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하비

엘리자베스 시대 시인 에드먼드 스펜서의 친구였는데 스펜서는 〈양치기의 달력 The Shepheardes Calendar〉(1579)에서 하비놀(하비)과 콜린 클라우트(스펜서)라는 인물을 통해 두 사람의 우정을 기렸다. 하비는 문학계에서 끈질기게 싸움을 벌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밧줄제조공의 아들로 태어나, 1566년 케임브리지대학교 크라이스트 칼리지에 입학해 1570년 학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해 펨브로크 홀(나중에 펨브로크 칼리지가 됨)의 펠로가 되어 스펜서와 절친하게 지냈다.

1578년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홀의 펠로가 되면서 민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585년 트리니티 홀의 교수로 뽑히지 못했고, 박사학위도 받지 못했다. 결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민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592년 〈4편의 서한과 몇 편의 소네트 Foure Letters and Certaine Sonnets〉를 출판했다. 여기에는 작가 로버트 그린의 죽음에 대한 악의에 찬 글이 들어 있었는데, 이 글 때문에 작가 토머스 내시와의 오랜 소책자 논쟁에 말려들게 되었다. 내시와의 계속된 싸움은 결국 1599년 캔터베리 대주교가 두 사람의 풍자문을 불태우라는 명령을 내림으로써 끝났다.

1598년 하비는 트리니티 홀의 교수직을 신청했으나 다시 선출되지 못하자 은퇴했다. 몇몇 동시대 사람들은 하비가 논쟁을 좋아하며 악의에 찬 현학자라고 했지만 그는 재능 있는 학자요, 뛰어난 문장가였다. 그는 어쩔 수 없을 때만 마지 못해 출판했기 때문에 출판된 작품은 매우 적으며, 그중에는 수사학 강론 2편, 비가를 비롯한 라틴어 시가 있으며 스펜서와 나눈 우아한 문체의 편지가 있다. 비록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가장 큰 목표는 영시에 고전적인 6보격을 도입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