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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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여행을 갔다
01. 03
(필름카메라 갤러리에 폰카사진을 올리는 악마적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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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진만 올릴까 하다가 그래도 어디에 여행기 남기고 싶어서 아주 간략하게나마 적음
기본적으로는 다 필름 카메라지만 단순 기록용으로 폰카로 찍은 것도 아주 조금 있음
폰카로 찍은 건 제대로 명시해뒀으니, 부디 넘어가주길
*
필름카메라는 [롤라이35s],
현상업체는 [중앙칼라] 후지 스캔
태안에 왔다
왜 태안인지는 나도 몰것다
여행 바로 전날에 결심에 계획까지 세워서 빈틈이 많다
주 목적은 바다에서 KGB 레몬 병맥주를 마시는 것
도착하자 마자 한 건 거의 다 쓴 필름을 소진하는 거였음
한 5장 정도 다 찍고 소진됐는데
가장 쓸만한 마지막 사진이...
필름은 적당히 아낍시다
태안 버스터미널에서 신두리 해안으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의 사진
신두리 해변 도착!
나는 이런 피사체가 좋아
도대체 뭐하는 데 쓰는 건지는 몰것는데
피사체로서 너무 완벽해...
의도와 기대대로 나와줘서 너무 좋다
여기가 신두리 해변
(폰카)
이 여행의 메인 목적인 '겨울 해변에서 KGB 레몬 병맥주 마시기' 달성!
이유는 나도 몰것음...
그냥 예전부터 한 번쯤 그러고 싶었음
살인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저택
위의 모래도 그렇고 나는 이런 '패턴의 질감'이 좋아
필름 교체 후 햇빛 노출된 필름 소진 중 한 컷
전에 갤에서 이런 필름의 저 경계가 불꽃같아서 이쁘다는 글 있었는데
이것도 이뻐서 올려봄
소진 컷 3장 째
소진 컷은 내 발을 피사체로 찍는 전통이 있습니다
위 두 사진의 차이점을 알겠음?
물론 위는 초점이 안 맞고 아래는 초점이 맞음
왜 이렇게 찍었냐면 거리를 잘 모르겠어서 두 번 찍음
하나는 무한으로 하나는 6m로
목축식 쓰니 익숙해져야 하는데 항상 원경만 찍다보니 확신이 없다
그래도 저건 6m라고 생각했음
맞췄어!
(폰카)
새해라고 이런 낙서들 많더라
대부분 연인들이 쓴 하트 그런 거였는데
그 위에 오줌 싸려다 참았음
저 통에서 물이 숨뿡숨뿡 나오면서 바다로 흘러가던데
뭐지
사실 굳이 신두리 해변에 온 건 사막, 즉 해안 사구를 보고 싶어서였음
처음에는 분명 사구가 좀 있긴 했어
근데 시발 안으로 들어갈 수록 잡초밖에 없더라?
분명 그 아래에는 모래가 있겠지만 눈에는 전혀 안 보였다
걍 초원이었어...
기대 잔뜩했는데 실망함...
너비는 쓸데없이 엄청 넓더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
내가 의도한대로 찍힌 것도 있지만
오른쪽의 너무 완벽하게 장식했어
정면으로 찍는 거 은근 힘들더라
사실 정면도 아니고 좀 기울었는데 비겁하게 보정했어...
사실 보정한 사진들 많음...
기울기랑 자르기만 손댔긴 한데
이것도 특히 좋아하는 사진
의도 이상이야
다시 태안으로 돌아와서 뼈다귀 해장국을 먹었습니다
진짜 조나 맛있었다
뼈다귀 해장국은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
올림푸스에서 마신 넥타르가 사실은 뼈다귀 해장국 국물이 아닐까
이렇게 첫째날은 끝... 나야 되는데
원래 첫째 찜질방에서 자고 둘째 모텔에서 잘 계획이었음
둘째날이 덜 걷고 셋째날 등산이거든
근데 태안 내 모든 찜질방을 전부(2 곳) 돌아다녔는데 다 찜질방은 영업 안 하더라...
