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1세)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증손자였던 그는 삼촌 프란츠 페르디난트가 암살당하자(1914. 6. 28) 합스부르크가(家)의 황제로 내정되었다. 프란츠 페르디난트는 신분이 낮은 여자와 결혼했기 때문에 그 자식들은 제위계승권이 없었다.

평화주의자였던 카를은 제위에 오른 뒤 처남인 부르봉파르마의 식스투스 공을 통해 가장 믿을 만한 협상국들과 은밀히 예비교섭을 벌여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를 피할 수 있도록 시도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 조금도 영토를 떼어주지 않으려 한 것이 큰 이유로 작용해 모든 일은 실패로 돌아갔다.

또한 알자스로렌에 대한 프랑스의 권리주장을 옹호했기 때문에 그의 의도가 세상에 알려지자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신망을 잃었다.

제1차 세계대전은 여러 민족으로 이루어진 그의 제국에서 분리하기를 원하는 민족주의 세력에 불을 당겼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1918년 10월 제국의 서부를 연방국으로 만든다고 공표했으나 이것은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너무 늦은 조처였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군대가 이탈리아 전선에서 궤멸당한 뒤인 1918년 11월 11일 그는 국사에 일체 간여하지 않기로 했으나 퇴위하지는 않았다.

1919년 3월 스위스로 망명했고 그해 4월 오스트리아 의회의 결정에 따라 폐위당했다. 1921년 그는 2번이나 헝가리 왕위를 되찾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마데이라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