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네시

고전기와 고전기 이후의 로마 건축물과 그 주변을 묘사한 대형 판화작품을 남겨 로마의 명성을 높였고, 고전 고고학의 성장과 신고전주의 미술운동에 이바지했다. 20세 때 로마에 간 피라네시는 베네치아 대사의 건물화가로 고용되었다.

그는 당대의 지도적인 판화가들과 함께 연구했고 1745년 로마에 정착했다. 바로 이 시기에 동판에 섬세하고 날카로운 선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풍부한 질감과 강한 명암 대비를 표현하는 매우 독창적인 판화기법을 발전시켰다.

피라네시는 전생애를 통해 약 2,000점의 판화를 만들었다. 1745년경에 제작한 연작판화 〈감옥 Carceri d'Invenzioni〉은 초기 판화 중 가장 우수하다. 이 작품은 고대 로마 또는 바로크 시대의 폐허를 신비로운 단두대와 고문기구들로 꽉 찬 환상적·비현실적인 지하 감옥으로 묘사했다.

가장 완숙한 경지의 판화로는 연작 〈고대 로마 Le Antichità romane〉(1756)·〈로마 풍경 Vedute di Roma〉(1748~78), 파이스툼에 있는 그리스 신전을 묘사한 작품(1777~78) 등이 있다. 비할 데 없이 정확한 묘사, 건물의 극적·낭만적인 웅장함을 표현하는 능력, 탁월한 기교 등으로 그의 판화는 서유럽 미술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인상적으로 건축물을 표현한 작품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