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양식

이 시기, 즉 조지 1세가 즉위한 1714년부터 조지 4세가 죽은 1830년까지의 예술 양식은 매우 다양하고 변화가 많아 '조지 양식들'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하노버 왕조 치세의 첫 50년간은 정부를 장악한 휘그당 귀족정치가 예술사상까지 지배한 시기였다. 휘그당 귀족들은 이전 스튜어트 왕조 치하에서 크리스토퍼 렌 경과 그 추종자들이 이룩했던 호화롭고 기념비적인 대륙의 바로크 양식을 따른 훌륭한 건축적 업적들을 미심쩍은 취향이라 판단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세대의 건축가, 이론가, 부유한 애호가들이 이탈리아 건축가인 안드레아 팔라디오(→ 팔라디오 양식)의 고전주의적 경향으로 건축을 개혁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조지 양식은 18세기 중엽에 유행한 신고전주의로, 이 시기 건축의 원형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건축물이 아닌 고대 그리스·로마의 건축이었다. 도리아식과 이오니아식 건축 요소를 엄격히 적용한 신고전주의는 18세기 후반의 영국 건축을 지배했다. 18세기말과 조지 4세 통치기에는 여러 가지 건축양식과 실내장식이 인기를 끌었는데, 대표적인 것은 고딕 복고양식과 섭정양식이었다.

조지 시대에는 건축과 실내장식 외에 장식미술에서도 위대한 업적이 많이 이루어졌다. 조사이어 웨지우드와 조사이어 스포드의 도자기에서 미적·기술적 측면의 발전을 이룩했으며 폴 드 라메리는 주로 로코코 양식을 구사해 18세기초 은세공을 대표했고, 그 뒤로는 애덤가(家)의 신고전주의가 공예부문을 주도했다. 가구 디자인은 18세기 중반 토머스 치펀데일의 복잡한 곡선에서부터 애덤가의 고전주의, 조지 헤플화이트와 토머스 셰러턴의 직선과 단순한 선 위주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독특한 양상을 보였다. 한편 실내벽을 마무리하는 데 나무판 대신 벽지를 사용한 것도 이때부터이다.

조지 시대는 무엇보다도 영국 주택설계의 절정기라 할 수 있으며, 획일적이고 대칭을 이룬 런던 전역의 시가 구역에서 그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주택들의 정면은 고전적인 벽기둥, 박공이 딸린 문과 창문, 우아한 몰딩을 갖추고 있으며, 실내는 조화로운 비례, 차분한 색조, 로마에서 유래한 회벽 장식으로 단장되었고 치펀데일과 셰러턴의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다. 레이놀즈와 게인즈버러는 이런 실내의 모습을 그림의 배경으로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