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데르

그의 영화에는 평범한 사람에 대한 연민이 깃들어 있으며, 인물에 대한 심리학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영화는 프랑스의 정치적·사회적 경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보다 정열적이며 종종 감동적이기도 한 인물 묘사를 중시했다. 1912년 배우로 파리에 온 페데르는 이듬해에 그의 첫 영화를 감독했다. 그는 피에르 브누아의 소설을 각색한 사실주의 영화 〈아틀란티스 L'Atlantide〉(1921)로 흥행에 첫 성공을 거두었으나, 감독으로서의 그의 명성을 확고히 한 영화는 파리의 일상생활을 그린 것으로 아나톨 프랑스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 〈Crainquebille〉(1922)이었다. 그는 1928년 귀화해 프랑스 시민이 되었다.

페데르는 독일에서 에밀 졸라의 소설을 각색한 〈테레즈 라캥 Thérèse Raquin〉(1928)을 만들고 프랑스로 돌아와 〈새로운 남자들 Les Nouveaux Messieurs〉(1928)을 감독했는데, 이 영화는 프랑스 의회를 다소 풍자적으로 다루었다는 이유로 프랑스 정부에 의해 상영이 금지되었다. 그뒤 5년간 할리우드에서 그레타 가르보를 주연으로 한 걸작 무성영화 〈키스 The Kiss〉(1929)·〈새벽 Daybreak〉(1931)·〈인도의 아들 Son of India〉(1931) 등의 영화를 감독했다.

영국에서 감독한 〈갑옷 없는 기사 Knight Without Armour〉(1937)를 제외한 그밖의 영화들은 그의 아내이며 여배우인 프랑수아즈 로세를 주연으로 해서 프랑스에서 만들어졌다. 그중 대표작으로는 〈위대한 놀이 Le Grand Jeu〉(1934)·〈미모사의 집 Pension Mimosas〉(1934)·〈플랑드르의 사육제 La Kermesse héroïque〉(1935) 등이 있다. 이들 작품의 복잡한 성격묘사와 자연주의적 숙명론은 한때 페데르의 조감독이었던 마르셀 카르네가 1930년대 후반에 주도했던 프랑스 영화 부흥의 전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