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어

트리어(Trier)

모젤 강의 오른쪽 기슭을 따라 아이펠·훈스뤼크·모젤 산악지대의 작은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룩셈부르크의 정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게르만 부족인 트레베리족의 성당(BC 400경) 유적이 남아 있다. BC 15년경에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로마 도시로 건설했으며, 교차로에 있는 이 도시의 전략적인 위치는 무역과 행정 중심지로서의 빠른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

이곳은 AD 2세기에 로마가 다스리던 갈리아 지방의 일부인 벨기에 구역의 중심지였으며, 3세기에는 제국의 중심지였다가 후에는 갈리아 지방과 브리튼 섬을 다스린 황제의 거주지가 되었다. 4세기에 주교관구가 된 후 이 도시는 알프스 산맥 북부의 그리스도교 중심지였고, 이러한 상태는 5세기에 프랑크족이 이곳을 점령한 후에도 계속되었다. 815년에 대주교관구로 선정되었으며, 이곳의 대주교는 광대한 영토에 대해 권한을 가진 군주이자 12세기 후반에는 신성 로마 제국의 선제후가 되었다.

트리어는 17세기에 프랑스의 침략으로 쇠퇴하기 전까지 대학교(1473~1797)가 있는 상업·문화의 중심지로서 번영했다. 1797년 프랑스에 점령되어 선제후의 영토가 해제된 1801년에 공식적으로 프랑스에 양도되었다. 1815년 프로이센에 넘겨졌으며 1821년에 주교관구가 재설립되었다. 19세기에 이 도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으나 제1차 세계대전 후에 다시 프랑스의 점령으로 압박을 받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심하게 파괴되었다. 1946년 이후에 무역·문화의 중심지로서 다시 활기를 찾아 재건되었다.

트리어는 다른 독일 도시들보다 많은 로마의 사적을 보존하고 있다. BC 4세기의 요새화된 도시의 성문인 포르타니그라와 로마 공중목욕탕, 100년경의 원형경기장, 4세기에 만들어진 로마 황제 알현실과 핵심부가 남아 있는 바실리카 등이 있다. 포르타니그라와 바실리카는 중세에 교회로 쓰이다가 복원되었다.

거대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성당은 550년경에 재건되었으며, 11~13세기에 확장되었다. 이 대성당에서 가장 잘 알려진 유물은 '트리어의 성의'(Holy Coat of Trier)로, 이것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 왕비가 이 도시에 선사한 그리스도의 옷이라고 전해진다. 다른 유명한 교회로는 성모 마리아 교회(1235~70), 장크트강골프 교회(13~15세기), 성인의 무덤이 있는 장크트마티아스 대수도원(1127~60), 발타자르 노이만이 설계한 장크트파울린 교회(1734~57) 등이 있다.

이 도시에는 또한 시장광장에 세워진 십자가(958) 및 페테르 분수(1595), 카셀슈타트 성(1740~45), 선제후의 성(1614) 등이 있다. 주립박물관과 성공회 박물관에 로마와 중세유물이 소장되어 있는 반면 시립박물관에는 중세 이후의 미술품들이, 시립도서관에는 중요한 원고들이 보관되어 있다. 1473년에 설립된 대학교에 속한 가톨릭 신학부는 1950년 재설립되었다. 1970년 트리어-카이저슬라우테른대학교의 분교로 설립된 트리어대학교는 1975년에 독립되었다.

트리어는 독일의 서쪽 경계선과 접하는 도로·철도·해상운송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포도주를 비롯해 주변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거래 중심지이며, 8월에는 포도주 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공업활동으로 맥주·담배·직물·가죽제품·기계 등이 제조된다.

1818년 독일의 정치철학자이며 사회주의자인 카를 마르크스가 이곳에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