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불교

재가불교

다른 표기 언어 在家佛敎

요약 불교의 재가신도들이 세속생활 가운데에서 행하는 신앙활동.

인도에서는 불타 당시부터 출가승단 이외에 재가신도들이 있었다.

재가신도들은 승단의 의·식·주에 필요한 것을 제공했으며, 승단에서는 그들에게 불법을 설하여 서로 의지하면서 불도를 닦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승단은 교권을 장악하고 승원에 안주하며 학문적인 연구에만 몰두하여, 재가신도들의 종교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이에 재가신도들을 중심으로 하여 기존의 출가승단을 비판하면서 대승불교 운동이 일어났으며, 유마거사(維摩居士)나 승만부인(勝鬘夫人)과 같이 출가승려들보다 뛰어난 이상적인 재가신도의 상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러한 재가불교의 전통은 중국에서도 이어져, 불교가 들어온 이래 문인 귀족들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거사들은 전분야에 걸쳐 불교의 발전에 심대한 공헌을 했다. 특히 결사를 중심으로 하는 재가자들은 사원의 건립과 불상의 조성과 같은 종교적인 측면 이외에도 농민봉기와 같은 사회변혁의 측면을 지닌 신앙활동을 하기도 했다. 명대에 이르러 재가불교는 불경을 주석하거나, 선종의 어록을 편찬하는 등 불교교학의 발전에 특히 많은 공헌을 했다. 이 전통은 청대(淸代)에까지 이어져, 청말(淸末)에 승단 중심의 불교가 쇠퇴할 때에도 양문회(楊文會) 등을 중심으로 한 재가불교에 의해 불교의 명맥이 이어질 수 있었다.

따라서 재가불교는 특별히 명대에서 청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거사들을 중심으로 한 일련의 불교혁신운동을 지칭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말기부터 향도라는 재가 신앙단체가 이루어져 불상·불탑 조성 등의 신앙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고려 전기에는 이자현(李資玄) 등이 중심이 되어 도회를 벗어나 산중에 은거하며 불도를 수행하는 거사선의 활동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