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

형상

다른 표기 언어 form , 形相

요약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질료와 형상을 구분한 최초의 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다. 질료는 잠재적 요소이고 형상은 현실화시키는 요소이다. 형상의 발전은 방향이 있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어 어떤 사물들은 다른 것들보다 더 상위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18세기 칸트에서는 형상이 마음의 속성이 되어 주관의 형식이 되어 형식은 개별 주체에 의해 물질 대상에 부과된다고 주장했다. 칸트는 공간과 시간을 감성의 두 형식으로 규정하고는, 비록 우리가 공간과 시간 자체는 경험할 수 없지만 공간과 시간 중에서가 아니면 어떤 것도 경험할 수 없음을 논증했다. 나아가 칸트는 인간 지성에서 구조적 요소로 작용하는 12개의 근본 범주를 확정했다.

형이상학에서는 사물의 잠재적 원리인 질료와 구별되는 능동적·결정적 원리를 가리킨다.

'형상'이란 말은 철학사와 미학사를 통틀어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다. 일찍이 플라톤이 썼던 '에이도스'(eidos)라는 말도 형상을 가리키는 것인데, 에이도스란 유한하고 변화하는 개별자들에 대립하는 것으로 어떤 사물을 그것이게끔 해주는 영원한 실재를 의미했다. 플라톤의 형상개념은 피타고라스의 이론에서 나온 것인데, 피타고라스는 물질적 요소가 아닌 예지적 구조(피타고라스 자신은 이 구조를 수라고 불렀음)가 대상들에게 다른 것과 구분되는 특성을 준다고 생각했다.

플라톤은 이 이론을 발전시켜서 물질적·감각적 사물들이 오직 받아들이고 모방할 수 있을 뿐인 '영원한 형상' 개념에까지 이르렀다. 플라톤은 영원한 형상이 비록 감각으로 파악할 수는 없지만, 물질적 대상보다는 더 높은 실재성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질료와 형상을 구분한 최초의 철학자이다. 그는 플라톤의 추상적 형상 개념을 거부하고 모든 감각 사물은 질료와 형상이 결합되어 이루어지며, 질료와 형상은 서로 결합되지 않은 채 하나만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질료란 아직 분화되지 않은 원초적 요소로서, 사물 자체라기보다는 사물로 발전될 재료이다(잠재성). 이 원초적인 질료로부터 개별 사물이 생기는 현상은 바로 우리가 알 수 있는 이 우주를 구성하는 특정형상을 획득하여 다른 것과 구분되는 사건인 것이다. 질료는 잠재적 요소이고 형상은 현실화시키는 요소이다. 나아가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질로부터 분리되어 영원하고 변할 수 없는 순수형상인 제1의 동인, 즉 부동의 동인이 있음을 가정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이렇게 한 사물의 질료는 그 사물의 요소들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사물이 생겨나면 우리는 이 요소들이 그 사물로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형상은 그 요소들의 배열이나 조직상태로서 그렇게 배열되고 조직된 결과 요소들은 바로 그 사물이 된다. 그러므로 벽돌과 회반죽은 어떤 한 형상이 주어질 때는 집의 질료가 되고, 다른 형상이 주어지면 벽의 질료가 된다.

질료는 잠재적으로는 어떤 것이든 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무엇이 될지를 결정하는 것이 형상이다. 여기서 '질료'는 상대적인 용어이다. 왜냐하면 벽돌더미 위의 벽돌 하나는 잠재적으로는 집의 부분인 반면 현실적으로는 이미 하나의 벽돌이다. 즉 그자체가 형상과 질료의 복합물이다. 벽돌이 집이나 벽에 대해 질료인 것과 마찬가지로, 진흙은 다시 벽돌에 대해 질료가 된다. 질료는 잠재적으로 어떤 특정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올바른 형상이 주어졌을 때만 현실적으로 바로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 개념은 그의 목적론적인 견해와 결합되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

그의 목적론이 제시하는 결론에 따르면, 형상의 발전은 방향이 있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어떤 사물들은 다른 것들보다 더 상위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벽돌은 진흙보다 더 상위의 형상을 가지고 있으며, 집은 벽돌보다 더 상위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 개념은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해 독특한 방식으로 그리스도교에 적용되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저작들은 중세 스콜라주의 전통의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른 것들이다.

아퀴나스는 형상 개념을 더 넓게 파악하여 사물 본질의 규정을 받지 않는 성질인 '유연적 형상'과 감각지각에 의해서 질료와 구분할 수 있는 형상 요소인 '감각적 형상' 등 다른 구별들을 포함시킨다. 둔스 스코투스나 오컴 같은 다른 스콜라주의 철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 개념에 근거해서 연구했지만, 아무도 아퀴나스만큼 위대한 업적을 이루지는 못했다.

18세기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에서는 형상이 마음의 속성이 되어 주관의 형식이 된다.

그는 이 형식은 경험에서 추론해 낼 수 있는 것으로, 다시 말해서 형식은 개별 주체에 의해 물질 대상에 부과된다고 주장했다. 〈순수이성비판 Kritik der reinen Vernunft〉에서 칸트는 공간과 시간을 감성의 두 형식으로 규정하고는, 비록 우리가 공간과 시간 자체는 경험할 수 없지만 공간과 시간 중에서가 아니면 어떤 것도 경험할 수 없음을 논증했다. 나아가 칸트는 인간 지성에서 구조적 요소로 작용하는 12개의 근본 범주를 확정했다.

형식 개념은 철학 이외의 몇몇 분야에서도 창작활동과 비평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예를 들어 문학에서 형식이란 용어는 작가가 자신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비유, 구조, 장르 등을 가리킨다. 소설·콩트·격언·하이쿠[俳句]·소네트(Sonnet)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형식은 또한 작품의 내적 구조를 가리킬 수도 있으며, 대부분 한 작품이 비평에 의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는 작가가 작품의 외적 형식의 틀 속에서 내용과 내적 구조를 얼마나 잘 통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시각예술의 비평에서는 형식이란 용어가 색이나 질감 같은 요소에 의해 얻는 것과는 달리 도안술이나 배치를 통해 얻는 결과를 가리킨다. 조각과 그외 조형예술에서는 형식(또는 모양)은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주요한 조직화 요소가 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