그래서 아직 법으로 금지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정읍은 또 하더라???
암튼 피같은 5만원 내고 모텔에서 잤어 (인생 첫 모텔)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딸치고 샤워 두 번하고 수건 있는 거 다 쓰고 잤어
커피랑 티백도 가져왔어 (두 개)
침대에서 빵도 먹었어
아키바 메이드 진짜 존나 재밌드라
01. 04
둘째날은 태안 아래 안면도에 있는 쥬라기 박물관에 갈 예정
사실 존재도 몰랐는데 태안 주변에서 볼 거 있나 찾아보다 공룡 박물관 있길래 이건 못 참지 하고 결정함
암튼 버스를 타고 박물관 코앞까지 갈 계획이었는데...
네이버 지도 앱에서 보여주는 시골 버스 정보는 믿으면 안 된다
1시간 걸린다고 해서 생각없이 있다가
40분쯤에 폰으로 내 위치 확인해보니 시발 박물관을 한참 지나쳤더라?
심지어 걸어서 한 시간 거리?
막히는 게 없으니까 시골버스는 예정보다 훨씬 빨리 도착하는 거 같음
말 나온 김에 하는 얘기인데, 계획 짜면서 버스가 제일 골치였어
대도시처럼 버스가 많은 것도 아니고 같은 번호의 버스가 정기적으로 다니는 게 아니라,
버스 자체도 적은데 번호가 같은 버스가 다 별개로 다니더라?
아니 노선은 같은데 배차 간격이 무관하다고 해야하나...
아마 인구감소에 대한 유연한 대처겠지
실제로 그 적은 버스를 타면서도 사람들 그렇게 많이 못 봄...
잡설이 길었네
암튼 내가 버스에서 내리자 버스는 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다시 되돌아갔고 (ㄹㅇ그랬음)
나는 남아서 사진을 찍었어
그런 점에서 잘못 내려서 다행이기도 함
마음에 드는 사진 좀 건졌거든
전통
의무소방이었을적, 막 롤라이를 쓰기 시작했을 때 배 사진을 찍었던 영향인지
나는 왠지 배 찍는 게 좋더라
그것도 이런 바닷가 마을의, 뭐가 덕지덕지 쌓여서 뒤엉킨 배
윗 부분을 자른 사진인데, 지금 보니 우상단의 저것도 안 보이게 좀 더 자를 걸
안면도가 두 개로 나눠져있고 내가 내린 곳은 박물관이 있는 곳 아랫 부분임
그래서 저 다리를 올라야 했는데...
진짜 존나 높더라
고소공포증 있는듯... 너무 무서웠어...ㅠ
무서워도 사진은 찍어야지
다리에서 내려온 직후 보인 거대 바위
바닷가 한 복판에, 거대한 등치에, 머리에 침엽수 하나 인 것이
신선같았어
그리고 계속 걸어서 쥬라기 박물관 도착했어
진짜 네이버 지도대로 딱 1시간 걸리더라
박물관 사진도 올리고 싶은데, 죄다 폰카에 길기도 하니
공룡갤에 올린 글로 대체함
공룡 좋아하시는 분들이면 꼭 가보셈
근데 자차 없으면 하루종일 버스 타야 함
이유는 모르겠는데 쥬라기 박물관 한 쪽에 이런 게 있더라
옛날 자동차들이 6개 정도 모여져 있었음
포드도 있고 딱정벌레차도 있고 군용 트럭도 있고
분명 전체샷 찍은 거 같은데 없네...
쥬라기 박물관 다 봤으니 가야지
루트는 박물관 앞 정류장 - 안면도 정류장에서 환승 - 원산도에서 환승 - 보령 도착 - 기차로 익산에서 환승 - 정읍 도착인데...
안면도-원산도 버스가
네이버 지도에서 나온 정류장보다 한 참 먼 곳까지만가더라...
