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니니

18세기에 로마의 지형도를 제작한 화가들 중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다. 고대 로마의 유적을 토대로 그린 상상 풍경화는 정확한 관찰과 이상 세계에 대한 은은한 향수를 나타내며, 고전적 바로크 후기 미술과 초기 낭만주의 양식을 결합하고 있다. 일찍이 원근법 일반에 관해 교육을 받은 뒤 페르디난도 갈리 비비에나에게 '콰드라투라' 기법을 배운 것으로 보인다.

피아첸차에서 그림을 시작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의 초기 활동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다. 1711년 로마에 정착해 곧 베네데토 루티의 작업실에 들어갔다.

1718~19년 산 루가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입회 작품인 〈아킬레스의 무덤을 방문하는 알렉산드로스 Alexander Visiting the Tomb of Achilles〉(1719, 로마 산 루가 아카데미)는 볼로냐의 연극 무대 배경도법에서 따온 정교한 건축물 구성으로 작은 인물을 더욱 왜소해 보이게 하는 초기 이젤화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1730년 이전에 제작된 많은 그림은 주로 역사적·종교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빌라 파트리치에 그린 프레스코(1718~25, 나중에 파괴됨)는 이 분야에서 그의 명성을 확고하게 해주었다. 후기 작품으로는 콰드라투라 화가로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는 팔라초 알베로니 장식화(1725경, 지금은 팔라초 델 세나토에 있음)와 제루살렘메에 있는 산타크로체 교회 장식화(1725경~28)가 있다. 1730년경 그는 로마의 지형도를 전문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그림에 대한 관광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같은 주제를 여러 번 반복해서 그렸지만 구도와 세부묘사를 변화시킴으로써 언제나 자연스러움을 유지했다. 로마에 있는 여러 건물의 내부를 그린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판테온과 성베드로 대성당을 묘사한 것이다. 1732년 프랑스 아카데미에 입학했고 이어 그곳에서 원근법을 가르쳤는데 가장 뛰어난 제자는 위베르 로베르였다. 1754년 산 루가 아카데미의 원장이 되었으며 1760년 이후에는 거의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