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글리

탱글리

다른 표기 언어 Jean Tinguely
요약 테이블
출생 1925. 5. 22, 스위스 프리부르
사망 1991. 8. 30, 베른
국적 스위스

요약 스위스의 조각가, 실험 미술가.

움직이는 도중에 파괴되는 기계 같은 키네틱 조각으로 유명하다.

1941~45년 바젤 미술학교에서 회화·조각을 공부했으며, 일찍부터 예술소재로 움직임에 관심을 보였다. 바젤의 정체된 예술 풍조에 점점 실망을 느끼고 1953년 파리로 갔다. 그무렵 처음으로 매우 정교한 키네틱 조각을 만들기 시작하여 그것을 '메타메카니크'라고 불렀다. 이것들은 철사와 판금으로 된 로봇 같은 고안물로 그 구성부분이 다양한 속도로 움직이거나 회전했다. 1950년대 중반 및 후반에 더욱 혁신적인 〈그림 그리는 기계 Machines à peindre〉라는 일련의 조각들을 제작했다. 이 로봇 같은 기계는 끊임없이 스스로 소리와 불쾌한 냄새를 내면서 추상적인 형태의 그림들을 그렸다. 1959년 탱글리가 제1회 파리 비엔날레에 설치한 길이 2.4m의 〈그림 그리는 기계〉에는 동전 투입구가 있어 여기에 동전을 집어넣은 전람회 방문객들에게 약 4만 점의 다양한 그림을 그려주었다.

한편 탱글리는 자신의 미술작품들을 '비물질화'(dematerialization) 시키는 수단으로 파괴의 개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1960년 처음으로 〈뉴욕 찬가 Homage to New York〉라는 높이 8.2m의 자체파괴적 메타메카니크를 만들어 뉴욕의 현대미술관에서 대중이 보는 앞에서 그 작품의 자체파괴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대단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것은 모터와 바퀴가 복잡하게 뒤얽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파괴되지 않는 바람에 실패로 끝났으며, 작품에 불이 붙자마자 소방대원들이 와서 도끼로 해체해버렸다.

그러나 그다음 〈세계의 종말에 대한 연구 Study for an End of the World〉라는 자체파괴적인 두 기계장치는 상당한 양의 폭약을 사용해 성공적인 자체폭발을 이루어냈다. 1960, 1970년대에는 계속해서 기계류와 잡동사니 및 폐품을 결합해 도발성이 적으면서 경쾌한 키네틱 작품들을 제작했다.

탱글리의 미술작품은 은연중에 많은 사회적 풍자를 담고 있다. 그의 기발한 기계장치들은 선진산업사회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상품의 부주의한 과잉생산을 교묘하게 풍자한 것으로, 그것들은 또한 그가 대체로 기계와 생명의 미학에 대해 갖고 있는 무정부주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보였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생명과 예술의 본질이 끊임없는 변화와 움직임, 불안정성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그의 신념이 나타나 있으며, 이런 작품들은 과거의 정적인 미술을 논박하는 데에도 이바지했다.

탱글리는 기계장치와 폐품 특유의 미를 완전히 새롭게 평가했으며, 혁신적으로 관객의 참여를 작품에 이용했다. 그의 작품들을 이용한 여러 행사 때에는 관객들이 기계장치의 움직임을 부분적으로 조절하거나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