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를렘

북해에서 7㎞ 떨어진 스파르네 강을 따라 암스테르담의 바로 서쪽에 있다. 10세기의 문헌에 기록되어 있으며, 12세기경에는 성곽도시와 홀란트의 백작령이 되었다. 1245년에 자치시가 되었으며, 1346, 1351년의 홀란트 대전 때 피해를 입었다.

1492년에 북홀란트에서 폭동을 일으킨 농민들이 이곳을 포위했으며, 정규군이 다시 수복한 후에 이 도시는 자치권을 상실했다. 스페인에 대항해 청교도들의 봉기가 주로 일어났던 1572년에 이곳은 7개월 동안 포위 공격을 막아냈으나 결국 기아로 인해 알바 공작의 아들 프레데리크에게 항복했고, 그는 무시무시한 복수를 감행했다.

1577년 오라녜의 빌렘이 다시 이곳을 점령하여 네덜란드 연방에 합병시켰다. 이때부터 전성기를 누려 17세기에 절정을 이루었는데, 그당시 이곳은 위그노들의 도피처와 예술의 중심지였다. 하를렘 미술학파가 배출한 화가로는 프란스 할스, 살로몬 반 로이스달, 야코프 반 로이스달, 필립스 보우베르만, 아드리안 반 오스타데, 이사크 반 오스타데가 있다. 유명한 조각가 클로우스 슬뤼테르가 이곳 출신이며, 활자를 처음 사용한 중세 인쇄업자 중 한 사람인 로우렌스 코스테르도 여기서 태어났다.

이곳에는 로마 가톨릭(1559)과 얀센파 교구 및 법률 재판소가 있다. 오래된 도시로 이루어진 중심지에는 많은 운하와 박공으로 만든 집들이 있다. 암스테르담 성문·해자·토루 등은 중세 요새의 흔적이다. 장터에는 시청(13세기 건립, 17세기 증축), 육류 시장 블레살(1603), 신트바보 대성당(1397~1496)이 있다. 대성당에는 80m 높이의 탑, 뛰어난 성가대석 칸막이, 성직자석 등과 함께 프란스 할스의 무덤과 1738년에 크리스티안 뮐러가 만든 유명한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

그외에도 하를렘에서 가장 오래된 옛 베고이나게 부속 예배당, 1530년에 만든 정교한 탑이 있는 바케네세르 교회, 1645~49년에 네덜란드 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신교회, 로마 가톨릭 대성당 등이 있다. 이곳의 박물관들에는 중요한 하를렘파 그림들과 할스가 그린 초상화들이 소장되어 있다. 이밖에도 로마 가톨릭 주교 박물관과 테일레르 미술관이 있다. 테일레르 미술관에는 16세기 이탈리아 화가들과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의 작품 원본과 19세기의 미술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공립도서관(1596 설립)에는 오래된 필사본과 1500년 이전에 인쇄된 고판본이 소장되어 있으며, 초기 네덜란드 문학작품도 모아놓았다. 네덜란드 과학협회(1752)와 테일레르 재단(1778)이 이곳에 있다.

초기에는 모직물 제조업과 양조업이 성했고, 17세기에 와서 위그노들이 소개한 실크·레이스·단자 직조업으로 대체되었다. 18세기에는 도시가 쇠퇴했으나 19세기말에 인쇄업, 활자주조업, 조선업, 코코아·초콜릿 가공업, 기계·화학제품·섬유 제조업 등으로 발전을 이루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외국 기업들(대부분 미국 기업)이 하를렘에 상주하고 있다. 17세기 이후 원예업, 특히 시판용 원예가 널리 성하여 꽃밭들로 둘러싸인 이 도시에서는 구근식물이 수출된다.

하를렘은 주택단지의 중심지이며, 그 안에는 블루멘달·아르덴호우트·벤트벨트·헴스테데·오베르벤·산트포르트 등과 계획지구인 스할퀘이크가 있다. 서쪽(북해)에는 아름다운 잔드보르트 해변과 켄네메르도이넨 국립공원(1950)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