,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 행성에는 유독성 기체인 '산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


조금이라도 산소를 들이마시면 목숨을 잃는 것은 분명했고, 생명유지 장치의 남은 기간은 단 30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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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정보가 없는 행성에서 살아남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도 올리마는 움직여야만 했다.


어떻게든 이 행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돌아다니던 중 세 개의 다리가 달린 생명체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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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생명체는 빨간 무언가를 내뱉어 땅에 심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올리마는 나뭇잎이 달려있는 빨간 심지를 잡아당겨 뽑아내는데, 그 순간 사람의 형태를 한 생명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 생명체는 공격성을 띠지 않았다, 오히려 알에서 갓 태어난 오리처럼 자신을 주인으로 여기며 따라다니고, 각종 행동을 도와주는 조력자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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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아는 게 없는 이 오지에서 자신을 따라주는 생물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호재였다.


올리마는 '이 생물들과 함께라면 우주선의 부품을 다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샘솟기 시작했다.


이 인간형태의 생물체들은 고향에서 먹던 '피크피크 당근'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을 생각해 '피크민'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피크민을 생산하는 식물인지 동물인지 애매한 생물체는 똑같이 '오니용 양파'와 비슷하다는 점을 연관시켜 '오니용'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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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젤다 등에 가려져 인지도는 낮았지만, 20년 넘게 시리즈를 이어온 장수게임 '피크민'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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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진행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병뚜껑 모양의 열매인 펠렛, 혹은 동물의 사체를 오니용에 가져가면 이것을 양분 삼아 피크민을 탄생시킨다.


이렇게 많은 피크민을 모아서 30일 동안 우주선의 부품을 모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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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성의 피크민은 각종 토착생물들에게 먹이로 인식될 정도로 먹이사슬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었는데,


올리마는 이 피크민들을 지휘해서 오히려 원주 생물을 사냥해 새로운 피크민의 탄생 양분으로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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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피크민들은 크고 무거운 우주선 부품을 들어서 옮기는데에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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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평화로우면서도 아기자기한 분위기 속에서 우주선의 부품을 모두 모으게 되면, 올리마는 성공적으로 탈출에 성공하게 되고


피크민들 또한 올리마의 가르침 덕에 원주생물들과도 맞서 싸울 용기와 힘을 얻게 된다.


최종 보스까지 잡아 퍼펙트 엔딩을 달성하면 위의 움짤처럼 피크민들이 올리마를 배웅 나오면서 감동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노말 엔딩을 달성할 경우 올리마가 성공적으로 탈출하는 것은 똑같으나 피크민들은 고향 행성에 남는 차이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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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출처 : https://youtu.be/rFAI6lj5YYk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엔딩이 하나 더 있다.


앞선 두 가지의 엔딩은 '우주선의 부품을 다 모아 정상적으로 우주선이 작동되었을 때'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엔딩인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선의 부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해 고치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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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민 1에는 하루가 지날 때마다 올리마가 기록하는 조난 일지가 있는데, 게임의 진척도에 따라서 일지의 내용이 조금씩 바뀐다는 특징이 있다.


조난 일지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 것,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아내와 식사를 함께 했다는 것 등으로


올리마는 가족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참된 가장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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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부품이 수월하게 채집되지 못해 자신의 생존 가능성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음에도,


올리마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어떻게든 탈출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잡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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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조난일지 내용은 점점 비관적이고, 우울하게 바뀌어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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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루트에서 올리마는 피크민들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무런 말 없이 두 눈만 동그랗게 뜬 채,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는 모습이 그의 입장에선 기괴하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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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시간은 단 4일, 가족만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고쳐잡던 그의 의지는 단 하루만에 꺾이고 말았다.


그도 이제는 알고 있었다. 행성을 탈출할 수 있는 데드라인은 한참 지났다.


그에게 다가오는 것은 가족이 아닌 죽음의 공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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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0일은 다가오고 말았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우주선을 출발시킨다.


허나 우주선은 직선적으로 쭉쭉 뻗어나가지 않고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처럼 기우뚱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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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가늠이 가지 않는 얼굴로 올리마를 주시하기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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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은 대기권도 돌파하지 못한 채로 추락해 올리마 대령은 사망한다.


이후 스코어보드가 출력되며 게임은 배드엔딩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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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은 잠시 암전되었다가 컷신이 재생된다.


사망한 올리마의 시체를 피크민들이 오니용으로 들고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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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그대로 던져올려 오니용의 양분으로 공급한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니용에서 '올리마의 머리였던 것'이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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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새로운 피크민이 탄생한다.


올리마를 던져올린 피크민들은 의아하게도 짙은 음영처리가 되어있어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뭔가 찜찜한 느낌을 받게 한다.


피크민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단순히 올리마와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아니면 올리마의 시체도 다른 행성 토착생물들처럼 단순한 양분으로 보였을까?


이유가 무엇이든, 피크민들은 자신들의 고향에서 올리마와 함께 영원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게임을 종료했으나, 순간 소름돋는 가설이 플레이어의 뇌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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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민이라는 것은 애초에 이 행성의 토착생물이 맞는걸까?

올리마 피크민처럼, 본래는 피크민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피크민으로 재탄생 된 것은 아닐까?





배드엔딩 생존일지 1일~30일차 보기 ->



내가 피크민을 해본건 아니라서 글에서 고증이 이상하거나 내용이 뒤틀려있다거나 하는게 있을 수 있음










닌텐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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