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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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7, 18세기에 영국에서 매우 유행한 3성부 이상의 성부가 부르는 돌림노래.
round라고도 함.

돌림노래와 마찬가지로 캐치는 모든 성부가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노래를 시작하며, 각 성부는 한결같이 같은 음높이로 같은 선율을 부른다. '캐치'라는 말은 14세기 카논 형식인 카치아에서 유래했거나 또는 가수들이 차례로 곡조를 '따라잡는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짐작된다. 가사는 흔히 익살스럽거나 비속한 경우가 많았고, 한 성부가 선율을 잠시 쉬는 사이에 그 빈 자리를 다른 성부의 음과 가사로 채움으로써 의미 변화나 장난스런 효과를 가져왔다.

문헌의 기록으로 보아 캐치가 16세기에 사회적으로 크게 유행했음을 알 수 있지만 1609년에 와서야 최초의 모음집인 토머스 레이븐즈크로프트의 〈파멜리아 Pammelia〉가 나왔다.

그의 또다른 모음집으로 〈3마리의 눈먼 쥐 Three Blind Mice〉가 들어 있는 〈뒤테로멜리아 Deuteromelia〉와 〈멜리스마타 Melismata〉(1611)가 있다. 그밖의 유명한 캐치 모읍집으로 존 힐턴의 〈Catch That Catch Can〉(1652)이 있다. 캐치는 1660년 왕정복고가 이루어진 후에 유행의 절정에 다다랐다. 당시 영국의 실력 있는 작곡가들은 저마다 이 형식을 가지고 음악적 재능을 겨루었을 뿐만 아니라 비속함에도 앞을 다투었다. 특히 헨리 퍼셀의 캐치는 음악성에서도 최고의 위치에 있었고 외설에서도 다른 어느 작곡가들의 곡에 뒤지지 않았다.

18세기에는 캐치를 부르는 모임이 유행하여, 1761년에는 노블맨스 캐치 클럽, 젠틀맨스 캐치 클럽이 결성되었다. 가사가 좀더 품위 있어지고 음악적으로도 진부해졌지만 여전히 인기를 누렸다. 왕정복고기에 출판된 캐치 중 후기 판들은 대부분 검열에 의해 삭제되었지만, 1950년대 이후에는 삭제되지 않은 판들이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