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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광주도시개발 이야기.feat 1호선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3-04-17 15:04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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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끔 실베 올라와서 들어와보는데 광주 이야기가 보여서 글 한번 써봄.
내가 광주 토박이는 아니여도 그래도 나름 꽤 오래 살아서 대충 내용 정리는 될거임.

정리하자면, 도시철도 계획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었음. 도시계획에 알맞게 제대로 설계 되어있었는데
문제는 아무도 예측 못했던 '인구 감소'로 도시개발계획대로 안 굴러가면서 도시철도도 같이 망해버린거임.

80년대 광주도시계획은 어디까지나 당시 인구증가율을 반영해서 계획된거임.
지방자치제가 아니였으니까, 당연히 도시계획도 중앙정부 주도하에 이루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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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가운데 광주공항과 상무대 등 군사시설 보호 목적으로 텅 빈 중앙을 제외하면

기존 광산군 시절 남아돌던 평야지대와 광주 원도심 북부 평야가 전부 택지개발계획을 잡혀있었음.


그래서 만약 기존 도시계획대로 광주가 개발만 되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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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5개 호선으로 충분히 수요를 분산시키는 열차 노선이 지어졌을거임.

보다시피 1호선은 당시 최대 수요처였던 광주 원도심 - 상무신도시 - 기존 송정시 - 평동 산업지구(광송가도)를 횡으로 잇는 노선

2호선은 기존 광주 원도심을 종으로 가로지르는 노선

3호선과 4호선 5호선은 신규 개발 예정인 신가 신창 일곡 등등등 택지지구를 순환하며 기존 노선에 연계되도록 계획되어 있었음.


그러니 당연하게 1호선은 기존 최대 수요처였던 원도심 - 상무지구(신도심) - 송정을 잇는 노선으로 개발될 수 밖에 없었고

그게 맞는거였음. 신도심을 지었다고 구도심이 망할거라는건, 당시 8090년대에는 예측이 불가능한 일임.


일산 분당 평촌 등등 엄청난 택지지구를 때려박았다고 서울 인구가 줄어들지 않았던 것 처럼

당시 전라도 인구를 흡수하다시피 하던 광주에 택지개발 좀 다른곳에 했다고 원도심이 쫄딱 망할거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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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에서 지금 당장 지하철을 지어야한다면, 초록색 원으로 가는게 맞겠음 아니면 빨간색으로 가는게 맞겠음?


언제 개발될지도 모르는, 택지지구에 1호선을 꽂았다? 그게 더 말이 안 되지 않나?

택지개발이 되려면 한참 남았던데다가, 계획대로라면 돈 들여 지어놓고

몇년동안 공기수송이나 하면서 가장 막히던 금남로쪽 수요는 하나도 분산 못 시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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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까지만해도 광주 서북부에 지어진 대규모 택지지구는 운남지구밖에 없었음.

지하철 노선은 이미 결정되고도 남을 시기였고, 애초에 운남 하나만 보고 노선을 틀 수 있는 상황도 아니였음.


여기서 아까 유동친구가 왜 송정권이 아니라 저쪽을 개발했냐고 하던데, 송정은 이미 개발할 수 있는만큼 개발되어있는 상태였고,

남서쪽으로는 이미 평동공단이 들어차는 상태였음.


당연히 저렴하게 주택공급폭탄을 투하하기 위한 조건에 알맞는 저렴한 토지가격 + 넓은 평야를 충족한건 운남쪽이였고

오히려 서북부 신도심 중 원도심에 굉장히 가깝게 조성된게 운남지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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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운남지구는 대규모 주택공급에 이어 광주공항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음.

광주공항 북부평야가 뻥 뚫려있어서 1기 신도시 개발때 일산과 동일한 개념으로 지어졌는데

평야를 가로지르는 횡축대로 남쪽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를 일렬로 배치해두고, 학교를 종축 대로와 연계함과 동시에

아파트 단지 남쪽에 학교를 배치해뒀음. (학교는 유사시 대피소 또는 야전지휘소로 용도변경이 용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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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잔재가 바로 운남지구 북서쪽에 위치한 주공단지 외벽에서 보임. 유사시 공병얘들이 와서 함마나 카타로 깨면 바로 중화기 배치가 가능함

그리고 번외로 그 위쪽에 들어선 수완지구는 북괴군이 이미 약체화 된 뒤라서 뭐 그런 의도는 없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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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모르게 저렇게 큰 '전망대'가 대로를 향하고 있고, 주변 아파트들도 도심 종축대로를 에워싸서 보고있음.

