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니퍼 체호바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부인이기도 하다. 크니퍼는 모스크바에 있는 말리 극장의 연극학교에 지원했다가 탈락했으나, V. I. 네미로비치 단첸코는 그녀를 주목하고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모스크바 음악협회의 연기학교에 들어오라고 권유했다. 네미로비치 단첸코와 콘스탄틴 스타니슬라프스키가 모스크바 예술극장을 설립했을 때 창립단원 39명 가운데 크니퍼도 속해 있었다. 그녀는 이 극장의 첫 작품인 알렉세이 톨스토이의 〈표도르 이바노비치 황제 Tsar Fyodor Ivanovich〉에서 이리나 역으로 첫 무대에 섰으며, 극장이 확장되어감에 따라 그녀의 경력도 쌓이게 되었다.

크니퍼는 모스크바 예술극장이 공연한 체호프의 〈갈매기 The Seagull〉(1898)에서 아르카디나 역으로 출연했는데, 이 작품의 성공으로 극작가·연극·극장이 모두 유명해졌다. 그녀는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체호프의 전작품에 출연했으며, 특히 〈세 자매 The Three Sisters〉(1901)의 마샤 역과 〈벚꽃 동산 The Cherry Orchard〉(1904)의 라네프스카야 부인 역을 뛰어나게 연기했다. 1943년 극장의 300회 공연을 기념하는 〈벚꽃 동산〉 공연에서도 라네프스카야 부인 역을 맡았다. 크니퍼와 체호프의 직업상의 교제는 사랑으로 발전되어 두 사람은 1901년에 결혼했다. 1904년 체호프가 죽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기리는 뜻에서 콘스턴스 가넷은 1926년 그들이 주고받았던 연애편지를 영역판으로 출판했다.

크니퍼는 모스크바 예술극장과 함께 1919~22년 유럽 순회공연을, 1923~24년 미국 공연을 가졌다. 그녀는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활동하면서 몰리에르, 이반 투르게네프, 막심 고리키의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고든 크레이그가 연출한 〈햄릿 Hamlet〉(1912)에서 거트루드 역으로 출연했다. 거트루드 역을 계기로 크니퍼와 크레이그는 평생 서신 왕래를 하며 우정을 나누었다. 소련연방인민예술가인 크니퍼는 1943년 스탈린 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