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노예교역계약

흑인노예교역계약

다른 표기 언어 asiento de negros

요약 16세기초부터 18세기 중엽까지 스페인 왕이 다른 주권국가나 개인과 맺은 계약.

이 계약 체결자는 아프리카 노예들을 아메리카 대륙의 스페인 식민지에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았다. 계약자는 독점권을 갖는 대신 일정한 액수의 돈을 지불하고, 아메리카 시장에서 팔 남자 노예와 여자 노예를 계약조건에 규정된 수대로 공급하기로 동의했다.

처음으로 계약을 맺은 계약자는 제네바의 한 회사였는데, 이 회사는 1517년에 앞으로 8년 동안 1,000명의 노예를 공급하기로 약정했다. 1528년에는 독일의 한 회사가 4,000명의 노예를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독점권을 얻는 대신 해마다 2만 다카트를 스페인 왕에게 지불했는데, 그무렵 노예 가격은 한 사람당 45다카트 이하였다.

18세기까지 포르투갈·프랑스·영국뿐만 아니라 개인 자격의 스페인 사람들도 이러한 계약에 참여했는데, 무거운 세금과 정부의 간섭 및 불안정한 교역 조건이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외국인들은 스페인-아메리카 무역에 참여할 기회를 얻고 특히 노예무역에서 생기는 금괴를 얻기 위해 이 계약을 맺으려고 애썼다.

마지막이자 가장 유명한 계약은 1713년에 위트레흐트 조약의 규정에 따라 영국 남해회사와 맺은 계약이었다. 이 회사는 앞으로 30년 동안 해마다 4,800명의 노예를 스페인령 아메리카에 보내고, 일반 무역선을 해마다 1척씩 보낼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그러나 전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악조건 때문에 아메리카 시장에 들어가는 길은 막히기 일쑤였고, 첫해의 할당량인 4,000명의 노예에 대한 3만 4,000파운드의 세금은 그 노예가 수입되었든 안 되었든 상관없이 스페인 왕에게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이 회사는 노예무역에서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

또한 합법적인 교역과 더불어 불법 밀수 행위도 자주 일어나 스페인과 영국의 관계를 계속 악화시켰고, 결국은 1739년에 '젱킨스의 귀'의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 전쟁 때문에 영국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었던 스페인 반도와의 교역은 붕괴되었다.

스페인은 1748년에 영국과 맺은 엑스라샤펠(아헨) 조약에서 이 계약을 갱신했지만, 2년 뒤 영국은 스페인한테서 10만 파운드를 받고 독점권을 포기했다. 1600~1750년에 약 45만 명으로 추산되는 아프리카인이 계약에 따라 스페인령 아메리카로 보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