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족

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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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4세기 중엽 이후 볼가 강과 돈 강 사이의 평원지대를 장악하고 동고트, 서고트족을 정복해 로마 제국의 도나우 강 국경지역에까지 세력을 뻗였다.
훈족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마상사수들이었으며, 완벽한 승마술, 잔인한 공격과 예측을 불허하는 반격 능력, 그리고 전략적인 기동성 등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들은 중앙 유럽의 수많은 게르만족들에게까지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로마 제국과도 맞서 싸웠다. 432년에 지배자가 된 아틸라는 447년경 동로마 제국을 대대적으로 공격해 발칸 지역을 정벌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아틸라는 451년 갈리아를 공격했으나 최초로 패했고 453년 아틸라 사후 제국은 분할되었고 훈족들은 역사속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사라져갔다.

훈족(Hun)
훈족(Hun)

4세기 중엽 이후 볼가 강 동쪽에서 모습을 나타내, 볼가 강과 돈 강 사이의 평원지대를 지배하던 알라니족을 무너뜨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돈 강과 드네스트르 강 사이에 있던 동고트 제국을 정복했다.

376년경에는 대략 지금의 루마니아 지역에 살고 있던 서고트족을 정복했으며 이로써 로마 제국의 도나우 강 국경지역에까지 세력을 뻗게 되었다.

훈족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인 기록은 역사가 암미아누스 마르켈리누스가 395년경에 쓴 기록들이다. 이 기록에 의하면 이들은 농경(農耕) 방법조차 몰랐던 원시적인 유목민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착해서 살 수 있는 집도 없었으며 왕도 없었는데, 이들 내부의 각 소집단들은, 암미아누스의 표현대로라면, 영장(靈長 primate)들의 지도를 받았다.

4세기에 훈족 전체를 통괄해 지배하던 지도자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훈족은 전사(戰士)로서 유럽 전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마상(馬上) 사수(射手)들이었으며, 완벽한 승마술, 잔인한 공격과 예측을 불허하는 반격 능력, 그리고 전략적인 기동성 등으로 어떤 싸움에서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서고트족이 멸망한 후 반세기 동안 이들은 중앙 유럽의 수많은 게르만족들에게까지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로마 제국과도 맞서 싸웠다.

432년에 이르러 훈족 내부의 여러 소집단들의 지도력은 한 명의 왕 루아(또는 루길라)에게 집중되었다. 434년 루아 왕이 죽자 두 조카 블레다와 아틸라가 왕권을 계승했다. 두 지도자는 마르구스에서 동로마 제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했는데, 이 협정의 결과 로마는 기존에 훈족에게 바쳤던 공물의 2배를 바쳐야 했다.

그러나 아마도 로마 제국이 협정에 조인된 액수를 다 채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441년 아틸라는 로마 제국의 도나우 강 국경 지역을 공략해 콘스탄티노플까지 진격하기도 했다. 445년경 아틸라는 블레다를 살해했으며, 447년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동로마 제국을 대대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발칸 지역을 정벌하고 그리스의 테르모필라이까지 남진(南進)했다. 암미아누스가 살던 당시 이래로 훈족은 로마 제국과의 협정과, 로마 제국에 대한 약탈, 그리고 로마 제국에 포로를 팔아 넘기는 등의 방법을 통해 막대한 양의 금(金)을 모으게 되었다.

이러한 부(富)의 유입 결과 훈족 사회는 변화를 겪게 되었다. 군사적 지배권은 아틸라 가문에서 대대로 계승했고, 아틸라 자신은 전쟁시에나 평화시에나 절대적인 독재권력을 갖게 되었다. 그는 '차출된 사람들'(logades)을 이용해 거대한 제국을 다스렸는데, 이들은 정부에서 일하는 동시에 아틸라에게 굴복한 종속 민족들에게서 음식과 공물을 거두어 들이는 역할을 했다.

451년 아틸라는 갈리아 지역을 공격했으나 카탈라우니아 평야 전투(또는 마우리카 전투)에서 로마-서고트족 연합군에게 패배했다.

이 싸움에서의 패배는 아틸라의 최초이자 유일한 패배였다. 452년 훈족은 이탈리아를 침략해 여러 도시들을 차지했으나 기근과 전염병으로 인해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다. 453년 아틸라가 죽자 여러 명의 아들이 제국을 분할해 갑자기 서로 다투기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반란을 일으킨 종속왕국들과 끊임없는 소모전을 벌였으며, 결국 455년 판노니아의 네다오 강 대전투에서 게피다이, 동고트, 헤룰리, 기타 여러 민족들로 구성된 연합군에게 참패를 당했다.

동로마 제국 정부는 이후 훈족들과의 접경지역인 국경지대들을 폐쇄했으며, 훈족들은 역사속에서 아무런 주요한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점차로 사회적·정치적인 통일성마저도 상실해갔다. 5, 6세기에 인도와 이란을 침략한 헤프탈족과 일찍이 중국인에게 알려진 흉노족이 훈족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들과 훈족과의 관계는 지금도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