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마코스

박학하고 세련된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가장 대표적인 시인이다. 알렉산드리아로 이주한 칼리마코스는 이집트 왕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에 의해 헬레니즘 시대의 가장 중요한 도서관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고용되었다. 그의 방대한 저술은 단편적으로만 남아 있는데, 그 대부분이 20세기에 발견되었다.

BC 270년경에 쓴 것으로 보이는 가장 유명한 시 〈원인들 Aetia〉에는 골동품에 대한 그의 관심이 잘 나타나 있다. 4권으로 된 이야기체 비가인 이 작품에는 작가가 모호한 관습이나 축제, 이름의 전설적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의 신화와 역사에서 따온 잡다하고 난해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짧은 에피소드들이 공통의 주제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 시의 구조는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쓴 〈파스티 Fasti〉와 〈변형담 Metamorphoses〉의 원형이 되었다. 특별한 행사를 위해 쓴 그의 비가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세련된 궁정시의 하나인 〈베레니케의 머리카락 Lock of Berenice〉인데 뒤에 카툴루스가 라틴어로 의역했다.

다른 작품으로는 우연한 주제들을 다룬 13편의 짧은 시들인 〈이암비 Iambi〉와 세부를 간결하고 세밀하게 묘사하는 새로운 시 양식을 낳은 짧은 서사시인 〈헤칼레 Hecale〉, 스승의 성향에 거스르는 대서사시 〈아르고나우티카 Argonautica〉를 쓴 그의 옛 제자 로도스의 아폴로니오스를 반대하여 쓴 논쟁적인 시 〈이비스 Ibis〉 등이 있다. 칼리마코스 자신은 비교적 짧은 길이의 시에서 완전한 문학적 기교를 발휘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찬가 Hymns〉에서 전통적인 호메로스식 찬가의 종교적인 형식을 독창적이고 순수문학적인 형식으로 재창조했다.

약 60편이 남아 있는 〈풍자시 Epigrams〉는 다양한 개인적 주제들을 뛰어난 솜씨로 다루고 있다. 많은 산문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분명 120권으로 된 〈서책 Pinakes〉이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책들의 저자들에 관한 상세한 비평적·전기적 목록으로 이루어졌다. 19세기와 20세기에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고문서들이 발견되면서 칼리마코스의 명성과 인기가 입증되었는데, 고대 후기의 문법학자들이 호메로스 외에 그렇게 자주 인용하고 있는 다른 그리스 시인은 없다. 많은 로마의 시인들 중 특히 카툴루스는 그를 본보기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