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더스 헉슬리

헉슬리는 유명한 생물학자인 T. H. 헉슬리의 손자이며, 전기작가이며 문인인 레너드 헉슬리의 셋째 아들이다. 이튼 고등학교에서 공부했으며 그때 각막염을 않아 거의 실명 직전에 이르렀다. 글을 읽을 정도의 시력을 회복해서 1916년 옥스퍼드대학교 베일리얼 칼리지를 졸업했다. 1916년 최초로 자신의 책을 출판했으며, 1919~21년 〈학술 Athenaeum〉이라는 정기간행물을 발간하는 출판사에서 일했다. 그후 그는 1930년대말 캘리포니아에 정착할 때까지 집필에 몰두하면서 주로 이탈리아에서 보냈다.

헉슬리는 〈크롬 옐로 Crome Yellow〉(1921)·〈어릿광대 춤 Antic Hay〉(1923)이라는 2권의 소설로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립했는데, 이 소설들은 당시 영국의 문인과 지식층의 허식을 신랄하고도 재치 있게 비꼬고 있다. 〈하찮은 이야기 Those Barren Leaves〉(1925)·〈연애 대위법 Point Counter Point〉(1928)도 같은 종류의 작품들이다.

20세기의 정치와 과학기술에 대한 헉슬리의 깊은 불신감은 〈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1932)에 잘 드러나 있는데 이 작품에는 과학문명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에 바탕을 둔 변하지 않는 신분제도를 지닌 악몽 같은 미래 사회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소설 〈가자에서 눈이 멀어 Eyeless in Gazza〉(1936)에서도 여전히 당시 사회의 공허함과 무목적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으나 이 작품에서는 살아 남기 위한 방편으로 선택한 힌두 철학과 신비주의에 대한 그의 관심을 보여준다. 특히 〈영원의 철학 Perennial Philosophy〉(1946)을 비롯한 대부분의 그의 작품들이 이러한 그의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헉슬리의 후기 작품 중에서 〈루됭의 악마 The Devils of Loudun〉(1952)가 가장 중요한데, 이 작품은 17세기 프랑스에서 수녀들이 악령에 사로잡혀 희생되는 사건을 파헤친 역사심리소설이다. 〈인식의 문 The Doors of Perception〉(1954)은 그의 환각제 복용 경험을 다룬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