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린

북송시대에 사대부들로부터 크게 칭송받았다. 호는 용면(龍眠). 문인 가문에서 태어나 1070년 진사 시험에 급제하여 중서문하(中書門下)를 거쳐 성산정관(省刪定官)이 되었으나, 1100년에 사직하고 용면산(龍眠山)에 들어가 회화에 전념했다.

카이펑[開封]에서 벼슬을 하고 있을 때 서화가 소동파와 화가이자 화론가인 미불(米芾) 등을 비롯한 당대의 명인들과 사귀었다. 또한 옛 대가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모사함으로써 높은 안목을 갖게 되었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 사물 형태의 단순한 묘사와 직업적인 기술을 거부하고 고전 미술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그 양식의 범주 안에서의 자기 표현을 대단히 강조했는데, 이것이 바로 문인화(文人畵)에서 추구하는 이상이었다.

현존하는 작품 가운데 그의 진적(眞蹟)으로 여겨지는 것은 거의 남아 있지 않으나, 그후의 많은 회화 양식과 화론이 그와 관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그는 마화(馬畵：당나라 韓幹으로부터 영향을 받음)·불화·산수화·인물화 등 다방면에 뛰어났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통상적으로는 그의 문인적 취향에 따라 스케치풍의 그림을 그의 화풍으로 들고 있지만 채색을 쓰지 않고 매우 꼼꼼하고 세련된 필선으로만 인물이나 건축물을 그리는 백묘법(白描法)과도 연관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