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어

차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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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국어로 동화된 외국어.

외래어라고도 한다. 차용은 그것이 행해지는 과정이 단순한 수입(importation)인가, 어느 정도의 자국어 요소에 의한 대체(substitution)가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따라 차용어(loanwords)·차용혼성(loamblends)·차용변환(loanshifts)으로 나뉜다.

차용변환은 차용을 받아들이는 언어의 형태소에 의한 대체가 완전히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차용이 그 언어 단어의 용법에 변환을 가져오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어떤 단어의 새 의미와 낡은 의미 사이의 유사성의 정도에 따라 다시 둘로 나뉘는데, 새 의미가 낡은 의미와 공통점이 전혀 없는 경우는 차용동음어(loan homonym)라 하며, 새 의미와 낡은 의미 사이에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는 경우는 차용동의어(loan synonym)라고 부른다. 차용은 언어들의 접촉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해하면 한자어도 차용어의 범주에 들지만 이것은 우리 국어 속에 한자의 체계가 전면적으로 도입되어 생산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차용어와는 구별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어와 국어의 오랜 접촉 때문에 문자를 매개로 하지 않은, 일반적 성격의 중국어 단어의 차용이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차용어들은 의식(衣食)에 관한 용어들이 많다는 점에서 요즘 구미 제어로부터 들어오는 차용어들과 유사하다.

국어는 오랜 역사를 통해서 중국어 이외의 언어들과도 접촉해왔으므로 그 흔적이 국어 어휘에 남아 있다. 몽골어로부터 국어에 들어온 단어들은 고유명사 이외에도 많은데 그것들은 특정의 의미론적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즉 말[馬]·매[鷹鶻]·군사(軍士) 등과 관련된 것과 몽골 특유의 옷과 음식 어휘들이 원대(元代)에 들어왔으며 관직명도 많았는데 이들 차용어들은 조선조에 와서 대부분 사라졌다.

중세 몽골어 자료는 많지 않지만 파스파(八思邑) 문자, 한자, 아랍 문자 등 여러 문자로 적힌 문헌들이 있어서 중세 몽골어 음운사의 여러 문제들을 밝혀준다. 또 국어와 여진어, 만주어를 비롯한 퉁구스 제어의 접촉은 상고시대부터 밀접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친족관계와 얽혀서 그 진상을 밝히기는 어렵다.

주로 20세기에 이루어진 구미 제어로부터의 차용은 지금까지도 많았지만 앞으로도 그 기세가 더 커져갈 것이라는 점에서 국어 어휘사에서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 차용어들은 대부분 일본을 거쳐 들어왔기 때문에 일본어 특유의 발음이 남아 있기도 하고 서구어를 토대로 일본에서 새로 만든 단어들도 있다. 이들은 특히 기술 분야에 가장 많이 남아 있다.

국어에서 한자어는 차용어의 범주를 벗어나 언어접촉(language contact)의 문제이다. 근대 중국어의 차용은 문자언어 요소들이 음성언어에 일방적으로 대량침투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 요소들의 대부분은 고전적인 한자성어(漢字成語)들이며 어휘뿐 아니라 음운과 문법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