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슨 웰스

오슨 웰스가 각본을 쓰고 제작, 감독과 연기를 동시에 맡았던 영화 〈시민 케인 Citizen Kane〉(1941)은 혁신적인 줄거리 전개방식과 사진의 이용, 극적인 효과를 주는 조명, 대사의 극적효과를 더해주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음악 등이 어우러져 영화예술사상 가장 영향력있는 영화의 하나로 꼽힌다.

피아니스트이자 소총사격의 명수였던 진보적인 어머니로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다.

6세 때 부모가 이혼했으며 8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발명가와 사업가로서 성공한 아버지 역시 오슨 웰스가 13세 때 세상을 떠났다. 웰스는 아버지를 통해 영화배우와 운동선수들을 알게 되었으며, 11세 때 이미 세계여행을 2번이나 했다. 일리노이 주 우드스톡에 있는 남학생들을 위한 토드 스쿨에 다녔는데, 그곳에서 웰스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연기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시카고 미술학교에서 잠시 공부했으며, 아일랜드로 건너가기 전에는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일랜드에서는 나귀수레를 타고 스케치 여행을 다녔다. 오슨 웰스는 1931년 가을 더블린에 자리잡은 게이트 극장에서 〈햄릿 Hamlet〉 공연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으며, 1년 동안 아일랜드에 머무르면서 게이트 극장, 애비 극장 등에서 공연했다. 스페인과 모로코를 여행한 뒤 시카고로 돌아와 1933~34년 캐서린 코넬이 이끄는 극단과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의 머큐시오 역, 〈캔디더 Candida〉의 마치뱅크스 역, 〈윔폴 거리의 배렛 가(家) The Barretts of Wimpole Street〉의 옥테이비어스 베렛 역 같은 배역을 맡아 순회공연을 했다.

1934년 우드스톡에서 극단을 조직하여 햄릿 역을 맡아 출연했다. 같은 해 12월 〈로미오와 줄리엣〉의 티벌트 역으로 뉴욕 무대에 데뷔했다. 1936년 연방연극 프로젝트의 일부로 니그로 피플스 시어터에서 전출연진을 흑인들로만 선정하여 공연한 〈맥베스 Macbeth〉의 연출을 맡았다. 1937년 머큐리 극단을 창단해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 Julius Caesar〉의 의상을 현대식으로 바꾼 유명한 연극을 선보였다.

1934년초 시인 아치볼드 매클레이시의 시극 〈공황 Panic〉을 각색하면서 라디오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1934~35년에 〈시간의 행진 The March of Time〉이라는 뉴스 시리즈를 진행했으며, 이어서 추리물 시리즈 〈그림자 Shadow〉에서 러몬트 크랜스턴 역 등을 비롯한 라디오 배역을 맡았다. 1938년 머큐리 극단원들은 유명한 소설을 라디오 드라마로 각색한 작품에 출연했다. 머큐리 극단은 1938년 10월 30일 H. G.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 The War of the Worlds〉을 각색한 프로그램에서 화성에서 온 침입자들이 뉴저지 주를 공격하고 있다고 알리는 부분에서 뉴스 보도 프로그램 형식을 이용해 전국적 악명을 드높였는데, 이 방송을 듣던 수천 명의 청취자들은 그 내용이 뉴스 보도를 흉내낸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공포에 떨었다.

1940년 오슨 웰스는 아르케이오영화사와 계약을 맺고 할리우드로 가서 신문업계 거물(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이며, 그는 이 영화의 상영을 막기 위해 애를 썼음)의 삶을 묘사한 〈시민 케인〉(1941)과 부스 타킹턴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훌륭한 앰버슨가(家) The Magnificent Ambersons〉(1942)를 만들었다.

1946년 〈이방인 The Stranger〉, 1948년 〈상하이에서 온 여인 The Lady from Shanghai〉·〈맥베스〉를 감독하고 직접 출연했다. 그뒤 몇 년 간 유럽에서 살면서 〈오셀로 Othello〉(1952)·〈미스터 아카딘 Mr. Arkadin〉(1955) 등의 영화를 제작·감독하고 출연했다. 할리우드로 돌아와 〈악마의 손길 Touch of Evil〉(1958)을 감독하고 출연했으며, 다시 유럽으로 건너가 〈심판 Le Procès〉(1962)·〈심야의 차임벨 Campanadas a Medianoche〉(1966) 등의 영화를 제작했다.

1975년 수준 높은 창작물 〈F for Fake〉의 각본을 쓰고 연출과 연기를 함께 맡았다. 오슨 웰스는 〈제인 에어 Jane Eyre〉(1944)·〈제3의 사나이 The Third Man〉(1949)·〈길고 무더운 여름 The Long Hot Summer〉(1958)·〈강제 Compulsion〉(1959)·〈사계의 사나이 A Man for All Seasons〉(1966)·〈캐치-22 Catch-22〉(1970)·〈크로스 스워즈 Crossed Swords〉(1978) 등 많은 영화에 배우로 출연했으며, 중년 이후에 출연한 연극작품으로는 〈오셀로〉(1951, 런던)·〈리어 왕 King Lear〉(1956, 뉴욕) 등이 있다.