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운하

19세기초 대서양 연안과 앨러게니 산맥 서부 지역을 잇는 운송체계의 필요성이 뚜렷이 대두되자, 뉴욕 주지사 더윗 클린턴은 이리 호 동부 연안의 버펄로에서 모호크 계곡 지역의 산골짜기를 거쳐 허드슨 강 상류의 올버니에 이르는 운하를 건설하자는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1817년 그는 주의회를 설득해 길이 584㎞, 너비 12m, 깊이 1.2m의 운하건설을 승인받았으며, 70만 달러의 예산을 확보했다. 트로이 서쪽에서 고도가 150m 높아지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82개의 수문이 필요했으며, 물자 공급을 위한 도로가 없어 말과 사람의 힘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리 운하(Erie Canal)

곳곳의 개울에 수로교가 놓였고, 여러 곳에서 바위를 흑색화약으로 폭파했다.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825년 10월 25일 운하가 완공되어 운하 보트인 '세니카치프호'가 운항되었다.

운하의 건설로 뉴욕 시뿐 아니라 미드웨스트 지역 북쪽의 성장이 크게 촉진되었다. 많은 이주민들이 운하를 이용해서 서쪽의 미시간·오하이오·인디애나·일리노이 주로 들어왔고, 이리 운하를 통해 동부 시장으로 농산품들을 보낼 수 있었다. 반대로 공산품과 보급품들을 실은 거룻배가 동부에서 서부로 운항되었다.

버펄로에서 뉴욕 시까지 가는 화물은 육로로 갈 때 t당 100달러였지만 운하를 이용하면 10달러에 불과했다. 9년 만에 통행료가 건설비를 넘어섰고, 통행료가 없어진 1882년경 여러 지류 운하들의 경비까지 지원하게 되었으며, 주의 총수입에도 기여했다. 이 운하는 너비 21m, 깊이 2.1m로 확장되었고, 19세기 후반에 한동안 이용이 줄기도 했지만 20세기에 들어서 샘플레인·온타리오·핑거 호를 잇는 뉴욕 주 운하들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200t에 달하는 바지선을 수용할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연간 약 155만t의 화물이 이 운하를 통해 운송되었다. → 뉴욕 주 바지 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