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벌런드

18세기 후반의 문단을 지배하게 된 감상주의와 맥이 닿는 작품들을 썼다. 극작법의 대가이자 인간과 풍속의 예리한 관찰자였으나, 오늘날에는 리처드 브린슬리 셰리든의 희곡 〈비평가 또는 비극 연습 The Critic : or a Tragedy Rehearsed〉에 나오는 F. 플레저리 경의 모델로 더 유명하다.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를 중퇴했으며, 1761년 뉴캐슬 각료인 핼리팩스 백작의 개인비서가 되었고 그뒤 다른 공직을 몇 차례 더 거쳤다.

헨리 필딩의 장편소설 〈톰 존스 Tom Jones〉를 연상시키는 줄거리 있는 감상적 희극 〈형제 The Brothers〉(1769)로 극작가로서 첫 성공을 거두었고 계속해서 왕성하게 작품을 썼다. 〈서인도제도 사람들 The West Indian〉(1771)은 유명한 배우 겸 매니저인 데이비드 개릭에 의해 초연된 이래 18세기 내내 무대에 올려졌다. 이 작품은 줄거리가 환상적이고 심리묘사가 엉성한데도 각 장면이 상당한 감동을 유도해냈다. 또다른 감상적 희극 〈상류사회의 연인 The Fashionable Lover〉이 1772년에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컴벌런드는 장엄한 문체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었다. 그는 초기의 비극 〈카프레아의 티베리우스 Tiberius in Capreae〉를 자신의 걸작으로 여겨 여러 흥행주를 찾아다니며 공연해줄 것을 사정했으나 실패했다. 셰익스피어의 〈아테네의 티몬 Timon of Athens〉을 개작한 작품을 비롯해 그의 진지한 희곡들은 〈유대인 The Jew〉(1794)·〈운명의 수레바퀴 The Wheel of Fortune〉(1795)를 빼고 모두 실패했다.

컴벌런드는 비평가들에게 정면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감상주의 극에 반기를 든 셰리든과 올리버 골드스미스 등 수많은 당대의 유명인사들과 언쟁을 벌였다. 1780년 정부의 비밀임무를 띠고 스페인에 다녀왔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기록한 〈리처드 컴벌런드 회고록 Memoirs of Richard Cumberland Written by Himself〉(1806~07)은 개릭과 연극흥행주 새뮤얼 푸트에 대한 회고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