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포스

빅토리아 시대의 이상적인 주교의 전형이 되었으며 정통교리의 옹호자로서 17세기 고(高)교회의 이상을 영국국교회에 재도입하려고 한 옥스퍼드 운동의 명맥을 유지했던 주요인물이다. 정치가이며 반 노예운동을 하던 박애주의자 윌리엄 윌버포스의 아들인 그는 1829년 영국성공회 사제로 서품을 받아 와이트 섬의 브라이스톤(1830~40)과 햄프셔의 알버스토크(1840~45)에서 교구사제로 봉사했다.

1845년 옥스퍼드 운동의 지도자 존 헨리 뉴먼이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하여 옥스퍼드 운동이 위기에 처했을 때 윌버포스는 옥스퍼드의 주교로 임명되었다. 비록 옥스퍼드 운동의 목적을 부분적으로 지지하는 데 그쳤지만, 윌버포스는 그 운동이 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했다.

자유주의 주교들, 비국교도들, 성서학자들을 자주 비판했던 윌버포스는 1860년 찰스 다윈이 생물학자 토머스 헉슬리와 교환했던 진화론을 공격했으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가 이 논쟁에서 패배한 것으로 여겼다. 옥스퍼드 운동에 가담했던 다른 사람들처럼 그도 영국국교회 내에 신앙 공동체가 부활하는 것을 지지했으며, 1854년에는 커데스돈에 최초의 성공회 신학대학들 중 하나를 설립했다.

그는 잠시 상원의회의 지도신부로 있었고, 1847~69년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구제품 대(大)분배관으로 일했다. 1869년 그는 윈체스터의 주교로 임명되었고, 1870년 킹 제임스판 성서의 영어를 현대화하기 시작하여 〈영어개역성서 the Revised Version〉가 나오게 되었다(〈신약성서〉 1881, 〈구약성서〉 1885, 외경 1895). 윌버포스의 수많은 저술들 가운데는 그의 형제 로버트와 공동으로 쓴 〈윌리엄 윌버포스의 생애 The Life of William Wilberforce〉(5권, 1838)·〈아가소스와 다른 주일 이야기들 Agathos, and Other Sunday Stories〉(1840)·〈미국 프로테스탄트 감독교회의 역사 The History of the Protestant Episcopal Church in America〉(184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