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운동지혈사

한국독립운동지혈사

다른 표기 언어 韓國獨立運動之血史

요약 1920년 박은식이 근대적 역사방법론에 의거하여 저술한 최초의 항일독립운동사 개설서.

1884년 갑신정변부터 1920년까지의 일제 침략과 이에 대항하는 독립운동들을 주제·사건·사실별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서술한 데다 민족정신을 강조함으로써 민족주의사학의 이정표적 저작으로 평가된다. 1책. 한문체.

박은식은 대원군 집권 이후부터 1911년까지의 한국근대사를 일제의 침략과정이라는 면에 초점을 맞추어 근대역사학적 방법론으로 분석·서술한 〈한국통사〉를 1915년에 간행했다. 그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한국통사〉의 뒤를 이어 한민족의 독립운동사를 본격적으로 저술하기로 결심하고, 그 준비로 같은 해 7월 상해임시정부에 설치된 임시사료편찬위원회에 참여하여 9월 〈한일관계사료집〉을 간행했다.

이 사료집에 수록된 자료들을 토대로 자신과 동지들이 체험한 독립운동의 경험을 덧붙여 다음해 상하이[上海] 유신사(維新社)에서 〈한국독립운동지혈사〉를 간행하기에 이르렀다. 구성은 서(序)·상편(25장)·하편(31장)·부록으로 되어 있다. 서에는 책을 서술한 동기에 대해 "인종의 자격이 서로 같고, 종교·역사·언문·풍속에 국혼이 멸하지 않는 자는 일시적으로 타국에 병합되어도 종래에는 분리·독립하게 되며, 국혼이 강한 우리나라는 반드시 광복의 날을 맞을 것"이라 하여 국권회복·자주독립의 신념을 구체적으로 피력했다.

상편에서는 1876년 개항 이후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침략과정과 한일합병 후 조선총독부의 야만적·불법적 포학상, 그로 인해 발생한 동학농민혁명, 독립협회, 의병전쟁, 헤이그 밀사사건, 안중근 의거, 105인사건 등 항일구국·독립항쟁 등의 내용을 서술했다.

하편에서는 처음에 한민족과 일본 민족은 빙탄(氷炭)과 같이 결합될 수 없는 관계임을 천명하고, 본론으로서 1919년 3·1운동을 중심으로 당시의 세계정세, 국내외 동포들의 독립운동 준비활동, 전국의 만세시위상황, 재외동포들의 독립선포와 상해임시정부의 수립, 독립군투쟁과 청산리전투, 만주에서의 일제 만행 등을 서술했다.

부록에서는 일제의 식민·수탈 통치와 한민족의 독립운동에 대한 세계여론을 담았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역사의식은 양명학 등 전통적 유교사상과 진취적 개혁사상이 혼합된 것으로, 유교사상 속에서 민족혼을 찾고, 그러한 민족혼의 유지를 통해 독립운동과 조국광복쟁취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상편의 제15장 105인사건까지는 거의 이전의 〈한국통사〉의 내용을 요약·정리했지만, 동학농민혁명에 대해서는 그 동력이 양반의 압제와 관리의 탐학에 분격하여 일어난 평민혁명으로 규정하는 등 이전보다 훨씬 진보적인 역사관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하여 저자의 역사학을 계승한 신채호가 중세체제의 지양과 근대사회 건설의 과제를 담는 한국근대민족주의사학을 완성하는 데 교두보가 되었다. 초간본은 독립기념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1975년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에서 간행한 〈박은식전서〉 등에 수록되어 있다.

한국독립운동지혈사(韓國獨立運動之血史)
한국독립운동지혈사(韓國獨立運動之血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