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문학

인도네시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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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자바어·말레이어·순다어를 비롯한 인도네시아 여러 민족의 언어로 씌어진 시와 산문.

인도네시아 문학에는 구전되어 오다가 인도네시아 민족에 의해 기록된 작품, 서구의 인류학자나 민족학자에 의해 기록된 구전문학, 그리고 20세기초 서양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기 시작한 근대문학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시는 대부분 파왕(만담가)이라는 전문적인 사제에 의해 구전되면서 하나의 종교적 기능을 가지는 전통을 형성해왔다.

그런데 이런 시에서는 즉흥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형태의 작품들은 대다수가 그리 오래된 것들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구전 산문은 신화·우화·맹수이야기·요정이야기·전설·수수께끼·일화·모험담 등 매우 다양한 형태를 갖고 있다. 이런 이야기에 신적인 영웅과 용맹한 동물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인도를 비롯한 다른 주변 문화의 글로 씌어진 문학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글로 쓴 문학은 수마트라의 여러 언어(아체어·바타크어·르장어·람풍어·말레이어), 자바의 언어(순다어·마두라어·자바어), 발리어와 롬보크어, 그리고 남(南)셀레베스어(마카사르어·부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남아 있다.

그러나 질과 양적인 면에서 자바어와 말레이어 문학이 가장 중요하다. 자바 문학의 시작은 9~10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자바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위대한 힌두 서사시인 〈마하바라타 Mahābhārata〉·〈라마야나 Rāmāyaṇa〉를 자바어로 번역한 시와 산문 작품이다. 자바인들은 산스크리트로 씌어진 인도의 정교한 궁중시에 자바인 특유의 감정·형식·표현을 접목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마하바라타 (Mahābhārata)
마하바라타 (Mahābhārata)

15세기 자바에 이슬람교가 전파되자 자바인들은 자신들의 지극히 신비적이고 종교적인 문학에 이슬람의 신비주의적 경향을 혼입시켰다. 이슬람의 영향이 특히 강했던 곳은 17세기초 아체 지역이었으며 그곳에서 말레이어가 중요한 기록문학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자바에서는 이슬람의 성인 전설이 힌두 문화에서 파생된 신화론과 우주관에 접목되어 주술적이고 신비적인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우 공상적인 역사설화로 나타났다.

자바·말레이 문학은 18, 19세기에 네덜란드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쇠퇴했다.

근대 인도네시아 문학은 20세기에 와서 흥기했으며 민족주의 운동과 함께 민족어로서 인도네시아 공통어를 사용하자는 운동과 깊이 연관되었다. 1920년 이후에는 인도네시아 근대문학이 급속히 확산되어갔다. 당시의 무하마드 야민을 비롯한 유명한 시인들은 시 형태와 표현 양식에서 유럽의 낭만주의·고답주의·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소설들이 등장한 것도 1920, 1930년대의 일이었다.

이들은 아브둘 무이스를 포함한 여러 작가들의 전형적인 지역문학작품으로서 중심 주제는 세대간의 갈등, 부담스러운 전통주의에 대한 거부, 근대적 변화에 대한 충격 등이다.

1933년 〈신작가 Pudjangga Baru〉라는 평론잡지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지식인 세대 작가들이 출현했다. 이들은 현대적이면서도 진정한 인도네시아적인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가치를 고수해야 할지 아니면 의식적으로 서구적 규범을 수용해야 할지에 대해 논란을 거듭했다.

결국 이들은 서양문화가 이룩한 학문과 과학의 발전은 모방하되 정신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인도네시아 고유의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신작가 (Pudjangga Baru)
신작가 (Pudjangga Baru)

1945년 인도네시아 민족혁명과 함께 열렬한 민족주의자인 동시에 이상주의자이기도 했던 청년작가들이 등장하여 자유로운 사해동포주의 사상을 주도했다. 그들을 고무하고 지도했던 인물은 위대한 시인 차이릴 안와르였는데 그는 1949년 27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수카르노의 지배가 계속된 1950, 1960년대에는 문학의 자유로운 표현이 제한되었으며 목타르 루비스와 같은 뛰어난 소설가는 수카르노 체제하의 인도네시아의 좌절과 부패를 통렬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탄압받기도 했다. 1965년에 일어난 쿠데타로 작가들을 억압했던 많은 제한이 사라졌으며 1960년대말경에는 민족주의적 열망이 여전히 주도적이기는 했으나 인도네시아 문화와 문학의 전통적인 뿌리를 재발견하려는 많은 순수한 시도가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