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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10월 여행기 10. 폴란드 아우슈비츠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2-11-04 10:14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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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2022년 8월~10월 여행기










본인은 여행루트를 설정할 때


큼지막하게 어디 들르면 뭘 한다 이렇게 굵직한 것들만 정해놓고


루트를 선으로 연결하고, 세세한건 그때그때 정하는 편임


그리고 폴란드 크라쿠프를 들른다고 정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은 바로 아우슈비츠 수용소 방문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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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는 크라쿠프 버스터미널에서 오슈비엥침 간다고 하면 몇번 정류장 가서 타라고 알려줌


참고로 오슈비엥침은 폴란드식 지명이고 아우슈비츠는 독일식 명칭이라고 함


보통은 현지 발음으로 말하는 게 맞지만, 아무래도 이쪽은 아우슈비츠라는 명칭이 훨씬 유명하니 그쪽으로 가도록 하겠음


아우슈비츠는 가이드투어와 무료 자유투어 두 가지로 나뉜다던데


내가 갔을 때는 가이드투어밖에 안 된다고 해서 그냥 영어 가이드투어로 결제해서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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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하면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표어


아르바이트 마흐트 프라이


노동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 라는 뜻이라는데


하지만 실제로 그 당시의 수감자들은 노동을 하면 할 수록 죽음에 가까워졌을 뿐이니


정말 기만적인 표어라고 할 수 있음


물론 고통스러운 이승을 떠나게끔 죽음이라는 자유를 주었다 라고 하면 할 말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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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내부의 모습


건물들 사이를 가로질러 가는 동안


가이드의 설명을 제외하면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음


100년도 채 지나지 않은 그런 일들이 일어났던 곳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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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에서 가스실에 사용한 치클론B


당시 독일에서 사용하던 살충제였는데, 이걸 이용해서 사람들을 가스실에 몰아넣고 학살했다고 함


전쟁 막바지에 연합군이 수용소의 끔찍한 모습을 보고난 뒤에 근처 사는 독일 시민들에게 그 모습을 공개한 후에


늬들도 알고 있었는데 모른척 한 거 아니냐고 물었을 때


몇몇 일반 독일 시민들은 대량의 치클론B가 수용소로 계속 반입되는 것을 보고


수용소가 매우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라고 했다는데


뭐..판단은 각자 알아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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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된 치클론B 용기들


분명 폐용기가 많이 쌓이면 갖다버리고 했을테니 이렇게 쌓여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치클론B를 사용했을텐데


그마저도 가스실에 투입하는 양은 돈 문제 때문에 규정보다 덜 넣어서 가스실 내부에선 죽지 않고 의식만 잃은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고 함


하지만 그건 결코 운이 좋지 않은 케이스였는데, 왜냐하면 시체들을 수거하고 태워버렸기 때문에


그 속에서 산채로 불에 타 죽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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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 수감자들은 의류를 포함한 개인물품을 싹다 빼앗겼는데, 그 중에 돈이 될만한 것들은 죄다 간부들 주머니로 들어갔다고 함


사진은 수감자들이 입고왔던 의류와 목발 등의 보조도구임


어린아이의 신발이나 옷 등도 뒤섞여 있었음


그리고 사진에는 없는, 여성 수감자들의 머리카락도 있었는데 이 것이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왔음


다른 것에 비해서 신체 일부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음


머리카락들이 묶여서 쌓여있는 것을 보면 기괴하기도 하고..


사진이 없는 이유는 머리카락만큼은 사진 촬영 불가였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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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들을 총살할 때 세워뒀던 돌벽


사진 우측의 건물 지하실 독방에 갇혀있다가 여기로 끌려나오면 거의 대부분 총살이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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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들은 똑같은 구조로 일정한 간격으로 지어져 있었음


당연하겠지만 굳이 다른 모양새로 지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


물론 수용건물 외의 다른 목적을 가진 건물들은 외형이 다르긴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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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생긴 건물들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수용소 내부를 걷는 내내 답답한 느낌이 들었음


몇십년이 지난 지금 방문해서 자유롭게 걷고 있어도 이런데


당시 수감자들은 어땠을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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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실 내부의 모습


흘러내린 듯한 검붉은 자국은 당연하겠지만 사람의 피가 굳어서 생긴 자국이고


세로로 나있는 자국들은 죽어가는 사람들이 손톱으로 긁어서 생긴 자국임


그리고 인터넷에서 본 거라 100% 믿긴 그럴 수도 있지만


여기 방문했던 어떤 사람이 가스실에서 자기 손톱으로 벽을 긁어봤는데 손톱이 아플 정도로 긁어도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고 함


말 그대로 손톱이 빠질 정도로 긁어야 될 거 같다고 하던데


위에 말한대로 인터넷 썰이라 이건 믿거나 말거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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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수용소 투어가 끝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 투어가 끝나고


셔틀버스를 타고 비르케나우 수용소로 향함


보통 우리는 아우슈비츠라고 퉁쳐서 다 말하고 있지만


이 곳의 수용소는 총 3개가 있었고 1번이 아우슈비츠, 2번이 비르케나우 수용소임


3번 모노비츠는 나치군이 퇴각할 때 부수고 가서 지금은 없다고 함


따라서 아우슈비츠와 비르케나우만 방문할 수 있는데


아우슈비츠도 물론 사람들을 가스실에 넣고 죽이곤 했지만 일단은 강제노동 수용소라서 싹다 죽인건 아니었는데


비르케나우는 '절멸'수용소임


말 그대로 수감자들을 죽이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수용소임


참고로 사진처럼 비르케나우 수용소의 입구에는 커다란 기찻길이 있는데


수감자들이 처음 수감될 때 저 기찻길을 이용한 열차로 비르케나우 수용소로 도착하여


노동가능여부를 확인하는 심사를 거쳤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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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케나우 수용소는 아우슈비츠와 다르게 탁 트인 곳에 수용소들이 일정 간격으로 지어져 있었음


사진을 찍은 곳의 반대쪽도 비슷한 규모였는데, 그쪽은 나치군이 퇴각할 때 파괴하고 가서 흔적만 남아있었음


아마 퇴각할 때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면 아우슈비츠까지 싹다 부수고 갔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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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케나우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이 머물렀던 숙소 내부의 모습


그냥 나무 판자 위에서 죽음을 기다렸다고 보면 됨


아까 말한대로 비르케나우는 절멸을 위한 수용소이기에


노동력을 유지할 레벨의 숙소를 마련해줄 필요가 없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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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다시 비르케나우 수용소의 입구


가이드 투어가 진행될 때 내가 카메라로 사진찍고 있으니


가이드가 나한테 말을 걸었음


나는 뭐 어디는 사진찍지 마라, 혹은 설명할 때는 사진찍지 말고 들어달라 이런 주의 주는 줄 알았음

(물론 설명할 때는 최대한 설명 듣고, 이동하기 직전에 재빠르게 사진 찍고 따라가고 그랬음)


근데 가이드는 내 국적 묻더니 한국이라고 하니까


사진 찍은걸 한국 인터넷에 많이 올려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하더라


솔직히 아우슈비츠에서 본 다른 것들도 많이 기억에 남았지만


가이드의 저 말이 정말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음



배낭여행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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