뭐 대부분 신도시들이 그렇다지만 왜 '전망대'가 굳이 북쪽을 향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럼


아무튼 말이 중간에 좀 샜는데, 결론은 서북부에 동떨어지게 지어진건 대규모 택지공급도 있었지만 광주공항 보호목적도 있었음.

애초에 당시 중앙정부에서 도시 계획하는 사람들이 뭐 야갤러나 모아둔 곳도 아니고 당대 최고 국가 엘리트들인데;;


생각없이 거기에 택지개발을 했을리가 없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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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하남 운남 신가 신창 수완이 연달아 들어서면서 광주 서북부가 미친듯이 성장했고, 기존 정주여건보다 우수한 신도심으로 인구가 몰리는건 당연했음.

그런데 문제는 개발로 인구수요를 충당까지는 했는데, 그 수요가 새로운 수요가 아니라 광주 원도심 수요였다는거임.


도시 계획할때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인구는 늘어나니까 신도심에 인구가 분산되어도 꾸준히 구도심에 수요가 들어찰거라는 계산이 있었음.

그러니 신도심으로 인구가 몰려들었으면 기존 원도심을 채웠어야했고, 그 원도심 수요가 유지되었어야했는데...


지방 인구가 슬슬 줫박으면서 당연히 예전같은 수요는 나오지 않았고, 원도심에서 신도심으로 이주한뒤 원도심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함.

게다가 생각보다 1호선이 지어지는데 오래걸렸고, 그 동안 원도심 멸망 말고도 여러 변화가 생겼다는거임.


가장 지적 많이받는 광천터미널 미경유 문제는, 오히려 당시로서는 타당했음.

광천 터미널은 당시에는 생각보다 수요가 낮았고, 오히려 전라도 각지에서 몰려드는 양동시장쪽이 수요가 넘쳐났음.

게다가 당시 광천 터미널 위치를 생각하면 노선을 변경해야하는데, 이미 설계까지 다 끝난 노선을 착공 이전에 변경한다?

그 돈 어쩔? 이였는데


광주 서북부가 떡상하고 무진대로쪽이 같이 크면서 기존 금남로가 사망하고 광천쪽으로 상권이 싹 옮겨져버림.

그러니까 원래 그쪽이 클거라고 예상을 못했고, 크더라도 원래 있던 곳이 망할거라 예상을 못했는데 망함.


이미 인구는 신도심쪽으로 빠지는 상황에서 도청까지 목포로 빠지면서 원도심은 스트라이크 쳐맞고 진짜 죽기 시작했고

그 결과 1호선의 목적인 금남로 수요 분담에서 금남로 수요가 작살나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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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무안국제공항이 들어서고 광주공항이 사실상 유령공항이 되면서 공항역도 망함.

기존 수요 작살 + 남광주역 폐역 + 공항 사망 + 상무신도시가 계획대로 개발 안됨


크리티컬 콤보맞고 1호선이 구제불능이 된거임.

이게 짓기 전에 터졌으면 매몰비용 감수하고서라도 변경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야속하게도 딱 개통할때쯤 이 꼬라지가 나버림.


그러니까 도시계획에 따라 1호선의 '목적'에 맞게 설계되었지만,

도시계획 설계대로 '도시가 동작을 못한' 상황인거임.


원래대로라면 광주서부 광주동부가 반반으로 나뉘어 거길 이어주는 수요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도넛마냥 다핵화 도시가 되어버리고,

그 도넛 아래만 이어주는 노선이 되어버리니까... 잘 될 수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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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도 2호선 자체는 수요가 이미 잇는곳에 그어놨으니까 수요부족 문제는 안 생길 것 같은데...

이번에는 반대로 수요에 비해 부족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내심 드는건 어쩔 수 없는거 같다.


+) 첨언하자면 내가 광주 내려올때부터 들리던 2호선은 내가 광주를 떠나는 내년까지도 개통 못 보고 떠날거같다.



모노레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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