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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야구선수와의 반가운 악수 - 82년생의 야구 이야기

작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4-26 22:00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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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9일 점심에 A선수를 만났다.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협상을 하거나, 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직업이 아니기에,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다. 

 

 그래서 이 분과의 점심식사가 더 소중했는데, 오합지졸이지만 직장 사람들과 야구를 가끔 하다 보니, 고등학생 때까지 야구부원이었다는 분과 점심식사하며 인사할 수 있는 자리는, 내게 동아줄이 내려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상쾌한 말투에 젊어보이는 인상의 A선수(이제는 선수가 아니지만, 전 선수라고 칭하기도 애매하니, 그냥 선수라고 하자)는 반가운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생각보다 키가 크지 않고, 엄청난 덩치도 아니지만, 단단해 보이는 체형의 A 선수는 이런저런 이야기도 격의 없었고, 소개해주기 위해 동석했던 분이 나와 A선수의 신뢰를 얻고 있었기에 편하게 이런저런 대화를 이끌면서, 때로는 웃으면서 들으면서 편한 식사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야구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 아마야구지만, 프로를 꿈꾸었던 학창시절을 보낸 A선수와의 대화는 그야말로 내게는 어떤 영화보다도 어떤 예능보다도 재미있었다. 더 많이 들었어야 했는데, 너무 신이 나서 떠드느라 에피소드들을 더 끌어내지 못한 듯해서 아쉬웠다. 그런 아쉬움을 눈치채셨는지, 언제든 편하게 또 보자고 인사를 해주셨다. 

 

 뿌듯한 마음으로 휴대폰 번호를 받고 돌아서면서, 오늘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리기 전에 좀 적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펜을 잡자마자 휘갈겨 쓴 메모를 펼쳐놓고, 포스팅을 하는 지금 너무 아쉽다. 더 자세히 적어놓을 걸.. 물어볼걸 생각해보고 갈걸... 어쨌든 다음 기회를 기약하면서, 인상 좋은 동안의 A선수가 해준 야구 이야기를 옮겨 적어본다. 

 

1. 82년생이던 A선수 본인이 중고등학교 야구부에서 활동하던 시절만 해도, 감독에게 '인사'하는 문화가 관례였고, 선수들에게는 필수적이었다. 

 

2. 한 학년 야구부 중 5명 정도를 뽑아서, 감독(혹은 코치)이 특별관리하며 개인지도도 해줬었는데, 본인은 고1때 거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주전에서 배제되고, 시합 기록을 맡으라며 출전에서 배제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애들은 모두 했던 '인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모님께서 모르셨던 거였다. 

 

3. 사회인 야구나, 동호회 야구 연습을 보면, 제일 답답한 부분이 외야수비 연습이다. 외야펑고를 칠 때, 수비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적당히 달리다가 포구를 할 수 있어야 연습이 된다. 만약 그렇게 수비수가 움직일 수 있도록 펑고를 쳐줄수 없다면 외야수비는 안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연습타구를 날려줄 사람이 드물다는 건 잘 안다.

 

4. 야구 동기중 아마에서는 타격 재질을 인정받아서, 드래프트로 프로에 진출한 친구가 있었다. 아마에서는 타격에서 결점이 없고 힘이 어마어마하다고 평가받았는데, 프로에 가니 성격이 급한게 단점이 되어, 타석에서 도통 수싸움을 못하는 걸로 평가받았다. 결국 그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변변한 1군 기록 없이 은퇴했는데, 그만큼 프로에 와서 단점을 보완하는 건 어렵다. 

 

5. 고1때 부상과 개인적 고민이 겹치면서 미련 없이 선수생활을 그만두었다. 그때는 큰 부상을 당해도 오랜 기간 재활을 관리해 주고 치료에 전념하게 해주는 문화가 없었기에, 부상 회복에 기약이 없어 보였고, 위에 언급한 '인사' 같은 부분도 어렴풋이 알게 되어서 고민이 많았다. 

 

6. 당시 부모님은 대학이라도 특기생을 진학하면 대학 졸업장이라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며 만류하셨다. 하지만, 본인이 결정했고, 지금은 별로 아쉽지는 않다. 

 

7. 지금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면, 120km를 던지기 힘들다. 110km 정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타격에서는 원래 좌타였지만, 동호회 수준에서 출전기회가 주어지면, 우타에 들어서고 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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