그래서 또 존나 걸었어
원래대로라면 2일차는 공주님마냥 차만 타고 다녔어야 했는데... 왜 존나 걷냐...
(폰카)
원산도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심상치 않은 건물을 발견
오래전에 폐교한 중학교같음
시간도 있고 해서 호기심에 들어가봤다
(폰카)
모범생만 있지는 않았나봐
(폰카)
사진으로는 잘 안느껴지겠지만 진짜 존나 무서웠다
특히 시간도 6시 넘어서 어두워질 무렵인데
모든 게 난장판에 아무도 없는 낡은 학교에 혼자 복도를 걸어다니는 게 엄청 쫄리더라
쫄보라 필름 카메라로 찍을 생각조차 못 했음
2층 건물이었는데 2층까지 가는 건 너무너무 무서워서 걍 나왔음
근데 버스 올 때까지 40분 남았더라???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
(폰카)
2층은 더 무섭더라
뭔가 깊숙히 들어가서 그런가
옥상도 가봤는데 문은 다 깨져있고 계단 난간도 없어서 위험했어
참고로 화장실은 바깥에 있었는데 문도 없이 칸만 나눠져 있었고 쪼그려 싸는 식이었음
근데 문은 폐교하고 해체됐을 거야 아마
사진 더 찍었는데 더 이상 폰카 올리면 안 될 거 같아서 여기까지
이제 폰카는 더 없음 사실 글도 거의 다 끝났어
암튼 폐교 탐방 끝나고 버스 기다렸는데
또 버스가 예정과 달랐는데 좋은 쪽으로 달랐어
노선에 없는 버스가 예정 버스보다 빨리 왔어
그리고 보령에서 기차 타고 익산 가서 기차 타고 정읍 갔습니다
걸린 시간이 대기 시간까지 합해서 3시간은 걸린 듯
박물관 구경을 2시간 하고 10시간 동안 걷고 버스타고 기차탔다
원래는 상술한대로 등산을 위해 모텔을 갔어야 했는데
정읍역 바로 앞에서 스카이 찜질방이 너무 존재감을 빛내고 있었고
첫째날에 모텔 간 게 억울해서 찜질방 갔어
목욕탕 청소중이라 했는데 다행이 메인 온탕들은 끝나있더라
목욕탕에서 목욕한 게 몇 년만인지...
푸욱 삶고 나왔다
그리고 찜질방에서 야마노 스스메 4기 4화까지 보고 잤음
지금 생각해도 4화가 총집편인 건 시발 이해할 수가 없네
보면서 기억 되새기고 무척 좋긴 했지만
암튼 바로 옆 아저씨가 미치도록 코를 골아서 네다섯 시간밖에 못 잠
이틀 동안 쌓인 피로와 부담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읍니다
01. 05
6시 반에 일어나서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버스타고 내장산 도착
눈 안 쌓인 줄 알고 방설 대책 없이 갔는데 눈 좋나 쌓였더라
ㅇㅇ좆댔음
내장산 사진들
사실 더 찍었는데 새 롤에 있어서 현상 못함
근데 애초에 그리 많이 안 찍었음
특별히 절경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적어도 난 못 봄)
단순히 존나 힘들어서 찍을 겨를이 없었다
자세한 건 등산 갤&야마노 스스메 갤에 올려놓음
이상이 3일간의 여행기였습니다
여행한 것 자체는 도서관 자리 빠질 때까지 시간 보내는 겸사, 그냥 여기가 아닌 곳으로 가고싶어서 였음
좋았는지 나빴는지 몰것다
사실 이런 건 항상 몰라
그래서 걍 덤덤해졌어
결국 나는 뭔갈 하는 건 그게 좋아서 한다기보다는, 그냥 뭔갈 하고 싶어서 하는 느낌인 거 같아
나중에 또 어딘가로 가겠지
필름을 3.5롤 정도 썼는데 50장 정도 건져서 기부니가 좋다
3분의 1 정도면 높은 숫자지
음... 네... 그렇다고 그냥....
어.... 끝.
필름카메라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