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술협회

조선미술협회

다른 표기 언어 朝鮮美術協會

요약 미술가 단체.

지금의 한국미술협회 전신인 대한미술협회의 모태이다. 1945년 8월 조선문화건설 중앙협의회 산하의 조선미술건설본부가 그해 10월 20~29일 덕수궁에서 '해방기념미술전람회'를 개최하고 해산되자 그 중심인물들이 1948년 11월에 결성한 것이 이 단체이다. 조선미술건설본부는 8·15해방이 되자 서기장 정현웅, 서양화부 위원장 김주경, 선전미술대 대장 길진섭, 공예부 위원 이순석 등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단체로서 중앙위원장에 고희동, 동양화부 위원장에 노수현 등이 내정되는 등 187명의 작가로 구성되었다.

조선미술건설본부는 일제 잔재의 청산을 내걸고 이상범·김은호·김기창·심형구·김인숭·김경승·윤효중·배운성·송정훈·윤희순 등을 친일작가로 분류하여 이들을 제외했다. 그러나 이후 좌우이념의 극심한 대립 속에서 조선미술건설본부는 조선문화건설 중앙협의회로부터 분리하려는 시도로 표면적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면서 고희동을 중심으로 하여 우익진영의 작가들이 주도하게 되었다. 이들은 1948년 11월 조선미술협회를 결성하여 회장 고희동, 부회장 이종우·임용련을 임명했다.

서화협회의 전통을 계승한다는 취지를 지닌 조선미술협회는 그 강령으로 첫째, 정치에의 절대 불간섭과 엄정 중립, 둘째, 미술문화의 독립적 향상을 꾀함, 셋째, 민족미술을 주창하여 건국에 이바지함을 내세웠다. 조선미술협회는 정치적 중립을 표방했으나 사실상 우익의 입장에서 온건파와 반좌익미술가로 결속되었고 따라서 현실주도적인 활동이 미흡하자 김주경·오지호·이인성 등 작가들이 대거 탈퇴했다. 그 과정에서 독립미술협회가 결성되었으며, 중소규모 단체로 조선산업미술가협회·조선조각가협회·조선공예가협회·조선상업미술가협회 등이 결성되었고, 이후 독립미술가협회와 1946년 2월 조선미술동맹이 결합하여 조선미술가동맹을 결성하고 일부 작가들은 조선조형예술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선미술협회는 사실상 해체상태에 놓이게 되어 명목상 유지되다가 1947년 10월 그 부설기관으로 조선미술원을 개설하고 그해 11월 '조선종합미술전'을 군정청 문교부와 함께 주최하여 덕수궁에서 여는 등 미군정청과 우익 정치인사들과 결속하여 좌익에 대한 탄압이 강화된 미군정기에 점차 주도적인 입지를 형성했다. 이후 정부수립이 되자 대한미술협회로 개칭하고 현재의 한국미술협회의 모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